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속 '시급 1만 원' 손 세차 알바 해보니.."두 손이 다 얼어붙어"

조회수 2018. 11. 05. 14: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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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극한알바로 불리는 손 세차 알바
차 한 대당 40~50분 구석구석 닦아
온몸에 통증, 손은 새빨개져

“스톱(Stop)!”


최근 경기도 안성에 있는 D 손 세차장. 이제현 사장(34)의 말에 싼타페 한 대가 8평 남짓한 세차공간 앞에 멈췄다. 싼타페 뒤로 승용차 4대가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손님들이 너무 많아요. 오전 10시가 오픈 시간인데, 오픈 전부터 세차를 기다립니다. 겨울이 성수기거든요. 여름엔 날씨가 좋아 셀프 세차가 많아 손님이 없어요. 지금이 대목입니다.”

출처: josbN

손 세차는 매년 택배 상하 차·스키장 알바와 함께 ‘겨울철 극한 알바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고된 일이다. 전국 세차장 2600여 개. 세차장 알바를 위해 문의 전화를 걸었다. 시급은 다양했다. 의정부에 있는 세차장은 최저시급인 6470원. 양천구에 위치한 세차장은 7000원. 분당과 용인에 있는 세차장은 9000원. D 손 세차장은 시급 1만 원이다. “대형 세단과 외제 차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많이 줍니다.” 라고 이 사장이 덧붙였다.


최저시급을 겨우 받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보다 많다. D 세차장엔 하루 평균 10~20대의 차가 온다. 손 세차 가격은 차량 크기에 따라 2만5000원~5만5000원. 외제 차는 1만 원씩 더 받는다. 가장 가깝고 시급이 센 D 세차장에서 jobsN 인턴기자가 하루 손 세차 알바를 체험해봤다. 

출처: jobsN

◇ “허리 굽혔다 펴기를 30번, 온몸에 통증”

칼바람이 부는 영하 날씨였다. “겉옷을 벗으세요. 작업복은 따로 없어요. 입고 온 옷이 작업복이에요.” 이 사장이 세차 과정을 설명했다. “먼저 차량 매트를 빼서 세척해야 합니다. 매트가 마를 때 외부 세차를 하는 거예요. 외부세차 1단계는 프리워시. 약품으로 먼지와 때를 불려주는 겁니다. 2단계는 ‘폼건’(Foam gun)으로 거품을 뿌리고 워시미트로 차를 닦아주는 거예요. 마지막 3단계는 거품을 걷어내고 드라잉 타올과 에어컨으로 차를 말려주는 겁니다.”


내부세차 작업은 외부세차보다 쉬운 듯했다. 먼저 내부 쓰레기를 버리고, 차 곳곳에 낀 먼지를 에어건과 청소기로 빨아들인다. 마른걸레로 창문과 핸들을 닦아주고, 외부 세차 전에 세척한 매트를 다시 깔아주면 끝. “시급 1만 원짜리 알바 치고 일이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 세차만 해주세요. 깨끗하게 부탁드립니다.”


SUV 차량 고객이 말을 걸어왔다. 멀뚱거리게 서 있자, 이 사장이 답답한 듯 말했다. “1단계 뭐라고 했나요. 오염물을 약품으로 불리는 프리워시죠. 시작하세요.” 스프레이를 잡았다. 창문에 ‘새똥’ 자국이 5~6곳이나 있었다. 바퀴와 범퍼 부분은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스프레이를 뿌린 뒤 폼건으로 차에 거품을 또 뿌렸다. 워시미트(세차용 장갑)를 손에 끼었다. 거품을 뿌린 차를 닦아주는 일이다.

출처: jobsN

장갑을 끼고 차를 닦다가 한소리를 들었다. “너무 세게 닦으면 잔 흠집이 나요. 부드럽게 닦아야 해요.” 그렇게 차를 닦기 20분. 고무장갑을 끼고 워시미트를 착용했지만, 보온효과는 없었다. 손끝의 감각이 사라져갔다.


긴 호스(세차건)를 손에 쥐었다. 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기니 물이 뿜어져 나왔다. 거품과 함께 얼룩을 씻겨냈다. 물이 튀면서 옷도 젖었다. 0.6kg 무게 세차건을 들고 손을 위아래로 들었다 놨다 하며 SUV를 구석구석 닦으니 어깨가 아팠다. 에어건과 드라이 타올로 차 구석구석의 물기를 닦았다.


끝이 아니었다. 손님이 옵션으로 요청한 ‘타이어 왁싱’ 작업이 있었다. 솔에 약품을 바르고 바퀴 옆면을 쓱쓱 문질렀더니 광이 났다. 이렇게 세차를 한 대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0분. 이 과정에서 30번은 허리를 굽혔다 폈다 반복했다. 위아래 옷이 절반쯤 젖었다. 잠깐 화장실에 가서 옷을 말리고 싶었지만 쉴 수 없었다. 대기 중인 검정 승용차에 다시 달라붙어야 했다.


◇ “고급 차 탄 손님 상대하는 만만치 않은 알바”

차량당 세차 시간은 40분~50분. 손님이 많을 땐 30분 만에 끝내야 한다. 주로 고급 차를 탄 손님이 많다. 세차 차량의 40%는 외제 차다. 다른 차들도 대개 국산 고급 세단이다. 아기가 타는 고객 차량은 세차가 어렵다. “아이들이 차 시트에 토한 흔적을 세척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냄새도 빼기 어렵고요.” 이 사장의 말이다.


그는 “오픈 3년째인데 매출이 꾸준하다”고 했다. 주 중에 혼자 일하고 주말에만 알바를 쓴다. 왁스 칠을 무료로 해주는 전략으로 고객을 많이 끌어모았다고 했다. “할인과 옵션 무료 제공이 최고죠.” 매주 오는 고객은 별도로 세차비를 깎아준다. 월 순수입은 500만~600만 원에 이른다고 했다. 날씨가 추우면 알바생에게 시급을 더 챙겨준다고 한다.

출처: jobsN

실수는 치명적이다. 세차장을 오픈하고 얼마 안 돼 외제 차 세차를 맡았다. 그런데 잘못 약품을 쓰는 바람에 차량 색깔이 변했다. “약 하나를 잘못 써서 차 전체 도장을 제 돈으로 다시 해줬습니다. 그게 돈이 얼마입니까, 돈이.”


오후 12시 30분. 훨씬 익숙해진 손놀림으로 세 번째 차량까지 세차를 마쳤다.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고객의 혼잣말이 들렸다. “에이, 여기 손자국이 안 지워졌잖아.” 허겁지겁 달려가 마른걸레로 구석구석 닦아줬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왔다.


묵직한 세차 장비를 들고 놓기를 수십 번. 두 손을 뻗어 스트레칭했더니 온몸에 통증이 느껴졌다. 장갑을 벗었다. 손이 빨개져 있었다. 힘이 없어 쥐락펴락하기 어려웠다. 시급 1만 원은 받아도 되는 아르바이트였다.

글 jobsN 이승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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