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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정수리 보여주고 합격, 배우가 된 래퍼 출신 판사

조회수 2020. 9. 25. 22: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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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스웩(Swag)은 책임을 다할때 나와요"
법정 웹드라마 출연한 판사
10곡 낸 래퍼 출신
법원과 국민 소통 위해 나서

지난 2017년 11월 7일 네이버tv에서 방영된 드라마 ‘로맨스 특별법’ 5화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못해 탈모가 도드라지며 소개팅을 망쳤다 주장하는 사람이 나온다.


원통하고 분한 감정 연기를 능숙히 해내지만, 사실 그는 배우가 아니다. 이 한웅희(36)씨의 진짜 직업은 바로 대전지방법원 ‘판사’다.

출처: jobsN
'스웩' 포즈를 요청했지만, 법복을 입었을 때만큼은 진지하고 싶다는 한웅희 판사

연기를 한 이유


그가 출연한 ‘로맨스 특별법’은 대법원과 채널A 합작 기획 드라마다. 이 때문에 법원 직원에게도 출연 기회가 주어졌다. “법원 직원을 대상으로 드라마 배역 오디션을 본다고 공람이 올라왔어요. 판사도 자격이 있길래 얼른 신청했죠. 그 배역을 맡으려면 탈모가 있어야 했는데, 감독님께 탈모 진행중인 정수리를 보여주고 오디션에 합격했습니다."


평소 주 4일은 야근할 정도로 업무가 많아, 시간을 쪼개가며 연기연습과 촬영을 했다 한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대사를 외우고, 창문에 비친 얼굴을 보며 표정 연기를 연습했어요. 그래도 제대로 해야겠다는 욕심이 들어, 촬영 현장에선 조정실 전화기 위치까지 조언해가며 열정을 쏟았습니다.”

출처: '로맨스 특별법' 캡처
로맨스 특별법의 한 장면

그가 드라마에 출연한 건 사람들 인식을 바꾸고 싶어서라 한다. “사람들이 일단 법원에 오면 얼어버려요. 두렵고 낯선 곳으로 여깁니다. 판사가 연기도 하고 법 내용을 재미있게 알려주면 그런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실제 재판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 봅니다. 판사와 법원이 편하게 느껴져야 증언도 당당하게 잘 전할 수 있거든요.”


사실 전직 랩퍼


아무 끼 없던 사람이 덥석 배우를 맡았던건 아니다. 한 판사는 사실 사법고시에 붙기 전 10곡을 낸 랩퍼였다. 연예기획사 YG 오디션에 참가해 최종심사까지 간 적도 있다.

출처: 본인 제공
길거리 공연

“고3때부터 랩을 했습니다. 종이와 펜만 있으면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대학에 가서도 힙합동아리에 빠져 지냈습니다. YG 오디션에선 자기소개서와 데모CD가 통과돼 최종단계까지 갔습니다. 심사위원들은 50대로 보였는데, 랩으로 이런 사람들도 즐겁게 만들 수 있는지를 평가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러지 못해 탈락했지만요.”


진로를 바꿔 사법고시를 준비했지만, 그 기간에도 랩 가사는 계속 썼다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그렇게 해소했어요. 그때 썼던 가사 노트 5권은 지금도 갖고 있어요. 제 청춘의 기록인 셈이니까요.”


끝나지 않은 꿈


그동안 출시한 곡이 10곡이다. 법관이 된 후로도 래퍼의 꿈은 놓지 않았다. 2018년 1월 말 새로운 음반도 나온다. 15년전부터 같이 랩을 하던 친구 경찰관 윤학석씨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도 틈틈이 랩 가사를 쓸 예정입니다. 재능기부로 랩을 가르쳐주는 일도 생각중입니다.”

출처: jobsN
법전을 보고 있는 한 판사

그는 기회가 된다면 현직 판사로서 안고 있는 고민을 담은 곡을 만들고 싶다 한다. “힙합그룹 ‘에픽하이’ 노래 ‘Bleed’를 판사 버전으로 패러디 한 가사도 있습니다. 판사로서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또 도전하고 싶습니다. 노래건 연기건 말이죠.”


글 jobsN 김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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