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를 혐오시설 취급하는 동네?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이후
'고층 빌딩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서울 시내 자치구 25곳 중
소방서가 없는 유일한 구가 있습니다.
경기도와 서울 남서부를 잇는
'관문' 같은 입지, 금천구입니다.
이 지역에 고층빌딩이 속속 들어서자
소방서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낙후된 지역이 개발되기 시작했는데
'혐오시설'인 소방서가 들어서면
소음공해를 일으키고
집값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이유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소방서 유치 반대 현수막을 내걸며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고 모씨
금천구 독산동의 119안전센터는
소규모 장비만 있을 뿐
고층빌딩 화재나
골목이 비좁은 시장 화재를
진압할 장비는 없습니다.
소방서 유치 예정지 건너편에는
35층 규모의 아파트가 지난해 완공됐고
2018년에는 최고 47층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섭니다.
만약 이런 곳에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차가 출동하는데
15분 내외가 걸리게 됩니다.
화재 진압 골든타임인 5~10분을
훌쩍 넘길 수밖에 없는 것이죠.
"우리가 왜 희생해야하나"
vs
"지나친 지역이기주의"
소방서 건립을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라는 비난이 있지만,
주민들의 '박탈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소방서 용지 예정지인 독산2동 일대는
상대적으로 늦게 개발됐기 때문입니다.
금천구 아파트값은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이기도 합니다.
해당 용지에 소방서가 들어서면
재난 발생 시 금천구 전 지역에
5분 내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는 건립 강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소방서 건립을 추진한 것은 2년 전인데
주민을 상대로 한 설명회는
올 1월에서야 처음 열렸습니다.
- 도시계획 전문가
지자체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민들 역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안전 시설을 기피하려 한다면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입니다.
소방서가 '안전을 지키는 곳'이 아닌,
'혐오시설'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새삼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