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고기는 물론 우유·달걀도 안 먹는 여배우도 반했다

조회수 2020. 9. 18. 15:1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동백꽃·어하루..인기 드라마는 모두 거쳐간 이 케이크
앙금으로 꽃을 만드는 떡케이크
2개월만에 창업…아르바이트와 병행하기도
드라마 종방연 컵 케이크 타워가 효자 상품

“여기 위에 있는 꽃 먹어도 돼요?”


‘굥이네 케이크’ 노태경 대표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노 대표는 “앙금으로 만들어서 당연히 드실 수 있다”고 대답한다. 굥이네 케이크는 앙금으로 만든 꽃을 떡 케이크 위에 올리는 ‘앙금플라워떡케이크’ 가게다. 앙금은 흰 강낭콩으로 만드는 달콤한 속재료다. 이 앙금으로 장미, 작약, 수국, 카네이션 등 다양한 꽃을 만든다. 앙금플라워떡케이크는 부모님 선물이나 축하 파티용으로 인기가 많다. 1달 주문량이 100개는 거뜬히 넘는다는 굥이네 케이크 노태경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굥이네 케이크 제공
굥이네 케이크의 다양한 앙금플라워떡케이크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 청담동에서 굥이네 케이크를 5년째 운영하는 노태경입니다. 제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을 지었죠. 떡 케이크 가게를 열기 전에는 카페에서 바리스타 일을 했어요.”


-굥이네 케이크를 창업한 계기는.


“바리스타 일을 10년 정도 했는데 일을 오래 하다보면 지루해지는 시기가 오잖아요. 새로운 취미생활이라도 하고 싶어서 정보를 찾아봤습니다. 하루짜리 앙금플라워떡케이크 수업이 있었어요. 손재주가 정말 없는 편이라 ‘완성 못할 것 같지만 떡이나 먹자’는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습니다. 용케 케이크를 만들어서 부모님, 친구에게 자랑했죠. ‘정말 네가 만들었냐’고 놀라면서 감탄하는 반응이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본격적으로 앙금플라워떡케이크를 배울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규 수업을 들으면서 창업 결심을 했죠.” 

출처: 본인 제공
굥이네 케이크 노태경 대표

-창업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2015년에 창업했는데요. 무모하게도 2개월 배우고 바로 창업했습니다. 다른 분들께 이렇게 창업하지 말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가게 운영이나 홍보 등 창업 방법을 잘 모르는 상태로 시작했습니다. 처음 6개월은 카페 아르바이트와 병행했죠. 수익이 너무 안 나서 직접 배달 서비스도 했습니다. 케이크를 직접 가지고 가서 얼굴 보고 인사하는 모습을 좋게 봤나 봐요. 고객님이 다른 고객님을 소개해 주는 식으로 조금씩 손님이 늘었습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소통도 시작했고요. 8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창업 후에도 많이 배우러 다녔어요. 꽃을 예쁘게 디자인하기 위해 꽃꽂이 수업을 다녔습니다. 사업에 접목할 수 있을까 싶어서 베이킹도 배웠고요. 기본이 되는 떡이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떡도 따로 배웠죠. 겉으로만 화려한 게 아니라 맛도 있어서 단골이 많습니다. 60% 이상이 재구매 고객이에요.”


-앙금플라워떡케이크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떡케이크는 보통 시루떡의 한 종류인 설기로 만드는데요. 먼저 설기를 찌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설기가 식는 동안 모양 깍지로 앙금 꽃을 만들죠. 떡이 식고 앙금 꽃도 다 만들면 장식을 합니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이라 시간이 꽤 걸려요. 처음 창업했을 때는 케이크 하나 만드는 데 하루가 다 갈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2~3시간 정도로 줄었죠. 드라마 종방연 축하 케이크로 자주 나가는 ‘컵 케이크 타워’가 만드는 데 가장 오래 걸립니다. 컵 케이크 100~150개를 만들어야 해서 설기만 3~4시간 찌죠.”

출처: 굥이네 케이크 제공, 임수정 인스타그램 캡처
OCN 드라마 '보이스3' 종방연 케이크를 세팅하는 노태경 대표(왼쪽 사진)와 배우 임수정 SNS에 올라온 종방연 케이크(오른쪽 사진)

종방연 컵 케이크는 굥이네 케이크의 효자 상품이다. 배우 팬클럽이나 제작사에서 종방 기념 케이크를 주문한다. 작년에만 ‘동백꽃 필 무렵’, ‘어쩌다 발견한 하루’,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천리마 마트’ 등 인기 드라마에 축하 케이크를 보냈다. 2016년 한 연극 배우의 공연 축하용 케이크을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엔 여러 사람이 먹기 편하도록 단순히 설기를 조각낸 형태였다. 연구를 거듭하며 컵 케이크로 탑을 쌓는 모양으로 발전했다.


-매출은.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행사가 많은 5월 성수기 때는 케이크 200개 이상을 팝니다. 성수기가 아닌 달에는 보통 100~120개 정도를 만들고요. 주문은 예약으로만 받습니다. 떡을 미리 만들면 수분이 날아가서 그때 그때 만들어야 하거든요.”


-수업도 한다고요.


“요즘엔 코로나19 때문에 1대1 수업만 하고 있지만 평소에는 원데이 클래스부터 4주 과정 수업, 창업반 수업, 출장 강의 등으로 다양합니다. 일주일에 4일 정도는 수업이 있어요. 수업은 누구나 들을 수 있지만 창업을 위해 배우는 사람은 끈기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분야라서 쉽게 도전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희 일이 보통 혼자서 하는 일이라 처음 창업하면 자리잡기가 힘듭니다.”


-굥이네 케이크만의 매력은.


“앙금에 천연 색소만 씁니다. 다양한 색을 내기가 쉬워서 인공 색소를 쓰는 분도 있지만 굥이네 케이크는 천연 재료를 고집하고 있어요. 떡도 쌀, 물, 설탕 정도만 들어갑니다. 밀가루를 못 드시는 분이나 유제품 알러지가 있는 분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종방연 케이크를 보냈던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임수정 배우는 비건(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인데요. 팬클럽에서 케이크를 고를 때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요. 채식주의자도 저희 케이크는 문제 없이 드실 수 있습니다.”

출처: 굥이네 케이크 제공
천연색소로 색을 내는 굥이네 케이크

-앞으로의 목표는.


“앙금플라워떡케이크를 더 알리고 싶습니다. 이미 유명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여전히 위에 꽃은 못 먹지 않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보기에만 좋은 케이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종방연 케이크도 앙금플라워떡케이크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더 맛있고 예쁜 케이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jobsN 김미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