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세계 최고였던 기업들.. 지금은 어디로?

조회수 2019. 02. 13. 19: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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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동아비즈니스리뷰] 신생업체가 100년 기업을 넘어서는 '업셋' 현상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2009년 창업한 우버가 100년 역사의 BMW보다 기업가치가 2배 이상 높은데요. 2008년 창업한 에어비앤비도 90년 역사의 호텔업계 1위 업체 메리어트를 멀찍이 넘어섰습니다. 2004년 설립된 페이스북은 설립 190년이 넘은 월트디즈니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고용인원 수는 정반대입니다. 우버나 페이스북에 고용된 인원은 BMW와 월트디즈니의 10분의 1 수준인데요. 기업가치가 약 400억 달러(44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에 직원이 약 3100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출처: 동아일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신생 'IT 플랫폼' 기업들... 아마존, 애플을 제외하면 설립 20년을 넘은 기업이 없다)

오랜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무너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대변되는 산업혁명 시대 비즈니스 모델은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새 시대 비즈니스 모델은 유저가 유저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다. 따라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끔 하는 커뮤니티, 즉 플랫폼이 핵심이 된다. 자동차 제조 기술 하나 없는 우버가 BMW를 이기듯이, 이제는 플랫폼이 제품을 이기는 시대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플랫폼을 키워야 한다. 플랫폼에 기술을 더하는 것이, 기술에 플랫폼을 더하는 것보다 쉬움을 명심해야 한다.

20년 전.. 아니, 5년 전. 아니, 3년 전만 해도 세계 최고였던 기업들.. 지금은 어디로?

"닫으면 죽고, 열면 흥한다"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토는 비단 IT 기업에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토요타, BMW, 나이키 등 전통적인 제조업 기업들도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 안간힘이다.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한 기업은 제 아무리 역사가 깊고 과거가 화려하더라도 위치를 보전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인터브랜드
(인터브랜드 선정 2018 글로벌 브랜드 가치 순위. 탑 10 중 코카콜라, 토요타, 벤츠, 맥도날드 외 6개 기업이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된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오늘 날 세계에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10개 기업 중 6개가 플랫폼 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도 전통 제조 기업으로 분류된 토요타와 벤츠 역시 스스로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연구와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5년 전만 해도 탑10에 속한 플랫폼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3개에 불과했다. 엑손모빌, GE, 시티은행, 에너지 뱅킹 등 에너지와 은행/금융 분야의 전통 거대 기업들이 경제와 비즈니스 전반을 주도하고 있었다. 그게 불과 5년 전이다. 지금 그런 기업들은 10위 권은 커녕 30위 안에서도 찾기가 힘들다.


시간을 더 좁혀 3년 전으로 가보자. 당시 브랜드 가치 1위 기업은 코카콜라였다. 코카콜라는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어마어마한 광고 비용을 지불했지만, 브랜드 가치는 오히려 하락해 현재 5위까지 내려갔다. 더이상 광고의 빈도와 규모가 브랜드 가치를 보장해주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8∼9년 전 블랙베리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49%였다. 그 많던 블랙베리는 지금 모두 어디로 갔는가?

출처: IT동아
(블랙베리는 여전히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출시됐던 신형폰 '블랙베리 키원')

블랙베리는 꾸준히 최고의 기기 성능을 유지했지만, 성능 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승부를 가른 건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느냐의 유무였다. 성능만 좋았던 블랙베리는 이제 온데 간데 없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스마트폰이 지배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

그렇다면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우선은 '양면시장' 개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양면 시장이란 제품 생산자(공급자)와 소비자가 한 플랫폼에서 만나 하나의 커뮤니티를 구성, 그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도와가며 혁신과 가치창출에 기여하는 '구조'를 말한다. 우버의 경우를 보자. 서비스 확장을 위해 우버 운영진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드라이버 유치였다. 그것으로 우버 운영진의 '유인' 업무는 끝났다. 이후 우버를 탈 것으로 이용하는 사람, 즉 '우버 라이더'들은 우버 드라이버들이 직접 나서 유인했기 때문이다. 이후 우버 드라이버와 라이더들이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더 많은 인원이 유입되며 회사가 확장됐다.

