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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에서 삭제된 섬뜩해보인 원빈의 기이한 춤

조회수 2020. 5. 1. 09: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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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더> 비하인드&트리비아 2부

*영화 <마더>의 스포일러가 그대로 노출됩니다. 

1.장례식장 장면에서 18번이나 뺨을 맞은 김혜자

엄마가 문아정의 장례식장을 방문해 내 아들은 범인이라고 말하다가 유족들에게 제지당하다 급기야 뺨을 맞게 되는 장면. 완벽한 연기를 기대했던 봉준호 감독의 프로 정신탓에 이 뺨을 맞는 장면만 무려 18번이나 찍어야 했고, 김혜자는 무려 18번이나 맞아야 했다. 맞은 김혜자도 눈물이 나고, 때린 후배 배우도 미안해서 눈물이 났지만, 김혜자 역시 연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서 쉬지 않고 계속 촬영하자고 요구했다. 

2.봉테일을 만족 시키기 위해…전국 일주를 한 촬영팀

<마더>라는 영화가 지닌 주제와 테마에 맞는 장소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고자 했던 봉준호 감독은 제작전 촬영팀 스태프들을 3,4명으로 1팀을 만들어 DSLR 카메라를 한 대씩 주고 3팀 이상이 전국을 돌아 다니며 촬영 장소를 헌팅하도록 했다. 깐깐한 봉준호 감독의 눈을 만족시키고자 촬영팀이 전국을 돌아다닌 기간만 무려 6개월이었다고 한다. 

3.제작진을 고생시킨 '통곡의 벽'

도준이 엄마가 준 약을 먹고, 나중에 노상방뇨까지 하는 장면. 배경이 된 장소는 회색의 시멘트 색깔과 푸른색깔이 합쳐진 신비스러운 느낌을 자아낸 벽에서 촬영되었지만, 이 벽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 곳이며 제작진에게는 '통곡의 벽'이라 불린 곳이다.


사연은 이렇다. <마더>의 촬영을 맡았던 홍경표 촬영감독에 의하면 원래 촬영이 예정된 이 장소는 군산에서 어렵게 찾은 곳이었는데, 촬영을 2주 남기고, 군산시에서 이 벽을 베이지색 페인트로 칠해버려 본래 의도했던 색깔을 가려버린 것이었다. 이에 제작진이 다른 벽을 찾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고, 그 아르바이트생은 나홀로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국의 벽을 찾아 나섰다. 



영화의 설정상 원빈의 뒷모습만 보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은 카메라의 자동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벽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뒷모습 사진 수천장을 제작진에게 보냈다. 앞모습을 볼 수 없었던 알바생의 고군분투에 제작진은 감동했지만 안타깝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야 했다. 맨 처음 발견한 벽의 색깔과 배경을 마음에 들었던 봉준호 감독의 고집으로 결국 원래 군산의 벽에 배경 세트를 설치해 CG로 덧 잎히는 방식으로 원래의 배경을 되살리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이 통곡의 벽에는 스태프와 이름 모를 아르바이트생의 눈물겨운 사연이 담겨있다.


4.엄마는 왜 도준의 출소를 마중나가지 않았을까?

엄마의 범행으로 사건이 은폐되고, 장애를 지닌 청년 종팔이 누명을 받고 도준이 대신 감옥에 가게 된다. 엄마는 종팔의 딱한 사정에 미안함을 느끼며 울음을 터뜨린다. 그다음 장면 도준은 출소를 하게 되지만 왠일인지 엄마는 아들을 마중가지 않고, 그의 친구 진태와 여자친구가 대신 그를 마중 나온다. 원래 엄마와 종팔의 장면에서는 이병우 음악감독의 음악을 넣을 예정이었지만, 배우들이 이 장면을 너무 슬프게 연기한 탓에 굳이 음악을 넣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엄마가 마중 나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종팔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자 했던 엄마의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5.무명시절의 이미도, 곽도원, 이정은, 천우희가 출연

지금은 스타가 된 네 배우들의 무명시절을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다. 


이미도는 극 중 문아정의 친구인 여고생 흉터로 등장하는데 재미있게도 극 중 학교 명찰에 새겨진 이름이 이미도였다. 배우들의 이름을 극에도 그대로 활용하는 봉준호 감독만의 시그니처다. 함께 출연했던 유제문,전미선의 극 중 본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곽도원은 극 중 골목에서 불량배들에게 당하는 이미도를 구해주는 갈비집 사장으로 등장했으며, 극 중 불량배를 연기한 배우들은 충무로의 씬스틸러 고규필과 정영기다. 

