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에 가면 과소비 하는 이유

조회수 2019. 6. 12.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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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보이는 공간의 비밀

종교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도 높은 천장이 있는 유럽 성당에 들어가면 경외감을 느낀다. 화려한 장식물로 꾸며진 쇼핑몰에 가면 나도 모르게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집에서 시험 공부를 할 때 더 잘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서관에 가야지만 공부가 잘 되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공간은 우리의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신경과학자이자 디자인 컨설턴트 콜린 엘러드는 이렇게 공간이 사람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한다. 그리고 드디어 그 중의 몇 개의 비밀을 알아냈다.

1.우리는 왜 쇼핑몰만 가면 과소비를 하는가?

대다수 쇼핑몰은 기본적인 공식을 가진다. 양 끝에는 백화점이나 할인점 같은 주력 매장이 중심을 잡고 그 사이에 소규모 특별 매장이 줄줄이 늘어서서 ‘역기’ 모양을 이루는 것. 즉, 쇼핑몰은 쇼핑객들이 푸드코트에서 잠깐 허기를 달래며 쇼핑에 써야할 시간을 뺏기지 않을 정도로만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외부에서 보면 단조롭고 꽉 막혀 있지만 일단 안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다른 세계처럼 느껴진다. 이는 완벽한 방음과 냉난방 시설, 인위적으로 섬세하게 꾸며놓은 환경 때문이다. 실내는 온통 거울과 반사되는 표면으로 덮여 있어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면서, 걷는 속도를 늦추게 하는 설계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구불구불한 통로가 많아 넒은 쇼핑몰 안에서 자기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고, 또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곡선으로 우리에게 기분 좋은 기대를 품게 한다

유쾌하지만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탐색을 통해 우리는 생각지 않은 물건을 살 가능성이 높아 진다. 인간은 매장에 오래 머물고 상품과 가까이 있을수록 구매 유혹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거기에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면 더욱더 지갑을 열 가능성이 크다. 쇼핑몰은 이런 인간의 특성을 활용하여 최대한 오래 머물고 기분 좋은 기대를 품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우리는 왜 성당을 가면 경외감이 드는가?

오늘날의 많은 연구자는 경외감에 포함된 속성, 광대함과 순응에 집중한다. 광대함은 물리적으로 그랜드캐니언과 같은 자연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경험이지만, 간적접인 경험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엄청난 지성은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않아도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처럼. 

순응은 경외감을 일으키는 자극에 반응하여 세계관을 조정할 필요를 느끼는 방식을 의미한다. 즉, 성당과 같은 곳을 들어가면 그 광대한 크기에 인간은 반응하며 그 광대한 곳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더 큰 대상과의 결합하면서 생기는 자신이 유한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순응 반응이 경외감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성당과 피라미드와 같은 큰 건물들은 엄청난 재화를 투자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며 노골적인 힘의 과시이다. 그러나 이러한 건물들이 힘의 과시를 위해서만 만들어 졌을까? 이와 같은 큰 건물들은 죽음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인 두려움을 승화해 신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따라서 인간은 이러한 공간에 들어서면 그 안에서 보호를 받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죽음의 공포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우리는 성당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시선을 위로 한다. 거대한 종교 건축물은 애초부터 우리가 저 높은 천국에 닿을 것처럼 보이는 건물의 꼭대기를 쳐다보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고딕 양식에서는 일정한 범위로 반복되는 요소 예를 들면 성당 내부 기둥이나 반복되는 문양 등을 통해 건물 끝이 천국으로 뻗어가는 것처럼 엄청난 높이의 환각을 일으킨다. 이렇게 초점이 위로 향하면 평범한 일상과 순전히 생존하기 위한 행동과 신체 유지와 보호, 궁극적으로 죽음에 대한 인식에 스스로를 옭아매는 세속의 사슬을 끊고 더 큰 존재를 느끼고 때로는 신성한 존재와 연결되는 순간의 긍정적 정서와 위안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은 환경을, 감각을 통해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존재다. 장소와 인간의 감정은 연관되어 있다는 걸 기억하자. 쇼핑몰도 성당도, 좋아 보이는 곳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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