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무원 시험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생긴 일

조회수 2020. 9. 18. 10: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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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이래 첫 공무원 시험 연기..앞으로 어떻게 될까?

코로나19 여파에 공무원 시험까지 밀렸다. 공무원 시험은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부터 치러지기 시작했다. 자격시험이 아닌 임용을 목적으로 지금과 같은 공개채용 시험이 도입된 것은 1963년이다. 공무원 시험 71년 역사상 이례적인 일이 2020년 생겼다. 감염병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시험 일정이 밀린 것이다. 정부는 공무원 시험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발표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공무원 시험은 그대로 열렸다. 코로나19에 미뤄진 시험 일정과 수험생 반응, 효과적인 공부법 등을 알아봤다.

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김소은과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송재림

◇5급 공무원 공채부터 경찰·소방공무원 시험 줄줄이 연기


가장 먼저 연기된 시험은 5급 공무원 공채, 외교관 후보자 선발 1차 시험,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시험이다. 위 세 시험은 2월29일 열릴 예정이었다. 당초 정부는 2월24일까지만 해도 시험을 예정대로 치를 계획이었다. 2월18일에는 고사장별 응시 인원 축소, 시험 전후 시험장 방역 소독, 모든 출입자 마스크 착용 등 방역 대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향후 7~10일 정도가 코로나 확산을 좌우하는 중대 고비라는 보건당국의 의견을 고려해 연기를 결정했다. 


이후 국가직·지방직 시험도 잇따라 밀렸다. 전국에서 수험생이 모이고, 밀집된 공간에 오랜시간 함께 있어 감염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3월28일 예정이었던 국가직 9급 공채 시험을 5월 이후로 잠정 연기한다고 3월3일 발표했다. 대부분 수험생은 “시험장 갈 생각에 불안했는데 다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은 “연기는 좋지만, 대략적으로라도 일정이 나와야 하는데 언제 열린다는 말이 없어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올해 국가직 9급 공채 응시 인원은 18만5203명이고, 경쟁률은 37.2 대 1이다.

출처: 조선DB
2018년 지방직 9급 시험이 끝나고 나오는 수험생들

같은 날 열릴 예정이었던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필기시험도 5월 이후로 미뤄졌다. 소방공무원 채용 시험에는 약 5만명이 응시할 예정이었다. 서울시도 3월21일이었던 제1회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및 경력경쟁 필기시험을 6월13일로 연기했다. 서울시는 지방직 공채에 앞서 사회복지·간호·토목직 등 현장 인력에 공백이 큰 직군을 중심으로 총 650명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퍼지면서 1회 시험을 지방직 공채인 2회 시험과 병합한다고 3월31일 발표했다. 서울시 1회 시험 응시자는 1만7345명이다.


3월 시험뿐 아니라 4월 예정인 시험들도 밀렸다. 경찰청은 4월4일 예정이었던 공채 시험과 경력채용 시험을 5월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하지 않았다. 경찰청은 신체·체력·적성검사 및 면접시험 등도 추후 공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4월11일인 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 및 일반직공무원 채용 필기시험도 5~6월 중으로 밀렸다. 하지만 4월25일로 예정된 국회직 8급 시험은 현재까지 일정 연기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6월 예정인 지방직·지방교육청 9급 시험은 그대로 치러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험 언제 치러질지 몰라 수험생들 불안 


공무원 시험 연기 근거는 공무원임용시행령 제48조다. 공무원임용시행령을 보면 시험실시기관의 장은 시험의 전부 또는 일부를 연기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단,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공고된 기일에 시험을 치르기 곤란하다고 판단될 때만 시험을 연기할 수 있다. 지방공무원임용령 제62조의 2도 시험 연기와 변경을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시험 일정이다. 서울시1 회 시험을 제외하고는 연기한 시험을 언제 치를지 아직 발표가 안 나왔다. 연기된 시험은 5월이나 6월 중 치러질 가능성이 높지만,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해외 유입 환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도 1회 시험을 4월 중 치를 계획이었지만, 다시 6월로 연기했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험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3년째 국가직 9급 시험을 준비한 강모(27)씨는 “앞으로 어떻게 시험을 준비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했다. 1년 전부터 3월 말에 맞춰 시험을 준비했기 때문이다. 그는 “5월에 열린다는 얘기가 많아 다시 마음을 잡고 실전처럼 준비해야 하는데 리듬이 깨져 공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출처: 조선DB
지난 1월 노량진 학원가

◇동요하지 말고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편 유명 한국사 강사 A씨는 유튜브 영상에서 “9급·소방·경찰 시험 연기는 찬스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위기 상황을 두고 ‘찬스’라고 표현한 것이 문제였다. 한 수험생은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는데, 어떻게 찬스라는 표현을 쓸 수 있냐”고 항의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였겠지만, 최소한 기회라는 발언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A씨측은 “묵묵히 공부에 전념해달라는 뜻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루하루 고통스럽지만, 시험을 준비하고 공부해야 하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공부에 전념해달라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해명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A씨는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출처: 조선DB
메르스가 유행했던 당시 공무원 시험장에서 체온을 재는 모습

표현이 다소 문제였지만, 전문가들은 동요하지 말고 착실하게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 합격전략연구소 남영택 소장은 “외부 요인에 흔들리면 실제 시험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합격에 대한 자신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효과적인 학습법도 공유했다. 남 소장은 “시험 일정에 맞춰 준비해 온 만큼 기출 문제 위주로 마무리 학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시험 한 달 전부터 실제 시험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에 맞춰 모의고사를 풀면서 실전 감각을 익힐 것을 추천했다. 또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고,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기보다는 기존에 공부했던 내용을 반복해 실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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