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과 웰빙의 건강한 만남, 산청 황토주택

조회수 2019. 11. 5.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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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황토주택

건축주는 마음이 편안한 곳을 찾아 40년간 살아온 울산을 벗어났다. 자연의 풍요와 계절의 아름다움만 있는 이곳에 건축주는 건강한 주택을 지었다. 누마루에서 감상하는 새벽녘 물안개는 가족들만의 특권이다. 바람을 막아주는 산을 뒤에 두고 강을 바라보는 배산임수에 그림 같은 풍경까지 끌어들였으니 최고의 힐링 주택으로 꼽을만하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 취재협조 황토와나무소리

HOUSE NOTE

DATA 

위치 경남 산청군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한옥 목구조

대지면적 1267.00㎡(383.26평)

건축면적 141.99㎡(42.95평)

건폐율 11.20%

연면적 141.99㎡(42.95평)

용적률 11.20%

설계기간 2016년 11월~12월

공사기간 2016년 12월~2017년 12월

건축비용 2억5800만 원(3.3㎡당 600만 원)

설계 주신건축사사무소

시공 황토와나무소리 055-748-9581

 www.황토와나무소리.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한식 세라믹기와

  벽 - 황토미장 후 황토 칠

  데크 - 석재

내부마감

  천장 - 편백루버

  벽 - 황토미장 후 황토 칠, 한지벽지

  바닥 - 강화마루(퀵스텝코리아)

단열재 

  지붕 - 왕겨숯

  외벽 - 왕겨숯단열벽체

  내벽 - 왕겨숯단열벽체

창호 LG하우시스

현관 빅하우스

주방가구 제작(대신창호)

위생기구 대림,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나비엔)

언제 찾아올지 모를 잠재된 위험은 늘 불안을 안고 살게 한다. 불안이 지속되면, 편안하게 누렸던 기존의 삶이 더는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2016년 경주 지진이 그랬다. 40년간 울산 아파트에서 살던 건축주 부부는 경주 지진을 겪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새로운 터를 잡기로 했다.

 

지역은 산청으로 정했다. 크고 높은 산이 둘러싸고 수원이 풍부한 경호강이 흐르며 풍경은 수려하고 선선한 기후는 살기에 적당하다. 강수량도 풍족해 어디나 토지는 비옥하다. 무엇보다 시내에서 바로 연결되는 통영대전고속도로가 북으로는 광주대구고속도로, 남으로는 남해고속도로와 이어져 대구, 광주, 울산, 거제 등 주요 도시와 쉽게 연결되면서 지리적으로 지진이 잦은 동해와 거리를 둔 내륙이라 안전한 게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문제는 주택을 지을 적당한 대지를 찾는 것이다.


“풍경과 풍수를 염두에 두고 인터넷 지도를 보면서 경호강을 따라 샅샅이 뒤졌어요. 그러다 산청군청 기준으로 경호강 상류에 괜찮은 지역을 찾았죠. 직접 찾아가서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여기다 싶어 바로 결정했어요.”

편백루버로 아늑하고 향기로운 공간을 연출한 현관

대지 위치는 원주민 마을을 지나 막다른 길 안쪽에 있다. 외지인이 들어올 일이 적고 큰길과도 거리를 두고 있어 주변은 유유히 흐르는 강처럼 고요하다. 이 때문에 살짝 외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내와 차로 15분 거리라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은 없다. 진입도로도 포장이 잘 돼 있고 대부분 평탄해 눈비가 많이 와도 고립될 염려 없다.


정남향으로 앉힌 주택은 북서풍을 차단하는 산을 등지고 강을 바라보는 배산임수 요건을 갖췄다. 강 건너 둔덕에는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먼 거리에 높은 산들이 시원한 풍경을 자랑한다. 주변에는 농약을 사용하는 논밭은 물론 고압선과 축사 등 위해요소도 없어 청정하기만 하다.


“가만히 있어도 편안한 마음이 드는 곳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데 여기가 그랬습니다. 풍수를 공부한 친척이 여기를 와보고 명당이라고 인정했어요. 좋은 땅을 찾았으니, 집도 여기에 어울리는 집을 짓고 싶었어요.”

거실은 서까래를 노출해 높은 천장으로 개방감을 주고 아트월에 대문 디자인을 오브제로 활용해 시각적으로 풍부함을 더했다.
짙은 강화마루로 무게감을 준 거실과 주방. 숫대살무늬로 주방 상부장을 제작해 서까래와 조화를 이뤄 더욱 한옥 분위기가 난다.
주방 개수대와 아일랜드 식탁을 이어 ‘ㄷ’자로 제작한 주방. 아일랜드 식탁엔 간단하게 손을 씻을 수 있는 싱크볼을 설치했다.
주방 옆에 있는 다용도실. 아파트 생활 때 부족했던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주택 뒤에 있는 장독대와 연결해 편리함도 고려했다.
풍경 끌어들인 공간 배치

건축주는 건강한 주택을 원했다. 자연 친환경 공법으로 시공하는 황토와나무소리를 선택한 이유기도 하다. 돌, 나무, 흙 등 자연 재료로 집을 짓는 황토와나무소리는 단열재도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다. 황토벽돌 사이에 왕겨숯을 채우는 방식의 ‘왕겨숯단열벽체’는 열관류율이 0.22W/㎡·K(두께: 200T / 시험실 환경: 온도 10℃, 습도 45%R.H. / 벽체 구성: 황토미장 45㎜+부직포 1㎜+왕겨숯 단열층 120㎜+열 반사 단열재 10㎜+황토미장 45㎜(저온 측))라 단열 성능을 만족시키고, 재료 특성상 습도를 조절에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유지하면서 유해물질이 제로인 건강한 공간을 제공한다.


