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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도 끄떡없어 '갓뚜라기'로 불리는 기업의 성공 비결

조회수 2020. 5. 10.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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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는 역시 귀뚜라미'라는 카피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귀뚜라미 보일러의 광고.

이름만 들어도 저절로 떠오르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면서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귀뚜라미 보일러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로 뻗어나가며 그 기술력을 입증한 귀뚜라미 보일러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갓뚜라미’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과연 어떤 점이 평범했던 귀뚜라미 보일러를 추앙하게 만든 것일까?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로켓트 보일러가 귀뚜라미 보일러로
귀뚜라미가 선보인 국내 최초의 연탄 보일러

1962년 출범한 귀뚜라미 보일러는 국내 최초로 온돌은 물론 온수난방까지 할 수 있는 연탄보일러를 개발해냈다. 연탄보일러는 기존 연탄 난방의 가장 큰 문제였던 가스 중독 문제는 해결하되, 취사와 난방, 따뜻한 물로 목욕까지 가능했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국내 보일러 시장을 순식간에 장악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서 연탄보다 연료가 보편화되었고, 귀뚜라미 보일러는 이러한 흐름에 맞게 국산 1호의 기름보일러를 제작해냈다. 이후 1980년대에 국민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기름보일러 수요가 늘어났고, 귀뚜라미 보일러는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귀뚜라미 보일러의 인기가 높아지자, 로켓트 보일러는 아예 사명을 변경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기름보일러는 한 가지 단점이 있었다. 보일러실이 좁아 보일러에 한 달 사용분의 기름 탱크만 부착할 수 있었다. 또한 기름이 소진되었을 때 공기를 제거하고 다시 기름을 주입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존재했다. 이 점을 파악한 귀뚜라미는 연료가 소진되기 전 ‘찌르르’하는 소리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 원래 사명보다 ‘귀뚜라미 소리가 나는 보일러’로 유명세를 떨치게 되면서, 결국 귀뚜라미는 사명을 ‘로켓트 보일러’에서 지금의 ‘귀뚜라미 보일러’로 교체하게 되었다.

귀뚜라미 효과? 이름 바꾼 후 승승장구
귀뚜라미는 8년 연속 러시아 냉난방 전시회에 참가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후 귀뚜라미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1970년대부터 중동,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수출 건은 1999년 중국 톈진에 공장을 설립할 만큼 많아졌다. 이외에도 러시아,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해나가며 위상을 높여갔다. 그러나 19990년대부터 1가구 1주택이 보편화되면서 보일러 수요가 줄어갔고, 결국 국내에서 정체기를 맞이하게 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보일러를 원격제어할 수 있는 귀뚜라미의 IoT 기술

귀뚜라미는 이에 굴하지 않고 각종 사업을 다각화 해나가며 국내 정체기를 벗어나고자 노력했다. ‘거꾸로 두 번 타는 보일러’를 개발해 에너지 절약에도 힘쓰는가 하면, 보일러에 IoT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귀뚜라미는 정체기를 완벽하게 극복했으며, 매출 1조 원을 넘는 냉난방 에너지 그룹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갓뚜라미'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1978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였다.

지난 2016년 9월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후, 귀뚜라미 보일러로 고객센터로 ‘보일러가 멈췄다’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모두 지진 피해 지역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러나 소비자 불만과 달리, 보일러는 고장이 아니었다. 20여 년 전부터 지진 피해를 예견해왔던 귀뚜라미 보일러의 지혜였다.

귀뚜라미는 국내 가스보일러 중 유일하게 지진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보일러는 지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가동을 중단시켜, 가스 누출·화재·폭발과 같은 사고를 막는다. 만약 지진이 멈췄다면 버튼 하나를 눌러 다시 보일러를 가동하면 된다. 귀뚜라미 보일러가 타기업 제품보다 다소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이유도 이 지진 대비 시스템 때문이다.

귀뚜라미의 이러한 안전 시스템은 최진민 명예회장의 안전 철학과도 연관이 깊다. 그는 보일러 제조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다. 안전장치로 인해 원가가 상승할 수도 있지만, 최진민 회장은 “안전과 타협은 없다”며 안전 철학을 고수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소비자는 귀뚜라미를 ‘갓뚜라미’라 칭하며 기술력에 박수를 보냈다.

뛰어난 기술력 이어 각종 사회 공헌 활동까지

귀뚜라미범양냉방은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11년 연속 '품질경쟁력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귀뚜라미는 뛰어난 기술력과 더불어 경영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006년 귀뚜라미 그룹으로 편입된 귀뚜라미범양냉방은 신용등급이 CCC+에 불과했다. 귀뚜라미 그룹은 품질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귀뚜라미범양냉방을 변화시켜나갔고, 그 결과 12년 만에 신용등급 A+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뿐만 아니라 매출액 역시 2006년에 비해 600억 원이나 증가하며 국내 주력 냉난방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귀뚜라미 그룹 임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나눔 축제 봉사에 참여하면서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 공헌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귀뚜라미는 귀뚜라미 복지 재단과 귀뚜라미 문화 재단을 통해 34년에 걸쳐 450억 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20여 년 동안 직원들과 함께 사회복지시설 봉사 활동도 진행하면서 진정한 나눔 경영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귀뚜라미 그룹은 앞으로도 쭉 봉사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 밝히며 사회 공원 활동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귀뚜라미 보일러의 지진 대비 시스템 설치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도 이 같은 안전 시스템 도입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 '태양광 발전설비 지원 사업'에 귀뚜라미의 기술이 도입되기도 했다. 안전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품질 경영 시스템, 그리고 사회 공헌 활동까지. 귀뚜라미가 국내 보일러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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