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먹으니까 사진 찍히는 게 싫었어요."

조회수 2020. 3. 27. 0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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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그레이가 만난 서른 일곱 번째 아빠의 이야기와 사진을 담았습니다.
조병엽(59, 회사원)

뒤를 돌아보면 만족할 수 없는 게 당연하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후회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노력을 하면서, 백 퍼센트 만족할 수는 없음을 인정하면서 살아간다고 했다. 후회하려고 뒤돌아보는 건, 결과든 과정이든 아닌 것 같다고.  그래서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고 했다. 

- 사모님이 너무 밝으세요, 자녀분들이랑 친하게 잘 지내시죠?  

 

+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전혀, 전혀, 전혀. 자상하게 대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원래 자녀들에게 아버지라는 인물이 주는 캐릭터는 희생과 책임이 동반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녀들이 그런 부분을 알지 못해 서먹서먹한 것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느끼게 되더라고요. 이해하게 되고요. 아버지의 위치, 역할, 책임감, 즉 "이럴 수밖에 없었겠구나” 이런 걸요. 

 

+ 그 이해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게 나와 집사람의 책무인데, 집사람이 애들을 잘 키워서 그 시기가 제법 많이 당겨진 것 같아요.   

 

- 사모님 얘기 좀 해주세요.  

 

+ 연인이라는 건 말이죠. 즉, 나의 영원한 배필은 정말 운명처럼 다가온다는 말, 그거 정말 맞아요. 나는 누구랑 얘기를 하면서 떨린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딱 한 사람, 우리 와이프를 처음 만났을 때. 나 떨렸어요. 그냥 떨렸어. 그 친구가 운명이라는 걸 느꼈다고 할까요.  

 

+ 와이프가 몸이 많이 약했어요. 나는 늘 그냥 에스코트를 하고 다녔어. 지금도 그렇고요.  

“내 변명일 수도 있어, 내 친구들은 준비하고 있더라고..”  

 

그는 앞으로의 인생을 크게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기성세대 남편들에게 가장 큰 짐이 되는 부분이라 준비를 안 할 수는 없지만,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그가 어떻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그래서 앞으로의 인생을 염두에 두고 오늘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그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아닐까라고.  

#OFFTHERECORD  

 

남편 : (웃으면서) 나 잘하지?  

아내 : (나에게) 우리 신랑이 나 엄청 많이 찍어줬거든. 무릎 꿇고, 엎드리고~~. 그래서 저렇게 잘하나 봐~~  

 

꽃샘추위 때문인지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그의 아내는 정작 자신도 추울 텐데, ‘춥지?’ 하며 연신 나와 정현을 챙겼다. 그의 아내가 목도리를 매어줄 때의 따뜻함이 아직도 선명하다. 

#아빠에게  

 

사진 찍기를 싫어하시고 오직 어머니 사진만 열성적으로 찍어주시는 아버지를 보면 '아버지는 사진 찍으시는 게 싫으신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사진 찍으실 때 모델처럼 폼을 잡으시는 것을 보고 아버지도 어머니처럼 좋은 옷 입혀드리고 멋지게 입혀드려서 사진을 많이 찍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니 옷 사드릴 때 아버지 옷도 좀 사 입으시고 불편하시더라도 어머니랑 여행 다니실 때는 멋지게 쫙 빼입고 다니세요. 이젠 어머니 혼자서만 찍으시면 사진이 외로워 보입니다. 아버지가 항상 어머니 옆에 계셔주시면 어머니가 좋은 옷 입으시는 것보다 더 멋있게 나오실 테니 꼭 옆에서 함께 찍어주세요. 아버지와 어머니 덕분에 항상 함께하는 가족이 되어 저는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지나가면 서서히 잊힐 추억들, 언젠가 다시 한 번 또렷하게 기억에 남도록 사진 한 장 남겨두면 좋지 않을까요?  

 

#남자는죽을떄까지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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