“확실히 아파트에 살 때하고 달라요. 잠을 자보면 알아요. 아들도 아토피 때문에 고생했는데, 여기에 와서 거의 나았어요.”

찜질방은 평소엔 책을 읽거나 쉬는 용도로 또는 게스트룸으로 사용한다.
자녀 방.

주택 구조는 단순하고 규모는 부부가 생활하기 편하도록 단층으로 계획했다.

“딸은 주로 이탈리아에서 머물러요, 얼마 전에 잠시 쉴 겸 해서 여기서 같이 생활하고 있는데, 다시 돌아갈 예정이죠. 아들도 공부 때문에 곧 독립해요. 처음부터 2층은 관리하기 힘들고 비효율적이라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안방 드레스룸 상부에 작고 아늑한 다락 하나는 만들었어요. 집중할 일이 필요할 때 책을 읽거나 조용히 쉬고 싶을 때 이용합니다.”

거실에서 본 찜질방과 자녀 방.

정남향으로 남쪽에 넓은 마당을 두고 뒤쪽에 인접해 앉힌 주택은 뒤편에 간단한 장비와 물건을 보관할 수 있게 2m 정도 거리 뒀다. 텃밭을 일구기 위해 동쪽은 담과 5m 띄고 정갈하게 밭고랑을 만들어 각종 채소를 심었다. 도로는 서쪽과 강 따라 남쪽에 인접했는데, 조망을 고려해 대문과 태양광 패널을 얹은 주차장을 서쪽에 두고 남쪽에는 강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쪽문을 냈다. 


주택을 앉히기 전에 건축주와 황토와나무소리 양재홍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논의한 건 집 안에서 강을 바라볼 수 있는 구성과 배치였다. 그래서 마당은 도로와 약 1.5m 레벨 차를 두고 또다시 기초를 지면에서 60㎝가량 높여 거실과 안방에 앉아 강을 조망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요즘처럼 선선한 날에 풍류를 즐길 수 있도록 누마루를 설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방은 총 3개가 있는데, 1개는 황토의 특징을 누리도록 찜질방으로 구성했다. 찜질방 옆에는 자녀 방을 나란히 배치하고 맞은편에 거실과 주방, 안방을 배치했다. 거실은 서까래를 드러낸 디자인이라 기본적으로 천장이 높아 단열 효율성을 고려해 실링팬을 설치했다. 주방 뒤쪽엔 펜션이 있어 세로 폭이 좁고 가로로 긴 창을 내 원활한 환기 기능만 갖췄다. 주방 옆에 마련한 넓은 다용도실은 아파트 생활에서 부족했던 수납공간을 해결하고 장독대와 연결한 뒷문을 별도로 설치해 편리한 동선을 제공한다.

창문을 통해 누마루와 연결한 안방은 침대에 앉아서도 경호강을 감상할 수 있다.
안방 드레스룸.
안방 화장실. 모던한 디자인에 건식으로 연출해 쾌적하다.

건축주는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을 의뢰해 집 안 가구를 통일했다. 또한, 다용도실 바닥 타일, 아일랜드 식탁 싱크볼, 건식 욕실 구성, 빨래 건조대, 디테일한 마감 등 건축주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이러한 세심함은 석유시추선 내 대규모 호텔을 시공 감독한 건축주의 경력과 이어진다. 이 때문에 양 대표는 시공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했지만, 설계 시공에 조예가 깊은 건축주와 대화가 깊어갈수록 서로에 대한 신뢰와 정은 두터워졌다고 한다.

드레스룸 상부에 있는 다락. 다락은 건축주 서재이자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안방에서 본 누마루.

마당엔 오두막 감성을 담은 야외 파티용 작은 농막이 있다. 많은 지인이 한꺼번에 몰려왔을 때를 대비해 준비해 놓은 것이다. 간단한 조리시설을 갖춘 농막 앞에는 족히 8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대리석 회전테이블이 있고 그 옆에는 주문 제작한 바비큐 그릴과 직접 만든 아궁이에 올린 가마솥이 다음 파티 때를 기다리고 있다. 농막과 담 사이에는 바비큐 파티를 풍성하게 꾸며줄 작은 텃밭이 있고 농막 외벽에 설치한 넝쿨 지지대에는 작고 예쁜 여주가 매달려 있다. 이곳의 정취와 여유, 먹거리를 체험한 지인 가운데 돌아가기 싫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동쪽 마당에 마련한 텃밭. 건축주는 청정지역에 건강한 주택을 짓고 땅을 일구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마당 한편에 오두막 감성을 담은 농막과 회전테이블, 그릴, 전용 텃밭 등을 설치해 많은 사람이 모여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야외 바비큐 파티 공간을 만들었다.
경호강을 감상할 수 있게 도로보다 레벨을 높여 터를 다지고 주택과 어울리는 담을 설치했다.

이탈리아에서 성악을 하는 딸이 쉬러 오면서 오랜만에 네 식구가 한자리에 모였다. 하나같이 웃음이 넘치고 친근하다. 이들 가족과 잠시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듯하니 멋진 풍경은 차치하고서라도 건축주 가족의 밝은 에너지가 돌아서는 발길을 아쉽게 한다.

대문에서 바라본 모습. 찜질방을 데우는 아궁이에 기와지붕을 얹어 전체 통일성을 부여하면서 더욱 웅장한 모습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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