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유회사가 계약 100건 끊기로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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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쩄든 적지않은 분들의 어린시절 기억 속에서, 흰우유는 참 마시기 싫었던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나라 밖 사정도 비슷합니다. 특히 우유 소비 대국이던 미국도 이제는 우유가 남아돌아 고민하고 있다고 해요.
미국의 채식 전문매체 베지뉴스(VegNews)는 최근 딘 푸드가 미국 8개 주에 있는 낙농가와 맺었던 100건의 공급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어요.
1925년 텍사스에서 설립된 딘 푸드는 현재 50여개 유제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딘 푸드가 낙농가들과의 계약을 끊기로 한 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사건으로 풀이됩니다. 전통적인 유제품 비즈니스를 고수해서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42%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인들이 마시는 우유의 양은 1970년과 견줘 42% 정도 줄었어요.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은 그대로니 우유는 남아돕니다. 베지뉴스의 보도를 보면 미국의 낙농가들이 폐기 처분하는 원유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늘었습니다. 지난해 폐기된 원유의 양은 7800만갤런(약 2억9500만ℓ)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죠.
리스 스미스 딘 푸드의 커뮤니케이션 이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우유 소비를 줄이고 있는 데 많은 회사들이 여전히 우유 가공산업에 진입하거나 확장을 추진하면서 원유가 남아도는 상황이 이어진다. 이게 현재 우유 시장의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고 있다.”
딘 푸드는 장기적으로 유제품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게 목표입니다. 대신 아몬드 밀크를 비롯한 식물성 식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계획이죠.
지난해 여름 네덜란드의 라보뱅크가 ‘2017년 글로벌 톱 20 유제품 기업’ 리스트를 공했습니다. 이걸 보면 딘 푸드의 매출액 순위는 10위(2016년)에서 11위로 밀려났어요.
유제품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식물성 식품 개발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제 아몬드 밀크, 두유 등 식물성 유제품 시장은 근래들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요. 시장조사업체 민텔의 조사에 따르면 우유 대체품의 판매량 규모는 2012년 이후 61% 증가했습니다.
딘 푸드의 결정은, 전통적인 유제품 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프'의 신호탄으로 여겨집니다. 앞으로 업계 풍경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지네요.
[리얼푸드=박준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