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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줄 알았던 영화 '신과 함께'가 대박이 나자 일어난 일들

조회수 2020. 9. 21. 18: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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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는 작품 더 많았는데..이제 원작부터 찾는다
만화·소설 원작으로 한 영화·드라마 붐
네이버·카카오 자체 IP 이용 영화·드라마
제작영화·드라마 원작부터 찾는 역전현상

만화나 소설을 재가공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드는 ‘2차 콘텐츠’ 전성시대다. 만화나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건 한두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방송사별로 한 해에 1~2건에 그쳤다면, 이제는 모든 방송사가 앞다퉈 웹툰이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방영한다.


2018년 한해 방영한 드라마 100건 가운데(일일 드라마·단막극·특집·리마스터링 제외) 23건은 만화·소설을 원작으로 했거나 리메이크 작품이었다. 2019년 들어 방영 중인 ‘진심이 닿다’는 웹소설을, ‘아이템’,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2019년에는 2차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IP 전쟁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상당부분이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은 웹툰을 드라마·영화화하기 위한 자회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영상 제작 시장에 진입했다.


망하는 작품 더 많았는데···이제는 원작부터 찾아


그동안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실패한 작품이 더 많았다. ‘원작만 못하다’는 혹평을 듣기 십상이었다. 흥행한다 해도 원래 인기 있는 작품을 토대로 만들었기에 ‘잘해야 본전’이란 소리를 들었다.


웹툰·웹소설의 영화화는 특히 어려웠다. 강풀 만화가의 작품은 유독 영화로 많이 만들어졌지만 흥행 성적은 좋지 못했다. ‘순정만화’, ‘아파트’, ‘내 심장을 쏴라’, ‘26년’ 등은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거나 넘지 못했다. 만화가 B급달궁의 만화가 원작인 ‘다세포소녀’도 실험적인 시도는 좋다는 평이었지만 대표적인 흥행 참패 영화로 꼽힌다. 기안84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패션왕’도 마찬가지였다. 세계적인 작가도 영화화 앞에서는 무력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원작인 ‘방황하는 칼날’, ‘용의자X(원작명 용의자X의 헌신)’도 성적은 좋지 못했다.  

출처: 네이버 영화, 기안84블로그
영화 '순정만화' 배우들과 원작 캐릭터를 비교한 사진, 영화 '패션왕'과 웹툰 패션왕

드라마의 경우도 ‘커피프린스 1호점’이나 ‘성균관 스캔들’, ‘미생’, ‘구르미 그린 달빛’이 얼마 안되는 흥행작이었다. 백영옥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타일’은 김혜수, 이지아 등 스타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쓴맛을 봐야했다. ‘닥터 프로스트’, ‘오렌지 마멀레이드’, ‘밤을 걷는 선비’, ‘운빨 로맨스’, ‘싸우자 귀신아’ 등도 방영 전에는 주목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는 ‘원작보다 별로’라는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성공한 드라마라 해도 제작 과정은 험난했다. 만화나 소설이 영화화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원작 팬들이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주인공과 싱크로율이 맞는 배우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궁’,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 원작인 ‘성균관 스캔들’이 대표적이다. 누가 배역을 맡았다는 기사가 뜰 때마다 악플이 주르륵 달렸다. 동명 웹툰이 원작인 ‘치즈인더트랩’도 2014년 드라마화를 결정하고 2016년 방영할 때까지 ‘치엄마’들의 등쌀에 시달렸다. 

출처: 각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웹툰 또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

최근 들어 웹툰·웹소설 원작을 영상화하는 업계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반응은 달라졌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가 2017년 흥행 대박을 터트리면서 ‘원작이 있는 영화·드라마’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신과 함께’는 웹툰 원작 영화로는 처음 1000만 영화 대열에 올랐다. 개봉 전까지만 해도 웹툰 속 이야기를 CG로 얼마나 잘 구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신과 함께’는 대박이 났다. 이례적으로 후속편까지 연달아 1000만 영화가 됐다.


