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유통기한을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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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음식을 언제까지 먹어도 되는지’, ‘음식이 상한 상태인지’ 등을 판단할 때 제품 겉면에 적힌 ‘유통기한’을 확인하죠. 이 과정을 거쳐 날짜가 지난 냉장고 속 우유와 요거트 등은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기 쉬운데요.
식품에 적혀있는 유일한 날짜가 ‘유통기한’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큰 의미가 부여되면서 오해도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착각한다는 것입니다. 유통기한은 지났지만 소비기한이 남아있다면 충분히 섭취가능합니다. 따라서 음식 상태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을 유통기한으로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유통기한에 잘못 알고 있었던 점들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기네스 펠트로가 운영하는 라이프 스타일 웹사이트인 굽닷컴(goop.com)은 최근 ‘유통기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이유 5가지'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리얼푸드가 국내 사례와 함께 묶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유통기한은 식품 안전기간이 아니다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조일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말합니다. 반면 ‘소비기한’은 말 그대로 소비가 가능한 기간, 즉 식품을 소비자가 섭취해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기한을 의미합니다. 흔히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혼동하지만 유통기한은 소비기한과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미국의 경우 유통기한은 ‘sell by date’로 제품에 적혀지는데요. 단어 뜻 그대로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말하며, 섭취기한(Use by date), 최상 품질기한(Best before date) , 최상 섭취기한(Best it used by date) 등을 복수 표기해 소비자의 혼동을 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유통기한 단일 체계입니다. 5년 전 정부가 가공식품에 대해 소비기한을 병행 표기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지만, 비용절감 효과가 미미하고 섭취 후 증상에 대한 각종 분쟁이 난무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감안,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졌죠. 하지만 여전히 소비기한 병기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유통기한은 지났어도 소비기한은 한참 남아 있게 됩니다. 소비자가 알아야 사실은 유통기한의 만료가 반드시 식품의 변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단 미개봉 상태, 냉장 보관 등 초기의 식품상태가 잘 유지된 상태여야 하겠죠.
2. 유통기한은 제조업체가 최종 결정한 날짜
유통기한은 법이 정한 기한이 아닙니다. 한국의 경우 제조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실험과 검증을 통해 정해놓은 기간에서 60~70%에 해당하는 기간을 유통기한으로 표시하게 됩니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판매를 못할 뿐이지 가정에서는 먹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에서 유아용 조제 분유의 유통기한만 제조사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3. 섭취 가능 날짜를 정확하게 표기하는 것은 불가능
그렇다면 왜 소비기한을 명확하게 표시하기가 어려울까요? 식품을 손상시키는 원인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며 이동, 보관 등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식품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예를 들어 더운 공기가 꽉찬 차안에서 우유를 얼마나 오래 방치하느냐, 차가운 냉장고 칸에서 요거트를 얼마나 보관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4. 유통기한은 역할은 어디까지?
유통기한의 실효성은 식품 안전사고 예방과 사고 발생 때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상품을 구매할 때 유통기한을 확인하며 안심하고 구입하게 되죠. 가장 최상의 상태인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에게도 선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의 역할을 섭취가능의 판단기준까지 확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5. ‘버려지는 날짜들’은 음식물쓰레기와 자원 낭비의 문제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오인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는 더 먹어도 되는 날짜들이 그대로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음식물쓰레기의 문제와 그로인한 환경오염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와 동시에 식품을 만들기 위해 활용되는 노동력과 식품자원도 버려지는 셈입니다.
여름철 음식에 특히 조심해야겠지만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어도 적절히 보관하고 상태도 괜찮으면 먹어도 되지 않을까요? 돈도 아끼고 환경도 살리고!
[리얼푸드=육성연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