톰 크루즈, 제발 나를 가져요!

조회수 2022. 6. 30. 10: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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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영이' "톰 크루즈, 날 가져요..ㅠㅠ" 36년의 간극을 채우는 여전함

편집자주:영화에 대한 더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칼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화 이야기' <탑건: 매버릭>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한 톰 크루즈의 진짜 매력을 영화 덕후 칼럼니스트의 시선에서 이야기해 드립니다.

여러분은 어린 시절 꿈이 무엇이었나요? 저는 15살까지 아주 명확한 꿈이 있었습니다. 톰 크루즈. 네, 제 꿈은 톰 크루즈였습니다. 물론 아주 당연하게도 2차 성징의 풍파를 고스란히 맞으면서 그 꿈은 접고 말았지만요.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가 주인공을 맡았던 영화를 보고 나면 언제나 그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리 맥과이어>를 보고 난 뒤로는 뭔지도 모르는 에이전트가 되고 싶었고, <레인맨>을 본 후엔 양아치(?)가, <미션 임파서블>을 본 후엔 스파이가! (<매그놀리아>는 처음부터 현실 가능성이 없는 것이기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린 제 마음을 가장 강하게 흔들었던 영화가 바로 <탑건>인데요. 아주 지 맘대로 행동하지만, 아~~~~주 뛰어난 비행 능력 덕분에 미워할 수 없는 그 모습이 딱 제 롤모델이 되기에 적합했더랬죠. 거기에 내면에 숨겨진 아픔까지 공감하게 되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죠. 거기에 당시 기준으로는 압도적인 액션은 피끓는 중학생이 참기 힘든 멋짐이었지요.

그래서 톰 크루즈가 굉장히 많은 히트작들을 보유한 배우이지만, 제게 톰 크루즈는 매버릭 그 자체입니다. <제리 맥과이어>는 매버릭이 전역하고 에이전트가 된 것만 같았고, <레인맨>은 마치 평행 세계처럼 매버릭이 조종사가 되지 못한 인생을 그리는 것처럼 보였고, 심지어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의 반항아적인 기질도 매버릭과 오버랩돼 보이곤 했습니다.

그냥 막연히 멋진 추억의 페이지에 큰 족적을 남겼던 ‘매버릭’의 귀환은 제게 우려와 기대감을 동시에 선물해주었는데요. 그리고 그 감정을 갖고서 어제, 감상을 하고 나온 뒤엔 딱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톰 형 아직 안 죽었구나?"

비디오로 <탑건>을 봤던 저와 같은 90년대 생들이 잘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이 바로 <탑건>이 개봉한지 무려 35년이나 된 ‘옛날’ 영화라는 것이죠. 이렇게 오랜만에 후속작을 내는 이유로 저는 두 가지를 봅니다. ‘나 35년이 흘렀어도 아직 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은 배우의 바람과 ‘더 늦기 전에 배우의 가장 멋진 모습 보고싶다’는 관객들의 희망이요. <탑건: 매버릭>은 이 두 가지를 아주 잘 성취해 냅니다.

▶ 36년 동안 변해버린 매버릭,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스토리

톰 크루즈가 <탑건>을 찍었을 당시의 나이가 23살, 지금의 나이가 59살이니 정확히 36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뱀파이어설’이 돌 정도로 멋진 외모를 유지하고 있고, 그때부터 이어진 ‘섹시’ ‘반항’의 이미지는 꽤나 많은 영화팬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지요. 오랜 시간 커리어와 이미지를 이어간다는 건 무척이나 대단하지만 이제 육십 줄로 넘어가는 기로에 서있는 그인 탓인지, 여타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늙은’ 톰 크루즈의 모습을 <탑건: 매버릭>에선 볼 수 있습니다.

<탑건: 매버릭> 초반부부터 매버릭은 늙은이 취급을 받습니다. 1986년의 <탑건>은 냉전시대의 전 지구적 갈등을 그렸고, 그는 분명 그 시절의 영웅이었습니다. 그 풋내기였던 그가 2022년 <탑건: 매버릭>에서는 재킷에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대령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흘러버렸죠.

