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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 합격 비결, '웅얼웅얼 방법'

조회수 2018. 6. 15. 16:4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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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출처: NASA 'APOLLO 8'
지구를 벗어난 최초의 유인 우주선!

“이륙했습니다!”


다섯 개의 엔진에서 계획대로 불기둥이 뿜어져 나오자 잭 킹이 소리쳤다.


“이곳 아래층 건물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월터 크롱카이트도 기술의 힘을 여실히 보여 주는 광경에 다시 한 번 기뻐하며 외쳤다.


“카메라 받침대도 흔들리고 있군요. 하지만 이 얼마나 멋진 광경입니까. 이대로 모든 것이 잘 진행된다면 인류가 달로 향하게 됩니다.”


그가 ‘인류’라고 칭한 대상은 사실 세 사람이었고, 이들에게 로켓 발사는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본문 中-


달에 첫 발자국을 내딛은 아폴로11호 이야기는 익숙하시죠?

출처: NASA
인류 첫 '달 발자국'

그런데 인류 최초로 달 궤도를 탐험한 아폴로8호 이야기는 다소 생소한 감이 있습니다.

아폴로 계획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이었습니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모험 아폴로8>를 보면 아폴로11호의 성공을 이끈 '아폴로 8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아폴로11호가 성공하기까지 기반을 닦은 아폴로8호 관계자, 가족 그리고 그들이 함께한 로켓에 대한 스토리가 맛깔나게 담겼습니다.

우주비행사 되는 법 '심사위원 속이기'?!

그중에서도 우주비행사 자격 시험 심사위원을 교묘하게 속인(?) 윌리엄 앤더슨(William A. Anders, Lunar Module Pilot) 이야기가 눈에 띄는데요.

출처: NASA
왼쪽부터 러벨, 앤더스, 보먼.

앤더스는 해군 대위인 부친이 홍콩에 주둔할 때 태어났습니다. 앤더스는 해군사관학교를 나왔지만 졸업 후 비행사가 되고자 공군에 입대했죠. 1959년 전투기 비행을 좋아했던 앤더슨은 테스트 파일럿 기술을 배우기 위해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 지원합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석사 학위만 받는다는 요건으로 거절당했습니다.


그 후 바로 공군기지 공군 기술연구소에 입학합니다. 3년간 학업에 매진하고 관련 학위를 따낸 후 다시 지원하죠. 하지만 이번엔 '비행 시간'이 부족하다며 퇴짜를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1963년 봄 어느날 앤더슨은 NASA가 3세대 우주비행사 신청서를 받고 있다는 라디오 뉴스를 듣습니다. 앤더스는 자격 요건이 됐습니다. 서둘러 신청서를 제출했죠.

웅얼웅얼 방법?
출처: NASA
NASA가 우주비행사를 모집했어요.

NASA는 지원자의 체력과 지능 등을 평가했습니다. 행동 평가와 복잡한 심리학적 평가도 추가했죠. 평가 항목에는 핀볼 게임기처럼 생긴 적성검사 기계로 우주비행사 지원자들이 두뇌 게임이나 공간 추론 퍼즐을 맞추는 과정이 포함됐습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인데 한 번에 열 문제씩 풀어야 했습니다. 응시자들은 문제가 주어지자마자 답을 제출해야 했어요. 쉬운 문제도 있었지만 어려운 문제들도 많았죠.

출처: NASA 공식 텀블러
NASA 우주비행사 자격 핵심은?

앤더스는 이때 머리를 굴립니다. 그는 '정답률'보다 '응답 속도'가 더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간파합니다. 앤더스는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시간을 낭비하면 총점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그래서 까다로운 문제는 추측해 답을 쓰고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부터 공략했습니다. 이 전략은 성공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앤더스는 다음 순위 합격자보다 150% 높은 점수를 기록했대요.

출처: NASA
앤더스입니다. 반가워요.

필기 시험에는 일명 '웅얼웅얼 방법'을 사용합니다. 앤더슨이 사관학교를 다닐 때 동기들 사이에서 쓰이던 방법인데요.


답을 쓰기 수월한 대부분의 문제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 우수한 답을 써냅니다. 반면 제대로 답을 쓰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과도 썩 장담하기 어려운 문제들은 '애매모호하지만 꽤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횡설수설 칸을 채우는 거죠. 교수들도 이런 문제를 채점할 때 금세 지루해집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에세이에 점수를 매기다 보면 정신이 혼미해질 수 밖에 없는 때가 있다는 점을 공략한 방법입니다.


앤더스는 선발위원회가 무슨 소리인지 잘 알 수 없어도 최소 'C'는 줄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나쁘지 않은 점수고 나머지에서 좋은 점수를 따내면 된다는 심산이었습니다.

출처: NASA
그 유명한 지구돋이. 앤더스가 찍었어요.

앤더스의 전략은 완전 성공이었어요. 그는 당당히 NASA 우주비행사로 합격합니다. 편법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속임수라고 하기에도 사실 규칙을 어기지 않은 '묘수'로 우주비행사로 선발됐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자격 요건 등을 갖춘 덕분에 최종 합격했겠죠?


앤더스는 훗날 아폴로 11호의 성공을 이끌었던 아폴로 8호에 탑승합니다. 항공 우주사(史) 중 매우 중요한 상징으로 꼽히는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사진을 찍기도 했죠. 지구에서 보이는 해돋이처럼 달에서 보이는 지구돋이의 순간을 포착한 겁니다.

아카데미상 수상작 <아폴로 13>의 원작자, 20년 간 <타임>의 수석 편집자이자 과학 에디터로 활동한 제프리 클루거는 신작 <아폴로8>을 통해 인류 역사 최초로 달에 궤도에 오른 우주선 아폴로8호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NASA에서는 우주비행사 지원자들을 위해 '우주비행사 지원, 오해와 진실'을 F&Q로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잠깐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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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ASA 홈페이지 갈무리
NASA 홈페이지에는 우주비행사 지원 요강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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