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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러' 안재홍, 강하늘이 스카이다이빙을 해낼 수 있었던 이유

조회수 2020. 3. 2. 14: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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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왔다면 (스카이다이빙) 안 했죠."
“혼자 만약에 아르헨티나에 왔으면, 동생들을 만나기 전에 왔다면 (스카이다이빙) 안 했죠.”

스카이다이빙을 위해 경비행기에 몸을 실은 안재홍은 코피가 (살짝) 흐르자 놀란 표정이 됐다. 과도한 긴장 탓이었을까. 그래도 이젠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날아오른 비행기는 주변을 선회하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 나갔다. 그 안에서 안재홍이 잔뜩 긴장해 있는 사이에 전문 스카이다이버는 아예 잠이 들었다. 그만큼 (자신들의 사무실이) 안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지상으로부터 3km 떨어진 상공, 비행기 밖으로 몸을 내민 안재홍은 (스카이다이버의 안내에 따라) 하늘 속으로 뛰어내렸다. 극도로 쌓여 있던 긴장감이 환희로 바뀌는 데 걸린 시간은 찰나였다. 낙하산이 펴지기 전의 그 짧은 시간 동안 안재홍은 낙하가 주는 쾌감을 만끽했다. 짜릿함이 굳어 있던 몸을 휘감았다. 낙하산이 펴진 이후에는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며 감동에 사로잡혔다.


아르헨티나로 떠난 안재홍이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오로지 옹성우 때문이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출발하기 전부터 도착한 이후까지 옹성우는 자신의 버킷리스트인 스카이다이빙에 대해 얘기했다. 형들에게 수시로 스카이다이빙의 매력을 어필하던 옹성우의 진심이 안재홍을 움직였던 것이다. “소중한 이 여행과 시간이 잘 남았으면 좋겠어서 같이하고 싶었어요, 같이.”

강하늘도 같은 생각이었다. 처음엔 손사래를 쳤던 그는 옹성우가 혼자 스카이다이빙을 하면 너무 외로울 것 같다며 동참을 선언했다. “어마어마하지?” 먼저 뛰어내렸던 안재홍이 소감을 묻자 강하늘은 “살면서 해볼 수 없는 경험인 거 같아요. 고소공포증이 있든 없든 해봐야 하는 거 같은데? 위(하늘)에서 멈춰 있어, 시간이.” 강하늘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고, 그 여운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여행은 그 자체로 낯선 일이지만, 여행이 계속되다 보면 그 안에서도 일정한 루틴이 생긴다. 주로 가던 곳을 가게 되고, 늘 하던 일을 하게 된다. 스스로가 허용하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 루틴을 벗어나는 경험을 여러 차례 하게 된다. 평소의 나라면 절대로 가지 않았을 장소에 간다거나 절대 하지 않았을 일까지도 하게 되는 것이다.


옹성우가 없었다면 안재홍과 강하늘은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산 텔모 사장에서 느긋하게 쇼핑을 하면서 스카이다이빙 광고 전단을 보며 코웃음을 쳤을지 모른다. 물론 스카이다이빙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시간을 즐길 수 있겠지만, 새로운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타인이 주는 자극은 여행을 훨씬 풍요롭게 만든다.

JTBC <트래블러-아르헨티나>는 ‘함께’ 하는 여행에 초점을 맞춰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의 여행을 이야기하고 있다. 분명 류준열과 이제훈이 출연했던 쿠바 편에 비해 여행자의 개별성은 줄었다. 여행자 한 명을 깊이 들여다볼 시간은 적어졌지만, 더불어 하는 여행의 맛은 커졌다. 같은 경험을 함께 공유한 그들은 어느새 서로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고 훨씬 더 친해져 있었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대한민국 역시 유례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지만, 여행자들에게도 가혹한 나날이다. 현재 대한민국을 입국 금지 또는 제한한 국가는 79개국으로 늘어났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금,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트래블러> 같은 여행 프로그램일 것이다.


안재홍, 강하늘, 옹성우의 여행을 지켜보면서 코로나19의 유행이 가닥이 잡히면 그땐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향이 좀 달라도 좋겠다. 분명 나의 루틴 바깥에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이 자리 잡고 있을 테고, 그 기회를 통해 삶의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될지도 모르지 않을까.

* 외부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님의 기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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