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다, 곧 깬다 그러나 돌아오지 못한 소녀들

조회수 2016. 02. 19. 16: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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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연기한 세 배우들
출처: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영화 <귀향>에서 연기하는 김시은,홍세나,서미지씨
“악몽을 꾼다고 생각하라. 곧 깨어날 꿈이다.”
영화 <귀향>에 출연한 배우들의 심리상담을 해줬던 전문의는 이런 조언을 했다.

“주체 못할 정도로 울었어요”

배우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소녀들의 감정에 다가갈수록 그들이 느꼈을 공포와 절망, 슬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떠올라 눈물이 북받치곤 했다. 배우들은 촬영이 끝나면 어떻게든 고통의 감정에서 빠져나오겠지만 위안소에 갇혔던 소녀들은 깨어날 수 없는 악몽의 순간을 매일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배우 김시은씨는 소녀들이 위안소 밖으로 끌려나와 일본군이 겨눈 총구 앞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촬영 장면을 떠올렸다.
출처: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영화 <귀향> 화면 갈무리
인하진 作
“그때 촬영하며 배우들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울었어요. ‘우리는 연기를 하는 것도 이렇게 무서운데 소녀들은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까 더 슬펐죠.”
배우들은 벌레처럼 몸 위로 기어오르던 일본 군인들의 역겨운 냄새, 위안소로 몰려들던 일본 군인들의 거친 군화 소리, 그 어떤 것도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부담감이 꿈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배우 서미지씨가 말했다.
인하진 作
“전쟁 꿈을 많이 꿨어요. 꿈에서도 피를 흘리고, 누가 총을 겨누고. 수면제를 먹고 잘 때도 있었어요. 촬영하려면 조금이라도 잠을 제대로 자야 하니까요.”

대사 틀리는 배우가 없었다.

출처: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영화 <귀향> 촬영 장면
<귀향>은 1943년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간 뒤 그곳에서 숨진 이들의 넋을 고향으로 데려오려는 작품이다. 시은씨, 미지씨, 세나씨는 2014년 5월 배우 오디션 때 위안부 피해 소녀 역에 지원했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영화의 완성을 장담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출처: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촬영에 앞서 고사를 지내고 있는 <귀향>팀
적정한 수준의 출연료를 미리 받을 여건도 되지 않았다. 영화 수익이 나야만 그에 맞춰 출연료를 받는 방식(러닝 개런티)이었지만 배우들은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오디션 공고 사이트에 <귀향> 대본이 올라왔는데 진짜 하고 싶어서 대본을 소중하게 안고 다녔어요. 위안부 문제를 꼭 영화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죠.” ㅣ 서미지
2014년 10월, 첫 티저 영상 촬영이 시작됐다.
시민들의 후원으로 결국 촬영이 진행됐을 때 강상협 촬영감독은 배우들의 연기 집중력에 놀랐다고 한다. 대사를 틀리는 배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작비가 많이 없는 상황에서 NG가 나면 촬영 비용이 늘어나니까 배우들이 함께 모여 연습을 많이 했다” ㅣ서미지

이제 집에 가자

영화 속 ‘옥분’이는 봇짐을 끌어안고 묻는다. 
출처: 제이오엔터테인먼트
기차 화물칸에 실려가는 소녀들
“근디 여기가 뭐하는 곳이다요?”
가장 먼저 이곳에 끌려온 ‘분숙’이가 대답한다.
"우린 벌써 다 죽은 기야. 여기가 지옥이다야.”
<귀향>은 위안소에서 겪은 일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 넋들을 위로하려는 영화다. 그래서 '영희'는 다른 소녀를 흔들며 이야기한다.
출처: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위안소에서 숨진 소녀를 껴안고 우는 장면
“이제 집에 가자”

세 사람을 배우의 길로 데려온 영화 

<귀향>은 세 배우에게도 의미 깊은 작품이다. 연기를 전공한 뒤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탄탄히 다져온 시은씨는 1년 남짓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사무 일을 보다가 <귀향> 오디션에 합격했다. 
출처: 김진수 기자
<귀향>에서 위안부 피해 소녀 역을 맡은 배우 서미지, 김시은, 홍세나씨
고등학교 시절 연극영화과를 준비하다 그만둔 채 무역학을 전공한 미지씨는 휴학 상태로 배우를 준비하다 <귀향>에 참여했고, 아역배우 활동도 했던 세나씨는 2년 남짓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다 <귀향>에 합류했다. 이 영화는 배우의 길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던 세 사람을 제자리로 데려온 ‘귀향’ 같은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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