이정은은 문아정의 친척으로, 천우희는 진구의 여자친구 미나로 모습을 드러냈다. 

6.시종일관 많이 충돌한 봉준호 감독과 김혜자

서로를 칭찬하며 훈훈한 모습을 보엿떤 봉준호 감독과 김혜자 였지만, 촬영 당시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정도로 충돌하는 일이 빈번했다.


첫 촬영날 부터 김혜자 배우가 긴장한 탓에 자신의 연기에 의문을 느껴 봉준호 감독과 오랫동안 의견을 나눈 바람에 촬영시간이 늦어지기도 했다. 또한 영화의 화면 비율과 촬영 방식이 클로즈업을 유도했는데, 다른 배우들은 자신의 연기가 잘 보인다며 만족한 반면, 김혜자는 자신의 나이든 모습이 부각된다며 짜증을 냈다.


가장 크게 충돌한 장면은 후반부 버스터미널 장면으로 엄마가 도준이 찾은 침세트를 보고 당황하는 장면이었다. 이때 김혜자의 연기를 표현하는 시나리오 지문에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너무나 모호한 표현에 기가 찬 나머지 김혜자는 봉준호에게 "대체 이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냐고, 봉감독이 직접 지어보라"라고 항의하자 돌아온 답변은 "그냥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시면 돼요"였다.


봉준호 감독의 무성의한 답변과 자신의 연기에 성이 차지 않은 김혜자는 촬영을 중단하고 차 안에 들어가 펑펑 울어야 했다. 그때 봉준호 감독은 김혜자를 설득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는데 문자 내용은 "세상이 환호할 때는 인정하세요"였다. 문자를 확인한 김혜자는 문득 '지금의 힘든 상태가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마음을 다잡고 다시 촬영에 임하며 난관이었던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안정되게 선보였다.


두 사람은 충돌은 예술적 충돌이었으며, 결과적으로 그때의 두 사람의 열정이 지금의 좋은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7.도준은 큰 그림을 위해 20년간 바보인척 연기했다?

<마더>의 개봉과 함께 한 네티즌이 네이버 영화 리뷰에 자신만의 주관된 해석글을 올렸는데, 지금까지 모든 과정이 도준의 복수였다는 내용이었다. 어렸을적 엄마가 동반 자살을 하려다 실패한 것에 대해 도준이 바보인척 연기하다 결국 때에 맞춰 동반 살인사건으로 복수한 것 이라고 해석했는데, 해석 내용이 나름 그럴듯하게 보여서 네티즌들로부터 많은 추천숫자를 받았다. 흥미롭게도 봉준호 감독도 이 리뷰를 읽어봤다고 말하며, 2008년 1월에 시나리오를 쓰던 당시에 그런 방식을 메모한적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해당 네티즌의 해석이 맞다고 인정하기 보다는 매우 흥미로웠다는 반응이었다. 

8.봉준호 감독이 관광버스 장면을 생각해낸 사연

영화 마지막에 등장한 관광버스 춤은 이 영화의 주제이자 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이유였다. 고등학생때 오대산에 수학여행을 갈 때 관광버스에 내리지 않고 춤만 추는 아주머니들을 보며 의아함을 느꼈다. 당시에는 그 모습이 추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저렇게 라도 놀려는 엄마들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면서 슬프고, 그리고 처절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이 모습 그대로를 영화를 통해 형상화 하기로 결심했다. 

9.삭제된 장면 원빈의 흑역사? 조금 섬뜩해 보이는 <마더> 춤연기 장면

영화에 삭제된 장면으로 혹시 도준도 엄마처럼 뭔가를 하지 않을까 해서 촬영한 장면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어쩌면 이 장면이 예고편이나 DVD 서플먼트로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김혜자가 춤 장면을 찍는 날 원빈을 불러서 김혜자가 했던 춤을 똑같이 춰보도록 요구했다. 무표정한 모습으로 춤을 추는 원빈의 모습이 웃기면서도 이상하리 만큼 묘한 기분을 가져다준다. 봉준호 감독 본인은 "선과 악과 아무생각이 없는 물고기 표정"이라며 웃으며 이 장면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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