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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비건도 반한다는 비건 빵집 어디?

조회수 2020. 2. 20. 1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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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의 빵

채식주의자의 식탁에 빵이 빠질 수는 없을 터. 각각의 사연을 가진 네 명의 채식주의자에게 물어봤다. 당신의 ‘인생 빵’은 무엇인가요?

 

간헐적 채식주의자의 캉파뉴
‘뺑드빱바’만의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캉파뉴, 바게트와 브로트.

영국에서 15년 정도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지 8년 차다. 엄청난 육식파였는데 자연주의, 환경,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내가 얼마나 채식을 참고 견딜 수 있을지 그 한계가 궁금했던 것 같다. 일 년간 페스토 베지테리언으로 지냈고 현재는 쉬고 있다. 물론, 다시 돌아갈 의지는 강력하다. 아침엔 견과류 한 줌과 삶은 비트와 사과를 넣어 갈아 마셨고, 겨울을 제외하고는 본가 마당에서 채취한 무농약 채소를 먹었다. 잼은 딸기와 레몬만 들어간 영국의 슈퍼잼을 애용했다. 압구정 ‘뺑드빱바’는 100% 비건 빵집은 아니지만 정말로 건강한 빵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집이라 애용한다. 오후에 가면 인기 빵은 하나도 안 남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지만 반대로 아주 늦게 갈 경우 사장님이 종종 서비스를 챙겨주시기도 한다. 호밀로 만든 펌퍼니클, 고구마와 견과류가 들어간 러스크가 맛있다.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설탕과 버터를 넣지 않고 밀로 만든 캉파뉴. 아주 클래식한 맛이랄까.

- 김소형(29cm 커머스 운영기획 팀장)


Location 뺑드빱바(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20길 15).

Time 매일 08:00~20:00, 일요일 휴무.

Tip 나처럼 먼 거리에 사는 고객이라면 일주일치 식량, 아니 빵을 잔뜩 산 후 냉동실에 보관해도 된다. 그때그때 토스터기에 해동해 먹어도 맛에는 손색이 없으니까.


완전 채식주의자의 초코칩 쿠키
현미 초코칩 쿠키뿐만 아니라 레몬 케이크, 단호박 무스 케이크 등 갖가지 비건 디저트를 갖춘 ‘플랜브이’.

원래는 우유와 해산물, 육류를 피하고 달걀 같은 알류는 먹는 오보 베지테리언이었다. 그때는 막연히 동물성 단백질 섭취에 대한 갈망과 결핍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 일 년 전 지인이 비건을 시작하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완전 채식주의로 전환했다. 요즘엔 혈색이 좋아졌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고구마나 아몬드유, 두유를 매일 먹는다. 초반엔 비건 가공식품을 식사 대용으로 종종 먹었는데 점점 셀룰라이트가 생기는 것 같아 이제는 피하고 있다. 주변에서 “제한이 많아서 힘들겠다” “먹을 게 있긴 하냐”는 말을 자주 듣는데 전혀. 생각보다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비건 음식은 아주 많다. 집 근처 ‘플랜브이’의 메뉴도 그중 하나. 케이크와 쿠키, 파운드케이크 등 모든 메뉴가 비건일 뿐 아니라 글루텐프리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현미 초코칩 쿠키는 디저트계의 평양냉면이랄까. 한입에 화려하고 자극적이진 않아도 먹고 나면 또 생각나는 맛.

- 상아요니니(유튜버@sanga_yonini)


Location 플랜브이(서울시 성동구 뚝섬로3길 9).

Time 매일 12:00~21:00, 월요일 휴무.

Tip 수제 아몬드유는 사장님이 직접 손으로 짜는 공정이라 주말에만 맛볼 수 있다. 비가공 아몬드의 고소함이 낯설다면 비정제 설탕을 조금 첨가할 것.


비건 커플의 귀리빵
‘브로테나인’의 빵들은 대부분 담백한 편이지만 팥빵, 애플파이 등 달콤한 디저트류도 있다.

넷플릭스에서 〈What The Health〉라는 비건 다큐멘터리를 본 게 시작이다. 달걀 하나가 담배 다섯 개비만큼 몸에 해롭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나는 5년간 담배를 끊어서 내 몸이 건강하다고 자만하던 상황. 그런데 내가 먹던 고기가 담배보다 나쁘지 않다니 억울하기도 했다. 다큐에 나온 정보의 근거를 찾아보다가 건강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진지한 자세로 채식을 시작했다. 일 년 정도 제대로 임했지만 잦은 식사 약속으로 완전히 지키진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비건으로 살기란 굉장히 힘들더라. 식사 약속들로 한번 무너지면서 선택지가 없거나 경제적이지 않거나 맛이 별로다. 다행히 비건인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동물성 식단은 아예 섭취하지 않는 비건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여자친구와 자주 찾는 빵집은 판교에 위치한 ‘브로테나인’이다. 모든 빵을 천연 발효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통밀, 야채 등 발효종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달지 않으면서 고소한 귀리빵, 현미빵을 선호한다. 우리 커플에게 빵은 디저트보다 밥 같은 존재이니까.

- 이형주(프로 서퍼)


Location 브로테나인(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267번길 7-10).

Time 평일 11:00~20:00, 주말 11:00~18:00.

Tip 영업 시간을 믿지 말 것. 주중에도 대부분의 빵이 오후 3시면 동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36년 차 페스코 베지테리언의 호밀빵
채식주의자의 빵

삼겹살이었나?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어린 시절 고기를 먹다가 크게 체하고 나서 육식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고쳐보려고 병원도 다녀봤지만 소용없더라. 그후로 지금까지 36년 차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살고 있다. 단백질은 두부와 콩으로 대체해서 먹고 산나물, 야채 샐러드를 특히 좋아한다. 지금은 바빠서 손을 놓고 있지만 한때는 베지테리언 맛집 블로그도 꽤 열심히 운영했다. 요새는 지인인 영화감독 이철하가 운영하는 ‘브레드피트’라는 빵집에 자주 간다. 원래 이곳의 대표 메뉴는 우유크림빵과 벚꽃빵이지만 베지테리언인 나는 호밀이 30% 함유되어 있는 호밀빵을 자주 사 먹는다. 평일 저녁엔 거의 품절이라서 미리 예약을 해두고 방문하는 편. 매장에서 직접 키우고 관리하는 발효종 덕분인지 특유의 향기가 매력적이고 화학 재료,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서 소화가 잘 되는 것도 장점.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쫄깃하고 보들한 식감이 예술이다. 

- 박준희(제이에스티나 마케팅 부장)


Location 브레드피트(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86).

Time 평일 09:00~20:00, 토요일 09:00~18:00, 일요일 휴무.

Tip 계절 한정 메뉴인 ‘벚꽃 앙금빵’은 그해 핀 벚꽃을 소금에 절여서 팥빵 위에 올린 제품. 논비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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