출처: 우버 홈페이지

양면시장이 적용되는 플랫폼에 가치를 더 하는 주체는 회사 자체가 아니라 제3자, 플랫폼 유저다. 유저란 소비자는 물론 콘텐츠 공급자도 포함해 일컫는다. 예컨대 에어비앤비가 아니라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글이 아닌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가 새로운 앱을 제공한다. 이처럼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회사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모든 이들이 그 네트워크를 깔아준 조직 밖에 존재한다. 이렇게 유저가 유저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네트워크 효과'라고 한다. 특정 시장에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하고 이런 효과가 발생하도록 추동해야 한다면, 경영진은 고민 해결 방안을 사내에서 찾지 말고 외부(유저)에서 찾도록 눈을 돌려야 한다.


마케팅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까지 마케팅의 바이블이라 불리던 코카콜라 마케팅 전략은 단일한 대중시장에 대한 대중 광고 성격에서 출발해 시장 세분화와 개별 맞춤형 마케팅으로 발전해왔다. 물론 지금까지는 큰 성공을 거뒀다. 대학에서도 '성공한 마케팅의 예'로 교육되고 있다. 그러나 '진짜' 지금 이 순간의 마케팅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과거에는 기업이 주도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나서 적극적인 행동을 취한다. 소비자는 자기가 좋아하는 브랜드 혹은 상품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나서 노력하고 메시지를 내보낸다. ‘조직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출처: 코카콜라 2012 광고
(코카콜라의 상징 '코카콜라 북극곰')

안경을 생산하는 패션회사인 와비파커(Warby Parker)가 좋은 사례다. 와비파커는 소비자에게 한 번에 5쌍의 안경을 보내준다. 안경을 받은 소비자는 안경 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려 친구들의 추천을 받아 어울리는 안경을 선택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유저들은 와비파커의 브랜드를 암암리에 홍보하게 된다. 훌륭한 마케팅이 조직원이 아닌 외부 고객들에 의해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생산운영과 관리, 물류 측면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기존의 공급사슬은 파이프라인 형태다. (코카콜라에겐 미안하지만)다시 한 번 코카콜라의 예를 보자. 코카콜라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형적인 파이프라인이다. 멋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설탕, 물, 캐러멜 향을 사용하고 이를 공급자 사이드에서 소비자가 실제 사서 마시는 영역인 고객 사이드로 이동시킨다. 그러나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플랫폼은 생산과 소비, 공급과 수요가 플랫폼 위에서 동시에 움직이며 작동한다. 제품은 제3자가 공급한다. 우버를 이용하는 승객, 에어비앤비에 머무는 숙박객은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 중 좋은 것을 골라야 한다. 플랫폼의 역할은 소비자들이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사람들을 선별할 수 있도록 돕고, 지속적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 뿐이다.

출처: 에어비앤비

자주 나오는 말이지만 다시 한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에어비앤비는 파리에만 4만 개의 숙박 제공 리스트를 갖고 있다. 메리어트나 인터컨티넨털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 자본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버는 보유하고 있는 차가 단 한 대도 없다. 유튜브는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알리바바는 자신들이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생태계가 자신의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생산에 한계비용이 없다.

플랫폼 비즈니스... 전환에 성공하려면? "돈이 될까?" 아닌, "가치 창출이 될까?"를 먼저 고민하라. 사람이 모이면, 수익 모델은 그 이후 만들면 된다