오프닝 시퀀스부터 선글라스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주름진 탐 크루즈의 모습은 우리에게 두근거림을 선물하지만, 그 뒤로 소묘되는 스토리는 변해버린 시대를 소묘합니다

특히 전투기 조종을 인간이 아닌 무인기로 대체하려고 하는 상부의 지시는 시대의 흐름을 대변합니다. 이 상황에서

나는 마하 10.0을 찍을 수 있다”

고 고집을 피우는 매버릭의 모습은 조금 우울하기까지 합니다. 사실 뭐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대체한다는 이 얘기도 케케묵은 것이긴 하지만, <미션임파서블>에서 직접 모든 액션을 소화하는 아날로그 액션, 리얼 액션의 대명사인 톰 크루즈가 그러한 이야기를 듣는 다는 게 꽤 묘하게 다가오더군요.

상부의 지시를 어긴 그는 현역 파일럿이 아니라, 훈련소 ‘탑건’으로 적을 옮기는데요. 여기서 마치 자신의 옛날 모습과도 닮은 후배들을 마주합니다. 자부심이 가득하고, 매버릭을 꼰대보듯이 바라보는 후배들. 팀워크는 안중에도 없고 나 잘났다고 살아가는 그 모습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반항아’였던 매버릭이 어이없게 바라보는 데서는 일면 우습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싫어요”를 외치는 것만 같았던 그도 이젠 꼰대가 되어버린 거죠.

톰 크루즈는 정말... 퇴물이 되어버린 걸까요?

▶ <탑건: 매버릭>이 말합니다 “탐 크루즈, 아직 대단해요”

영화는 이처럼 꾸준히 세월의 변화를 조명합니다. 사실 이 시선을 영화 밖으로 돌려봐도, 최근 몇 년동안 우리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톰 크루즈가 이번엔 어떤 액션을 직접했느냐’에 대한 기사에 우려를 표해 왔습니다. 예전에는 “멋지다” “기대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걱정된다” “몸 사려가면서 하세요”라는 우려의 반응도 많아지고 있지요. 아마 탐 크루즈도 이러한 반응에 대해 팬들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영화 <탑건: 매버릭>의 스토리는 단순하기 그지 없습니다. “영웅이 자기 멋에 취한 후배들에게 어떻게 귀감이 되는가” 마치 <공공의 적>에서 강철중이 “아저씨 요즘 애들은 한 성깔하거든요?”라는 고등학생에게 “그 애가 커서 된 게 나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아직도 30년 전처럼 여전히 압도적인 탐 크루즈의 열연, 아날로그 스타일에 퐁당 빠져있는 영화의 액션은 마치 ‘너희도 나만큼 할 수 있으면 내가 물러날게!’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 배우들은 비행 훈련을 거쳐, 실제로 전투기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20~30대 배우들 사이에서 60대에 접어든 탐 크루즈는 그 중에서도 군계일학입니다. 비행기 속에서 구겨지는 안면 근육과 거칠어 가는 숨소리는 몰입감을 극대화 합니다.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 늘 신체의 한계를 돌파해온 그 이기에 당연하게 여겨질 법하지만, 그 나이를 생각하면 더욱 대단할 수밖에 없죠.

그러한 노력과 열연은 관객들에게 아주 크나큰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 팬들의 탐 크루즈를 향한 우려와 물음은 “지난 일은 잊어버려” “파일럿은 사라질 거고 네 자리는 이제 없다!”는 <탑건: 매버릭> 속 대사로 치환돼 드러납니다. 하지만 이 물음에 매버릭은 말하죠.

언젠가는 그럴지라도 오늘은 아니야!”

네, 사실 저는 <탑건: 매버릭>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형도 70, 80살이 되면 이렇게 못하겠지?...” 이 생각에 조금은 서운해지다가도, “70까지는 아직 10년이나 남았잖아!”라는 생각에 조금은 다행이라고 여겼습니다. 정말 오늘은! 아니 최소 10년은 아직 탐 크루즈의 자리는 유효해 보입니다.

앞으로의 10년, 탐 크루즈가 선봉에서 만들어갈 리얼 액션, 아날로그 액션은 어떤 느낌일까요. 지금까지처럼 즐거움만 가득한 모습이길 기대합니다.

에디터:Den.H

탑건: 매버릭
감독
조셉 코신스키
출연
톰 크루즈, 마일스 텔러, 제니퍼 코넬리, 존 햄, 에드 해리스, 글렌 파월, 제이 엘리스, 그렉 타잔 데이비스, 찰스 파넬, 대니 라미레스, 매니 자신토, 왕중흔, 제이크 피킹, 레이몬드 리, 진 루이자 켈리, 바쉬르 살라후딘, 모니카 바바로, 루이스 풀먼, 발 킬머
평점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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