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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대항하는 디즈니, 애플, 아마존?

조회수 2019. 6. 26. 16: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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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가는 기로에 있다. 이 치열한 경쟁 끝에 누가 웃게 될까?
출처: Noblesse

1 오는 11월, 북미에서 첫 서비스를 개시할 디즈니 플러스 라인업에는 디즈니, 마블,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이 포함된다.

2 6개의 에미상을 받아 수작으로 통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블랙 미러>.

3 애플의 CEO 팀 쿡은 애플 TV+를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라 칭했다.

이미지에서 영상 시대로 접어든 지금, 대다수가 스마트폰 사용자인 이 시점에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ver The Top, 이하 OTT)의 강세는 예견된 일이다. 대중이 직접 움직여야 하는 스크린·브라운관과 달리 스마트폰만 소지하면 영상을 감상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영화 한 편보다 저렴한 OTT 한 달 구독료도 확실한 경쟁력이다. 보유 콘텐츠만 수천 개, 빅데이터에 기반한 사용자 맞춤 추천 그리고 광고가 없는 점 등 매력 넘치는 OTT 덕분에 미국에서는 코드 커팅(Cord-Cutting)이 유행이다. 코드 커팅은 말 그대로 ‘선을 끊는다’는 의미로, 소비자가 케이블 TV 같은 고가의 유선방송에서 가격이 저렴하고 콘텐츠가 다양한 OTT로 갈아타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국 방송·영화계가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OTT는 9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130억 달러(약 15조 원)의 시장 규모로 몸집을 키웠다. 선두 주자인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는 케이블 TV 가입자 수를 추월했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년간 국내 OTT 시장은 5배 이상 성장했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801억 원을 돌파할 거라고 예상한다. 이 수치는 OTT가 영상 콘텐츠를 장악했음을 의미한다.

황금알을 낳는 OTT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은 무엇일까? 국내에 초점을 맞춘다면 넷플릭스, 푹, 왓챠다. 이 모두를 구독해본 에디터가 사용 후기를 짧게 적어보면, 우선 넷플릭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설명할 수 있다.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로 제작자에게 넉넉한 자본과 자유로운 창작을 보장하는 게 특징. 많은 제작자가 넷플릭스와 손잡았는데,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독특한 컨셉으로 인기몰이 중인 TV 시리즈 <블랙 미러>, <기묘한 이야기>가 그 예다. 국내산 OTT인 왓챠는 ‘개인화’에 차별화를 둔다. 단순 스트리밍이 아닌 사용자의 관람 패턴에 따라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맞춤 콘텐츠를 제안한다. 영화와 미국 드라마에 강세를 보이는데, 사용자들이 매긴 ‘별점’과 ‘한줄평’, ‘명대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상파 3사와 케이블 TV 콘텐츠 연합 플랫폼 푹은 VOD만 있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TV 생방송도 함께 송출한다. 그래서인지 한국 드라마나 예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참고로, 이 세 플랫폼은 모두 한 달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정리하면, 해외 콘텐츠를 선호하는 이는 넷플릭스, 영화와 미국 드라마 마니아라면 왓챠, 한국 콘텐츠를 즐기면 푹으로 선택지를 좁힐 수 있다.

지금도 경쟁의 각축장이지만, 올가을을 기점으로 OTT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즈니와 애플이 각각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 TV+로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 2017년 9월 디즈니는 자사 OTT 플랫폼을 준비한다며,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콘텐츠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콘텐츠 공룡이다. 겉은 디즈니지만 그 안에는 마블, 픽사, ABC 방송, 내셔널지오그래픽 그리고 최근 인수한 20세기 폭스가 있다. 디즈니 플러스에는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부터 20세기 폭스의 대표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까지 포함된다는 뜻이다.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판단했는지,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자체 콘텐츠 제작도 한창이다.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토이스토리> 등이 TV 시리즈로 다시 태어날 예정. 서비스 출시일은 북미 기준 11월 2일, 최종 가격은 한 달에 6.99달러다. 이는 넷플릭스의 가장 저렴한 구독료 7.99달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출처: Noblesse

4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TV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는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시즌 3까지 제작됐다. 시즌 3은 오는 7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다.

5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OTT 플랫폼 프라임 비디오. 미국 OTT 시장에서 입지가 꽤 탄탄하다.

6 국내산 OTT 왓챠는 개인의 취향에 따른 수준 높은 맞춤 추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애플 TV+도 비슷한 시기에 베일을 벗는다. 애플은 콘텐츠 회사가 아니기에 보유한 기존 콘텐츠가 없다. 그런데도 애플이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하며 OTT에 뛰어든 건 하락 중인 하드웨어 매출을 콘텐츠 사업으로 메우려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애플 TV+는 자체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며 24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애플과 함께하는 인물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데이미언 셔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배우 리처드 기어, NBA 스타 케빈 듀랜트 등이다. 애플 TV+가 애플 기기를 중심으로 운영될 만큼, 전 세계 14억 애플 유저를 잠재 고객이라 가정하면 고객층은 어느 정도 확보한 셈이다. 게다가 애플 유저가 애플을 향한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OTT는 꽤 승산이 있다. 또 미국의 2위 OTT 플랫폼 훌루가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미국발 거대 OTT 플랫폼이 대거 등장하는 이즈음 국내 OTT 플랫폼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왓챠는 “구독이 중심인 OTT는 매달 일정 비용을 지불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왓챠는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한발 더 나아가 높은 수준의 알고리즘에 기반해 개개인의 취향에 최적화된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이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한다. 한편, 푹은 SK브로드밴드의 OTT 플랫폼 옥수수와 통합해 9월에 한층 강화한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OTT 시장 확대는 양날의 검이다. 파이가 커짐에 따라 접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나아진다는 건 환영할 만하지만,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콘텐츠는 분산되기 마련이다. 일례로, 기존에는 넷플릭스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과 ‘마블’ 시리즈를 모두 볼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두 가지를 결제해야 한다. 가격 경쟁이 붙어 절대적인 한 달 구독료는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이것저것 구독하다 보면 되레 케이블 TV 가입비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

OTT의 장점 중 하나인 ‘추천’ 시스템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콘텐츠가 분산되는 만큼 빅데이터 산출에 필요한 절대적 데이터의 양이 줄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OTT 이용자 사이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다가올 11월을 예상하며 어떤 플랫폼을 구독할지 살피는 거다.

이 기사를 쓰면서 에디터는 지난달 카드 명세서를 살폈다. 넷플릭스, 유튜브 레드, 왓챠 등 매달 OTT 구독 서비스에 지출하는 금액만 5만 원 남짓. 수많은 OTT 서비스 중 고르고 고른 것인데, 여기에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훌루가 추가된다니! 에디터가 열렬히 사랑하는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한편으론 어떤 걸 구독해야 할지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올가을, 이 치열한 경쟁에서 우린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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