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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같은 길 걷고 싶지 않아요..'딴짓'중인 재벌 2·3세들

조회수 2020. 9. 27. 22: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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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하는 재벌 2·3세들
하고 싶은 일 하는 재벌 2·3세들
자원입대하고 소셜벤처 후원하고
기업 맡기 싫어서 손가락 자르기도

재벌. '재계에서 여러 개의 기업을 거느리면서 재력과 거대한 자본을 갖고 있는 자본가·기업가 무리'입니다. 혈연으로 이뤄져 있죠. 경영권 승계 역시 가족 중심입니다. 재벌 2세나 3세가 기업을 물려받습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고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는 이건희 회장의 장녀죠. 삼성뿐 아니라 대부분 기업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줍니다.


그러나 예외도 있습니다. 기업 경영보다는 다른 곳에 뜻을 품고 소위 '마이웨이'를 가는 2·3세들도 있습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거나 오너 셰프로 식당을 키우는 재벌 2·3세를 알아봤습니다.

출처: 조선DB
최민정

재계 최초 자원입대


SK그룹 최태원 회장 둘째 딸 최민정은 재계 최초로 자원입대한 여성으로 화제였죠. 그는 2014년 해군 사관 후보생으로 자원 입대 했습니다. 복무 중 아덴만으로 파병을 떠나 6개월 동안 임무를 수행하기도 하고 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2017년 말 중위로 전역했습니다. SK 계열사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을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자신만의 길을 걸을지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보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작년 7월 중국 투자회사인 홍이투자(Hony Capital)에 입사했죠. 글로벌 인수합병(M&A) 팀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의 인연은 어렸을 때부터 이어졌습니다. 그는 중국으로 유학을 가 인민대 부속 중·고등학교를 거쳐 베이징 대학교에서 M&A, 투자분석 등을 공부했습니다. 자립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최씨는 유학할 당시 집안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알려졌습니다. 장학금을 받거나 레스토랑, 와인바,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 해서 생활비를 벌어서 썼다고 합니다.

출처: 루트임팩트 제공, 조선DB, 광고정보센터
(왼쪽부터)루트임팩트 정경선 CIO, 두산 박서원 전무, 빅앤트 인터내셔널이 작업한 금연캠페인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재벌 2·3세들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에 목소리는 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손자이자, 현대해상화재보험 정몽윤 회장의 아들 정경선은 2012년 비영리 법인 '루트임팩트'를 창업했습니다. 2014년에는 소셜벤처 투자사 HGI를 설립했죠. 루트임팩트는 공유 오피스, 공유 주거공간,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및 제공해 사회적 기업과 소셜벤처를 지원합니다. HGI에서는 금전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정경선 CIO(Chief Imagination Officer·최고상상책임자)는 루트임팩트를 통해 서울 성수동에 소셜벤처 허브로 불리는 헤이그라운드를 세웠습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호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내가 가진 자원과 영향력으로 남을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두산그룹의 전무지만 한때 광고를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던졌던 재벌도 있습니다. 바로 두산 박서원 전무입니다.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이죠. 그는 자신처럼 광고에 미친 동료 4명을 모아 2006년 광고 회사 '빅앤트'를 차렸습니다. 까스활명수, 성형외과 등 상업광고는 물론 금연 캠페인, 콘돔 브랜드 론칭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프로젝트도 했죠.


투명 재떨이를 설치한 금연 캠페인은 세계 3대 광고제로 꼽히는 원쇼(One Show)에서 옥외 부문 메리트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물이 차있는 사람 모양 투명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넣으면 누런 물이 온몸에 퍼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콘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싶어 콘돔 브랜드 '바른생각'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 콘돔 30%를 생산하지만 국내 수익이 적고 콘돔 사용률 하위권이라는 문제를 바꾸고 싶었다고 합니다. 수익의 일부는 성병 연구병원, 고아원 등 시설에 기부하거나 성교육 콘텐츠 개발에 사용했습니다.

출처: 조선 DB, 함연지 인스타그램
김지운 셰프(좌), 뮤지컬 배우 함연지(우)

뮤지컬 출연하고 요리하고


예능 쪽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2014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데뷔한 배우 함연지. 그는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이자 함영준 회장의 장녀입니다.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 역할의 얼터너티브(메인 배우 대신 낮이나 주 중에 공연하는 배우)로 뽑혔습니다. 이후 ‘노트르담 드 파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무한동력’ 등 크고 작은 공연에 올랐습니다.


함연지는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16살 때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죠. 대원외국어 고등학교 졸업 후 뉴욕대 티쉬 예술학교에 진학해 연기를 전공했습니다.


이탈리아 음식점 쿠촐로, 마렘마 트라토리아, 볼피노를 운영하고 있는 오너 셰프 김지운. 그는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의 둘째 아들입니다. 음식점을 경영만 하는 다른 재벌들과는 달리 직접 만든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는 오너 셰프죠. 또 볼피노는 2019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선정되기도 했죠. 음식으로 누군가에게 행복한 경험을 주고 싶어 요리사의 길을 택했다고 합니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 가게 낼 때 아버지께 차용증을 쓰고 1억4000만원을 빌렸다. 유학을 떠나려고 했는데 식당을 직접 하면서 배우는 게 낫겠다 싶었고 식당을 연 지 6개월 만에 돈을 다 갚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프로메테우스캐피털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왕쓰총, 아버지 왕젠린과 왕쓰총, 왕쓰총이 대표로 있는 프로메테우스캐피털 홈페이지(우)

“관심 없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재벌2세들


가족경영 사상이 뚜렷한 중국도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2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베이징대 조사에서 중국 기업 창립자 자녀 80%가 부모 기업을 상속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 외아들 왕쓰총(王思聪)은 “아버지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서 승계를 거부했습니다. 자산 100조원이 넘는 기업을 물려받지 않겠다고 한 셈이죠. 그는 2009년 사모펀드 프로메테우스캐피털을 설립해 운영 중입니다. 엔터테인먼트인 바나나 프로젝트, e-스포츠 게임단 인터박스 게이밍(IG) 구단주기도 합니다.


2009년에는 23세 부호 청년이 손가락을 자르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을 그만두고 가업을 물려받으라는 부모의 뜻을 따르기 싫어 손가락 네 개를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한 하이테크 소재 기업 창립자 딸 쉬지아는 지분을 주겠다는 아버지의 제안을 “관심 없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면서 거절했죠. 석사 과정 후 창업의 길을 걷겠다고 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는 경영승계를 거부하는 2·3세들이 “서양에서 교육을 받아 자신만의 사업을 하거나 다른 기회를 잡음으로써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자녀들에게 기업 경영이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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