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을 울리는 검은 고양이, 캣우먼
조회수 2019. 8. 31. 09:50 수정
가난한 자를 돕는 도시의 수호자
캣우먼의 본명은 셀리나 카일, 1940년에 등장하여 50년대 후반에 사라졌다가 60년대에 배트맨 드라마 시리즈가 만들어지면서 다시 코믹스에 돌아왔다.
단독 시리즈가 나온 것은 훨씬 뒤인 1993년으로, 팀 버튼 감독의 영화에서 미셸 파이퍼가 연기한 캣우먼이 인기를 끈 덕분이었다.
캣우먼은 배트맨을 괴롭히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진 캐릭터다. 그러나 당시의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40년대의 여성 캐릭터는 작은 역할이거나 예쁜 인형 같은 역할만 맡고 있었다. 코믹스에서는 여자 친구 역할이나 비탄에 빠진 여인으로 나오기 일쑤였다.
하지만 배트맨을 창조한 밥 케인과 빌 핑거는 캣우먼을 창조하면서 기존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뒤엎는 팜므파탈 역할을 맡겼다.
캣우먼은 규율에 따르지 않고 가부장제를 거부하는 ‘나쁜 여자’였으며, 자신의 행동에 절대로 사과하지 않았다.
시대가 흐를수록 배트맨과는 점점 가까워져 연인이자 동료로 발전했다. 배트맨의 정체를 알고, 그의 비밀기지에도 드나들며 그의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안티히어로의 반열에 올라섰다.
심지어 한때는 저스티스 리그의 멤버가 되기도 했다.
심지어 한때는 저스티스 리그의 멤버가 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약자들을 돕는 정의감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배트맨과 함께 하는 행동이 어색하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캣우먼의 과거는 버전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불우하다. 고아, 아동학대, 생계를 위한 매춘 등을 겪으며 가난하게 자랐다. 많은 것을 누렸던 브루스 웨인과 대비되는 점이다.
하층민의 삶과 범죄계의 현실에 대해 훨씬 깊이 잘 이해하고 있는 캣우먼은 지식과 경험을 살려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훔친 물건들을 고아원과 고양이 보호단체 같은 곳에 기부하면서 ‘고담의 로빈’이 아닌 ‘고담의 로빈 후드’로서의 역할을 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캣우먼의 범죄활동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배트맨을 유혹하는 수단으로 쓰인다. 보란듯이 그의 앞에서 보석을 훔칠 정도로.
배트맨도 캣우먼을 잡으려 들지 않고 길들이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 자신의 정체를 공개할 정도로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니.
최근 있었던 두 사람의 약혼과 그 결말에 있어서도 상처받고 아파하는 것은 브루스 웨인이 더 심했다. 그 대단한 배트맨의 심장에 상처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셀리나는 캣우먼이란 이름답게 고양이다운 몸놀림과 고양이들에게 사랑받는 천성을 갖고 있으며, 채찍을 고양이 꼬리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캣우먼을 연기한 앤 해서웨이는 채찍 대신 총을 들었다.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과 차별을 둔 설정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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