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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깔만 고왔다"는 평 받은 영화!

조회수 2018. 12. 1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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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The Nutcracker and the Four Realms,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이하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하면 캐롤과 함께 꼭 들려오는 노래가 있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이자 이와 함께 공연되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으로, 1816년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이 발표한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을 원작으로 한다.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디즈니가 만들어낸 첫 번째 '호두까기 인형' 라이브 액션 영화였지만, 그동안 많은 메이저 배급사들이 이 작품을 선뜻 꺼내지 않은 이유를 그대로 보여줬다.

너무나 유명한 고전을 잘못 건드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도 연말만 되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의 단골손님으로 공연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더욱더 그렇다(심지어 2018년에도 두 발레단에서 모두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그래서 디즈니는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작품의 차별화 전략으로 대부분의 이야기를 각색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는 '마리'가 기술자 '드로셀마이어'로부터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지만, 남매 '프리츠'가 그 인형을 박살 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날 밤 '마리'의 꿈 속에서 '쥐마왕'이 등장하지만, '마리'가 이를 제압한다. 이윽고 '호두까기 인형'은 왕자가 되고, 이후 '마리'와 왕자가 '환상의 나라'로 모험을 떠난다.

그렇다면, 영화는 어떻게 각색됐을까? '클라라'(매켄지 포이)는 자신이 아는 과학 지식을 총동원해 무엇이든 고칠 줄 아는 소녀로 설정됐다. 어머니 '마리'가 세상을 떠난 후, '클라라'는 충격을 받아 다락방을 도피처로 삼으며 시간을 보냈고, 그런 '클라라'의 아버지는 무심하게 '클라라'를 대했다.
그러던 중 대부 '드로셀마이어'(모건 프리먼)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한 '클라라'에게 '드로셀마이어'는 '마리'가 남긴 선물을 전달한다. 이후 '황금실'을 따라간 '클라라'는 새로운 마법의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같은 디즈니 작품인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리즈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되어 큰 새로움을 느끼긴 어렵다.

한편, 왕국의 접경 초소를 지키는 호두까기 병정 '필립 호프먼' 대위(제이든 포오라-나잇)를 만난 '클라라'는 '4개의 왕국' 중 '꽃의 왕국', '눈송이의 왕국', '사탕의 왕국' 섭정관이 모인 궁전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사탕의 왕국' 섭정관 '슈가 플럼'(키이라 나이틀리)는 '마리'의 친한 친구라며 자신을 소개한 후, 성대한 파티를 열어 '클라라'의 방문을 축하한다. '마리'는 생전에 '4개의 왕국'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클라라'는 황금 열쇠를 찾아 '마리'가 남긴 선물을 열고 싶어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네 번째 왕국'으로 가야만 했고, 그곳에는 섭정관 '마더 진저'(헬렌 미렌)와 약 6만 마리의 생쥐로 구성된 '생쥐 마왕'이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상황 전개는 갑작스러운 반전으로 향한다. 알고 보니, '슈가 플럼'이 악역이었고, '마더 진저'가 선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슈가 플럼'은 '즐거움의 왕국' 섭정관인 '마더 진저'를 추방한 후, 군대를 조직해 왕국을 지배하려는 음모까지 품고 있었다.
여타 '디즈니 가족 영화'들처럼 이 작품은 묘한 공통점들이 등장한다. 용맹한 주인공 소녀의 모험, 권선징악을 보여주면서 어떤 것이 진정한 정의인지를 묻는 주제, 결국은 '클라라'와 아버지가 화해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되는 가족애가 나온다. 매켄지 포이와 키이라 나이틀리가 캐릭터의 멋을 제대로 표현해주기도 한다.

하다못해 CG로 만들어진 세트들의 때깔도 곱다. 여기에 <라라랜드>(2016년)로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을 받은 라이너스 산드그렌의 촬영 센스도 볼 수 있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작업한 음악감독 제임스 뉴튼 하워드와 스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OST 협업도 인상적으로, 원작의 발레곡을 성실히 편곡해 안정적인 분위기를 전달했다. 또한, 피아니스트 랑랑과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와 그의 아들 마테오 보첼리가 함께 작업한 엔드크레딧 주제가 'Fall On Me'도 감동을 준다.

하지만 이상하게 극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기엔 아쉬움이 많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마리'가 만들었다는 '4개의 왕국'에 대한 설득력 부족이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동화라고는 하지만, 같은 디즈니 라이브 액션인 <미녀와 야수>(2017년)에서 '야수'가 왜 성 안에 갇힐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주거나, '야수'가 왕자로 돌아올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구축해 놓았다면, 이 작품은 그런 설명은 없고 '때깔'만 보여준다.

결정적으로 '마리'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상 '드로셀마이어'가 전달한 '오르골'이 전부이며, 그 '오르골'은 사실상 '클라라'의 용기 충전용으로 그치고 만다. 또한, 원작을 오마주한다는 의미에서 중간과 끝은 발레 무대가 펼쳐지는데, 미스티 코플랜드, 세르게이 폴루닌 등 엄청난 무용수들이 등장하지만 작품의 중심축과는 겉도는 인상을 준다.

결국,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은 어느 정도 기술적 발전이 이뤄진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이제는 '스토리 구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되고 말았다.

2018/12/01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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