플랫폼 비즈니스, 네트워크 기업에서는 인적자원 관리 방식도 완전히 바뀐다. 내부 직원보다 수많은 외부 계약자, 내부 전문가보다 외부에 있는 대중에 방점을 찍게 된다. 조직행동 측면에서 보면 IT의 발달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 위계질서 중심의 조직에서 수평적 조직으로 바뀌게 된다. 중간중간 관리자를 넣어 통솔할 필요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직원이 아닌데도 사실상의 가치창출을 하는, 직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리에 최대한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R&D와 혁신도 크게 변화한다. 핵심은 개방성이다. 페이스북 성장의 결정적인 계기는 대학 네트워크에서 사회 전반과 산업의 네트워크 회사로의 변신이었다. 개발자들에게 페이스북이 개방되자 수많은 소셜게임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플랫폼에 게임과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셜게임이 엄청난 유저를 끌어들였고, 많은 이가 페이스북에서 시간을 보내자 다시 더 많은 개발자가 유입됐다. 예전처럼 뛰어난 전문가를 내부에 확보해 하나씩 자원을 투자해 개발했다면 돈도 훨씬 많이 들었겠지만 지금처럼 성공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 초기 SNS의 강자였던 마이스페이스는 이 개방성을 무시했다. 생태계를 닫은 채 자체적으로 제공 아이템과 콘텐츠를 개발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출처: 페이스북(좌), 위키피디아(우)
(마이스페이스는 초창기 북미 SNS 시장의 절대 강자로 명성을 떨쳤지만 지금은 역사에 남을 '실패 사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미 역사가 오래되고 사업 모델이 고착화된 기업들은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할 수 없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공적으로 전환시키려면 "이게 돈이 될까?"를 생각해서는 안된다. 시작부터 돈이 되는 플랫폼은 없다.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어떻게 사람을 모아 머무르게 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한데 묶어 그들이 우리를 위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먼저다. 성공한 플랫폼 기업들은 모두 먼저 커뮤니티 규모 확대와 가치 창출을 고민한 뒤, 나중에서야 수익 모델을 발굴해 내는 절차를 거쳤다. 예컨대 우버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우버는 아직 변변한 수익 모델이 없어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마존이나 구글, 페이스북 역시 처음에는 적자 투성이로 사업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미 단단하게 만들어진 거대한 생태계가 있었기에 역전 홈런이 가능했다. 일단 사람을 모으고 커뮤니티 규모를 키우면, 수익 모델은 그 이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비즈니스의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나이키를 예로 들어보자. 나이키는 최근 신발에 센서를 부착하고 자신의 퍼포먼스를 측정하고 비교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운동을 즐기는 각 개인은 그런 정보들을 비교하고 유통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상호작용한다. 제품(기술) 위에 정보와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자체의 수익 모델은 없는 것과 다름없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생태계 플랫폼이 확장되면 앞으로 어떤 반전 효과를 낳을 지 모를 일이다.

출처: 나이키
(나이키가 새로 개발한 러닝 플랫폼 '나이키 런 클럽(NRC)'. 사람들은 자기 러닝 습관, 기록 등을 플랫폼에서 공유하며 정보를 주고 받는다. 앱에서 만들어진 관계는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져, 현실 '나이키런' 챌린지를 하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에 #나이키런 을 검색하면 인증샷이 가득하다)

플랫폼은 항상 제품을 이긴다

한번 따져보자. 제3자가 여러분의 플랫폼에서 어떤 게임이나 콘텐츠를 실험해 실패했다. 당신이 지불한 비용은 얼마인가? 0원이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플랫폼에서 앵그리버드 게임을 제작해 성공했다면 당신이 얻는 혜택은 무엇인가? 30%의 성장률일 수 있다. 당신은 생태계 내에서 실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지만 혜택은 얻을 수 있다. 플랫폼은 항상 제품을 이긴다. 활용에 비례해 증가하는 가치 덕분이다. 유저는 가치를 창출하는 다른 유저를 유인하며 혁신은 제품보다 플랫폼 생태계에서 더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


구글은 첫 번째로 등장한 검색회사가 아니다. 페이스북도 최초의 SNS가 아니다. 그런데 두 회사는 개방을 먼저 했고, 네트워크 효과를 먼저 만들어냈다. 언제 시장에 진입했냐보다 누가 먼저 개방을 하고 플랫폼을 만들어 네트워크 효과를 촉발했냐가 핵심이다. 제품 전략과 브랜드 전략만을 고민한다면 장기적으로 승산이 없다. 한 식품회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일반적으로 미국의 경우 식품사가 취하는 마진이 2∼3% 정도 된다. 그런데 이 식품회사가 MSG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당뇨가 있는 소비자, 땅콩잼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등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이 데이터를 긁어모아서 정보를 역으로 제공해주기 시작하면 이건 그 자체로 식품정보 네트워크가 되고, 플랫폼이 된다. 식품회사가 나를 돌봐주고 있다는 기분이 들며 그 안에서 정보가 교류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이건 완전히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이런 방식으로 사고를 해나가야 한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240호
강연 밴 앨스타인 보스턴 대학 교수(플랫폼 레볼루션 저자)
정리 고승연 동아일보 기자
인터비즈 권성한, 박은애 재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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