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까지? 잘 나가던 직장인과 스튜어디스 부부가 '벌인 일'

조회수 2020. 9. 24. 15: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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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의원까지 출연했다는 인터넷 방송, 정체가 뭐야
차별적 콘텐츠로 시청자수 급증
일본 전 국회의원 방송 출연
일본 지역 신문도 이들 취재해

카카오TV에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는 총 1500명, 그중 카카오가 인증하는 스타PD는 30명(2%)에 불과하다. 최근 이 카카오TV에 혜성처럼 등장한 한일부부(한국인 남편, 일본인 아내)가 있다. 이들이 화제인 이유는 시청자가 적은 카카오TV에서 방송 8개월 만에 동시 최고 시청자 수 6000명을 기록했기 때문. 1000명이 봐도 팟통령(카카오TV 시청자수 1등)을 찍는 이곳에서 6000은 보기 드문 숫자다. 이들의 얘기는 일본 홋카이도 신문에도 실렸을 정도다. 그 주인공은 바로 스타PD ‘박가네’ 박준식(34), 박미사(30) 부부다.


일본에서 한국사람을 상대로 방송하는 것도 특이하지만 게임과 먹방에만 치우친 기존 인터넷 방송과 차별화해 신선하다는 평가다. 부부의 경력도 남다르다. 남편 박준식씨는 일본 명문 교토대학 출신이다. 일본에서 연봉 7000만원을 받던 성공한 직장인이었다. 아내 박미사씨는 항공사 스튜어디스 출신이다. 성공한 직장인으로 살던 부부는 왜 인터넷 방송에 입문했을까. 팟수(카카오TV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이 무엇인지 박가네 부부에게 직접 물어봤다.

출처: jobsN
박준식, 박미사 부부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인터넷 방송인


- 일본에서 방송을 한다고 들었다.

지금은 홋카이도에 살고 있다. 방송 초기에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 도쿄에서 방송했다. 주로 퇴근 후 2시간 정도 짧게 방송하거나 주말에만 방송을 켰다. 또 방송을 위해 휴가를 쓰는 날도 있었다. 지금은 직장을 그만둬 방송하는 날도 많고 방송시간도 길어져 시청자들이 좋아한다.


- 어떤 계기로 방송을 시작했나.

한국에는 일본에 대해 편향적인 정보가 많다.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잡고 싶었다. 일본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든지 잘 알고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내 의견도 있었다. 일본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를 보면 “그거 아니야 우리가 제대로 알려줘야 해”라고 말했다. 또 아내가 집에서 일본어만 쓴다. 그러다 보니 아내가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방송을 하면 시청자들과 한국어로 소통해야 하니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생기겠다 싶었다. 실제 방송을 하면서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최고 6급)을 따기도 했다.

출처: 박준식씨 제공
일본 아사히야마 동물원(좌), 영국에서 방송했을 때(우)

- 방송에서도 아내가 가장 적극적이라고.

평소 계산적인 스타일이다. 방송이 끝난 후 그날 방송에 대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시청자가 친 채팅 기록도 방송이 끝난 후 아내가 매번 저장해 먼저 읽자고 한다. 시청자와의 소통이 인터넷 방송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항상 철저하게 준비하고 다시 살펴본다.


일본에 대한 모든 것 '다 나와'


- 어떤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나.

일본 취업·일본 기업·일본 예절·한국과 일본 문화 비교 등 일본의 모든 것이 주제다. 또 야외 방송도 많이 한다. 일본 온천·일본 축제·일본 동물원·일본 주요 관광지 등을 소개한다. 방송에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을 보여주고 직접 그 여행지를 가는 식이다. 원래도 아내와 여행을 많이 다녔다. 좋은 여행지를 다니면서 둘만 보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다. 방송을 켜서 시청자들과 공유하니 여행이 더 즐거워졌다. 해외 방송도 한다. 방송 시작 3주만에 영국에서 방송한 적도 있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해 손흥민 경기를 현지에서 직접 중계하기도 했다.


- 일본 국회의원도 방송에 나온적이 있다고.

올해 3월 일본 전 국회의원 스기무라 타이조를 초청해 인터뷰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인터넷 방송을 하는 개인이 국회의원을 섭외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한국 인터넷 방송에 일본 국회의원이 출연한 적도 없었다. 섭외를 위해 며칠을 설득했다. 한국 사람은 정치에 관심이 많다. 섭외만 하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생방송으로 사람들에게 편집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정보를 보여주고 싶어 사전협의도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의 생활, 국회의원 당선 이야기, 한일 청년 실업 문제 등 다양한 얘기를 물어봤다.

출처: 일본 전 국회의원 스기무라 타이조 인터뷰 캡처

좋은 방송 콘텐츠 만들기 위해 노력해


- 단기간에 많은 시청자를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지금처럼 시청자수가 많아진 데는 다른 카카오PD들과 했던 합동방송 덕분이었다. 올해 초 ‘박가네 민박’ 방송을 기획해 큰 호응을 얻었다. 카카오TV에서 활동하는 하로맨, 도현성 등 빅PD(시청자 수가 많은 PD)들을 섭외해 비행기표·숙박비 등을 주고 일본으로 데려와 방송을 만들었다. 3월(하로맨)과 5월(도현성)에 방송을 했었는데 1월 초부터 기획했다. 장소도 미리 섭외했다. 보통 일본 가게들은 인터넷 생방송 촬영 허가를 잘 내주지 않는다. 그래서 아내가 대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퀄리티의 방송계획서를 만들어 업체 관계자를 직접 설득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장소를 섭외했나.

북오프와 하드오프라는 중고 물품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가 있다. 장소 섭외를 위해 일본 본사까지 가서 계획서를 냈다. 인터넷 방송을 한다는 사람이 대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방송계획서를 들고 와서 회사에서는 놀란 눈치였다. 방송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게 뭐가 대단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다고 말하고 싶다.

출처: 2018 러시아 월드컵 '박가네' 중계 방송 캡처

방송 플랫폼 확장으로 시청자수 늘릴 예정


- 방송을 하면서 회사를 그만 뒀다는데.

방송이 전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방송으로 8개월 동안 2800만원을 벌었는데 방송을 위해 쓴 돈이 더 많아 오히려 적자다.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고 싶어 나왔다.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원 스타일이 아니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또 주위 직원들이 ‘사업을 하면 성공할거야’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그래 해보자’ 그래서 나왔다. 물론 방송을 하는 것이 재밌고 나름 방송이 안정적으로 정착한 것도 이유였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 사업을 하면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일정이 자유로워 방송과 병행 가능하다는 점이 좋았다.


- 향후 계획은.

시청자 1만명이 보는 대형 방송을 만들고 싶다. 일본 구석구석 자세히 파헤쳐 한국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알려주고 싶다. 더 알찬 방송, 재밌는 방송을 만들어 시청자가 준 후원금이 아깝지 않도록 하겠다. 또 유튜브로 채널을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TV는 한국에만 있어 촬영허가를 내준 일본업체가 방송 영상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촬영 협조 요청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면 일본에서도 쉽게 확인이 가능해 촬영 협조가 좀더 수월할 것이라 생각한다.


글 jobsN 김경철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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