세계적인 2차 콘텐츠 붐도 한몫 했다. 마블 코믹스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영화 또는 드라마로 재탄생한 ‘마블 세계관’은 수많은 마블 덕후을 만들어냈다. 마블은 2008년 아이언맨1을 시작으로 세계관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소비자들은 영화가 어떻게 원작을 가공해 ‘대박’을 만들어내는지 지켜봤다.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아예 ‘원작’을 찾는다. 오히려 원작이 없으면 심심할 정도다. 예를 들어 방영 중인 드라마 ‘눈이 부시게’나 ‘로맨스 별책부록’의 원작을 찾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연관검색어에도 ‘눈이 부시게 원작’과 ‘로맨스 별책부록 원작’이 뜬다. 영화 ‘사바하’ 원작을 찾는 글도 있다.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부터 찾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출처: 네이버 캡처
jtbc에서 방영 중인 '눈이 부시게'는 원작이 따로 없다. 하지만 원작을 찾거나 추측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만화·소설 주인공으로 ’게임’ 제작, 다큐를 드라마로


2차 콘텐츠가 영화와 드라마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웹툰과 웹소설 원작으로 한 ‘게임’도 등장하고 있다.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모바일 리듬 게임으로 다시 태어났다. 세포들이 연주를 한다는 설정으로 웹툰에서 보던 이름, 성격, 행동이 그대로 게임에서도 나타난다. 게임 속 세상을 웹툰으로 그린 ‘전자오락수호대’는 진짜 게임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 '그린스킨: 던전마스터'는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에서 연재됐던 ‘그린스킨’을 원작으로 했다. 웹소설 '리그너스 대륙전기', '달빛조각사'도 각각 동명의 게임으로 다시 태어났다.


KBS 드라마 ‘땐뽀걸즈’는 다큐멘터리가 원작이다. 2017년 4월 KBS 1TV에서 동명의 다큐 'KBS스페셜'을 방영했다. 댄스 스포츠 대회를 준비하는 거제여상 아이들과 이들을 지도하는 이규호 교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호평을 받아 영화로 개봉했고 드라마 제작까지 이뤄졌다. 

출처: KBS스페셜 '땐뽀걸즈' 캡처, 네이버 영화, KBS '땐뽀걸즈' 공식 홈페이지
KBS스페셜 '땐뽀걸즈', 영화 '땐뽀걸즈', 드라마 '땐뽀걸즈'.

아예 2차 콘텐츠 만들기 위한 제작사 등장


독자가 웹툰과 웹소설을 보는 공간인 콘텐츠 플랫폼은 저마다 가진 IP를 이용해 2차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전담 제작사까지 등장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M은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를 설립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툰·웹소설을 영상화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연간거래액은 2013년 17억원에서 2018년 2200억원으로 약 130배 성장했다. 연간 누적가입자는 2013년 300만명에서 2018년 말 2031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8년 이미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웹툰을 드라마화하는 데 성공했다. MBC에서 방영중인 ‘아이템’, tvN 수목 드라마 ‘진심이 닿다’도 카카오페이지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천계영 작가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좋아하면 울리는’은 넷플릭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영화사 쇼박스에서 2019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드라마화 작업 중이다. ‘롱리브더킹’은 올해 안에 영화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출처: 각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한 웹소설·웹툰 '김비서가 왜그래', 웹툰 '진심이 닿다'.

네이버도 네이버 웹툰을 활용하기 위해 2018년 8월 스튜디오N 세웠다. 스튜디오N은 2019년 제작할 웹툰 원작 영화·드라마 10편을 공개했다. 웹툰 ‘비질란테’는 영화와 드라마로 동시 제작한다. OCN에서 방영할 ‘타인은 지옥이다’는 누적조회수 8억뷰, 일요웹툰 39주 연속 1위 기록한 전설의 웹툰이다. 3월말에 제대하는 배우 임시완이 출연하기로 했다. 웹툰 ‘천리마 마트’도 tvN ‘막돼먹은 영애씨17’의 후속 드라마로 편성돼있다. 이외 여신강림, 상중하, 연의 편지, 피에는 피, 금수저, 내일, 대작 등이 영화 또는 드라마로 탄생할 예정이다. 스튜디오N은 조만간 2차 라인업을 공개한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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