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초만에 의식 잃기도? 여성 1호 '테스트 파일럿'은..
공군에는 ‘개발시험비행 조종사’라는 직무가 있습니다. 테스트파일럿(Test Pilot)이라고도 하는데요. 최근 공군 창설 이래 처음으로, ‘국내 1호’ 여성 개발시험비행 조종사(테스트 파일럿)가 탄생했습니다.
공군은 지난 1월 2일 제52시험평가전대 소속 정다정 대위(32·공사 57기)가 남성 조종사 2명과 함께 2019년 개발시험비행 교육 과정에 선발됐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위는 2005년 공사에 입학해 2009년 소위로 임관했습니다. 이후 비행훈련 과정을 거쳐 2010년부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주력 전투기인 KF-16 전투조종사로 근무했습니다. 비행기록은 1000여 시간에 달합니다.
그는 평소 새 항공기와 무기체계를 검증하는 개발시험비행 조종사에 매력을 느꼈고, 이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를 해 도전에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개발시험비행 조종사는 ‘불완전한 항공기’를 한계 상황까지 몰아 위험 상황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좀 더 정확히는 위험 상황에서의 항공기 성능을 검증, 평가하는 일을 합니다.
일반인이라면 몇 초 안에 의식을 잃는 고난도 기동과 최고도 및 저고도 초음속 비행은 물론이고 비행 중 엔진 재점화, 갑작스러운 조종 불능 상태에 빠뜨리는 급기동까지 합니다.
개발 중인 항공기에서 비행 중 실무장(미사일 등)을 발사하거나 투하하는 테스트도 그들의 일입니다. 빙결 방지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반 항공기들은 피해 다니는 구름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요.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여 개발한 항공기를 양산하려면 시제기로 철저한 성능 검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개발시험비행 조종사가 그 중책을 맡는 것입니다.
‘불완전한 항공기’인만큼 시험비행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때문에 기량뿐만 아니라 사명감과 열정을 갖춘 ‘베스트 파일럿’만이 개발시험비행 조종사가 될 수 있습니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오직 43명만이 공군의 개발시험비행 조종사가 됐습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의 <공군 女조종사 “KFX 시험비행 임무 완수할것”… ‘여성 1호 테스트 파일럿’ 정다정 대위>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