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간판 IT기자는 왜 파이어 폭스로 돌아갔을까

조회수 2018. 06. 27. 18: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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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imes=김지현 기자
출처: Fire Fox

혹시 파이어 폭스(Fire Fox)를 기억하시는지?


‘웹 발전’ 자체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는 비영리 재단 모질라가 2003년 개발한 자유 소프트웨어 웹브라우저이다. 크롬(Chrome)이 시장점유율 67%를 차지하고 있는 시대에 파이어 폭스라는 이름조차 잊은 이들이 많겠지만 한때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각광을 받았던 웹브라우저였다.

2000년대 초반 웹브라우저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독주체제였다. 2003년 파이어 폭스가 혜성같이 등장해 무서운 속도로 IE를 따라잡았다. 파이어 폭스의 점유율은 2009년 46%에 달했다.

파이어 폭스는 IE의 느린 속도 등 불편함을 개선했고 사용자 친화적인 오픈소스 웹브라우저였다. 사용자들이 북마크, 광고차단 등을 쉽게 편집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 수를 늘려갔다. 파이어 폭스의 성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IE를 업데이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어 폭스의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파이어 폭스가 IE를 제치고 웹 브라우저 강자로 올라설 즈음인 2008년 구글의 크롬이 등장했다. 크롬은 직관적인 디자인과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으로 순식간에 시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출처: 그래프=신원빈 디자인기자
2010~2018년 5월까지 데스크탑 웹 브라우저 시장점유율

2012년부터 크롬은 파이어 폭스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모바일에서도 파이어 폭스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디폴트로 깔린 크롬을 이길 방법이 없었다. 

출처: Fire Fox

그러다 모질라는 2017년 11월 새로운 파이어 폭스(버전57) ‘퀀텀’(Quantum)을 내놓았다. 속도, 보안, 배터리 등에서 성능을 높인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렇게 6년여를 와신상담한 뒤 귀환한 파이어 폭스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IT기자인 브라이언 첸은 3개월 동안 파이어 폭스 ‘퀀텀’을 사용한 후기를 기사로 쓰면서 ‘나는 파이어 폭스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 그가 크롬을 뒤로하고 다시 파이어 폭스로 돌아간 이유는 이렇다. 



1. 개인정보보호 


구글은 광고가 수익모델이기 때문에 방대한 양의 이용자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후 크롬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검색어, 전화정보, 하드웨어 설정 등이 구글로 전송된다. IP 주소나 와이파이 접속지점 등 위치정보도 가져간다.


그래서 파이어 폭스 ‘퀀텀’은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크롬에 대항해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모드를 만들었다. 이용자의 방문이력이 남지 않고, 해킹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는 광고나 스크립트도 차단된다. 어떤 페이지를 열었는지, 검색을 했는지 등은 이용자만 알 수 있는 것이다.

또 정보보호를 위해 페이스북 컨테이너(Facebook container)와 같은 도구도 제공한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밖에서 이뤄지는 이용자의 검색, 쇼핑 활동도 추적할 수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따라올 수 없다.


프런티어전자재단 보안연구원 쿠퍼 퀸틴은 “파이어 폭스는 프라이버시 친화적인 브라우저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구글은 기본적으로 광고회사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에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2018.6.09)

2.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겼다


크롬과 비슷한 개수의 확장 기능을 갖고 있던 파이어 폭스는 이번 버전에서 1만1000개로 대폭 줄였다. 수십 만 개의 기능을 가진 크롬보다 적지만 꼭 필요한 기능만 남겼다.



웹브라우저의 확장기능에는 사용자가 브라우저 환경을 설정하거나 페이지 스크랩, 북마크, 화면 캡처, 자동 번역, 유튜브 광고 자르기 등의 기능이 있다.

브라이언 첸 기자는 “퀀텀을 사용하는 3개월 동안 (브라우저로) 하고 싶었던 것 중 못한 것은 없었다”며 “오히려 보안 관련 확장 기능은 더 많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2018.6.20)

출처: Fire Fox

3. 배터리는 아끼고 속도는 빨라졌다


필요한 확장 기능만 넣다 보니 배터리 지속시간은 증가했다. 불필요한 도구를 재생하느라 배터리를 낭비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보통 12개 사이트를 열고 작업을 하는 브라이언 역시 크롬을 사용했을 때보다 충전기 없이 10분가량 더 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속도도 빨라졌다. 확장 기능을 줄인 덕분에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파이어 폭스는 2016년 미국 PC잡지 ‘PC World’의 웹브라우저 속도 테스트에서 꼴찌의 굴욕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퀀텀 버전에서는 속도가 지난 버전보다 2배가 빨라졌다. 크롬과 비슷한 속도인데 1691개 페이지를 열었다 닫는 실험에서 15초를 기록했다.

출처: Fire Fox

물론 이미 이용자들이 크롬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파이어 폭스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가 이슈가 되면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 파이어 폭스의 부활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조언한다. “크롬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브라우저를 쓰면서 개인정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비영리 단체에 힘을 실어줄 수 있으니 한 번 쯤은 깔아봄직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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