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는 화가는?

조회수 2019. 11. 29.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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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출처: 애플

애플의 아버지 스티브 잡스의 서재에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책이 많았다고 한다.


18세기 신비주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에 대해서

"지칠 줄 모르는 관심"이

생긴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출처: 테이트브리튼

하지만 계몽주의의 한복판인 18~19세기를 살았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당대의 영웅이었던 뉴튼을 혐오했다. 그는 이성만을 잣대로 세계를 바라보는 뉴튼식의 과학이 상상력의 여지를 없앤다고 생각했다.


최첨단 과학의 산물인 스마트폰을 만든 스티븐 잡스가, 이성과 과학을 혐오했던 신비주의 예술가 윌리엄 블레이크를 좋아했다는 건 다소 아이러니다.


그러나 상상력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던 게 '아이폰'인 만큼 실재나 현실보다 상상력과 영감을 창조의 근원으로 여겼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스티븐 잡스와 묘하게 겹쳐지는 지점이 있다.

출처: 테이트브리튼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서는 윌리엄 블레이크 특별전이 개최 중이다. 그는 자연의 외관을 모사하는 초상화나 풍경화를 싫어했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상상력 넘치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창조해나가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환상적인 스타일을 만들어나갔다.


또한 기이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수채화를 많이 그렸다. 또 단테의 <신곡> 밀턴의 <실락원> 등에 삽화를 그리기도 해 회화에 비해 수준이 낮다고 여겨졌던 삽화의 위상을 한 층 높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블레이크의 판화, 회화, 삽화를 그린 출판물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특히 판화 작업을 많이 한 블레이크는 1788년 릴리프 에칭relief etching이라는 판화의 새로운 양식을 개발해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하고 색을 입히는 방식의 작업을 해나갔다.


그가 살았던 시기, 영국은 한 편에서는 급진적인 생각이 퍼져나가고 다른 한편에서는 제국주의 강화로 전쟁에 대한 불안이 팽배했었는데, 블레이크는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혁명 등의 자유와 저항의식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릴리프 에칭의 방식으로 담긴 책들을 발간했는데, 이 책들에는 혁명, 성적 자유, 노예 무역 등 당대의 가장 긴급한 도덕적, 정치적인 문제들이 다소 모호하게 암시돼 있었다.

욥에게 역병을 들이붓는 사탄Satan Smiting Job with Sore Boils

윌리엄 블레이크는 성경의 내용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을 많이 그렸다. <욥에게 역병을 들이붓는 사탄Satan Smiting Job with Sore Boils>이라는 이 작품은 사탄이 욥을 고문하는 모습인데, '욥기'에서 신은 욥의 가족을 파괴하고 극심한 시련을 겪도록 강요한다.


그러나 신이 예언한 대로 욥의 신앙이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건강, 부, 가족의 회복 등 신으로부터 보상을 받는다. 

출처: 테이트브리튼
네브카드네자르Nebuchadnezzar

<네브카드네자르>도 성경의 '다니엘서'에 등장하는 인물을 그린 작품이다. 네브카드네자르는 자만심 때문에 정신을 잃고 동물적인 광기로 전락해 소처럼 풀을 먹고 살아가는 바빌론의 왕인데, 윌리엄 블레이크의 그림에서는 수염과 손톱 발톱을 전혀 다듬지 않은 채 짐승처럼 네 발로 바위틈으로 기어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출처: 테이트브리튼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The Ancient of Days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The Ancient of Days)>는 블레이크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들어했던 작품으로 굉장히 창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속의 인물은 유리즌Urizen이라는 블레이크가 상정한 우주의 창조자를 상징하는데, 그는 콤파스를 이용해 공간을 측정하고 있다. 세계를 창조한 신의 위대함을 기린 듯한 작품이다. 

출처: 테이트브리튼
뉴튼Newton

작품 <뉴튼Newton>에서도 뉴튼은 콤파스를 들고 있다. 뉴튼을 싫어했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이성이라는 작은 컴퍼스를 갖고 세상을 재단하려는 뉴튼을 비판하기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출처: 테이트브리튼
동정Pity

<동정Pity>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멕베스의 작품의 시구에서 따왔다. 이 시기 그는 셰익스피어나, 존 밀턴 등의 작품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출처: 테이트브리튼
The Spiritual Form of Nelson Guiding Leviathan

넬슨 제독으로 잘 알려진 넬슨은 프랑스와 싸운 영국의 전쟁 영웅이다. 이 그림에서는 넬슨은 성서 속 괴물로 등장하는 리바이어던을 제압하고 있다.


사람들은 큰 뱀에 묶여서 고통스러워하는데, 흑인으로 보이는 바닥의 인물만 뱀의 사슬에서 벗어나 있다. 혼돈과 파괴의 끝에 새로운 자유와 영혼의 재탄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분석된다.

윌리엄 블레이크가 살았던 당시 그는 괴짜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받곤 했다. 그러나 후대에 그는 '완전히 독창적인 새로운 종류의 인간'으로 재평가받았다.


천사와 유령을 만나는 신비체험을 했다고 말하며, 과학을 '죽음의 나무'라고 비난한 그는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관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가 창조한 상상의 세계는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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