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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하는 랜선 집들이

조회수 2020. 5. 27. 14: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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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Writer 정준화 : 디지털 기획자. 틈나는 대로 좋아하는 것들에 관해 쓴다.




카드값 총량의 법칙 같은 게 있는 모양이다. 코로나 19로 일상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났는데도 지출의 규모는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그 내역이 달라지기는 했다. 일례로 외식이 줄어든 정도와 반비례해 식자재 주문은 크게 늘었다. 어느덧 봄이 시작됐지만 굳이 새 옷을 살 생각은 들지 않는다. 대신 하우디에서 판매 중인 리빙 제품에 자꾸 눈을 주게 된다. 얼마 전에는 베란다에 둘 화분까지 서너 개 사들였다. 부담스러워서 다마고치도 키우지 않았던 내게는 새삼스러운 시도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가 사는 공간을 잘 돌보고 싶은 욕심도 점점 커지는 중이다.

유튜브에서 틈나는 대로 인테리어 관련 콘텐츠를 검색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집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다 보니 슬슬 다른 집들의 대문 안쪽이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뭐든 응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건지려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나중에는 카메라를 따라 낯선 공간 구석구석을 기웃거리는 경험 자체를 즐기게 됐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취향, 그리고 생활 습관에 따라 자신의 환경을 설계하고 채운다. 빈 상자 같던 건물은 정성스럽게 고르고 배치한 물건들에 의해 비로소 누군가의 개인적인 영역이 된다. 그래서 집을 구경하는 건 그곳에 사는 사람을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다.

침대에 드러누워 손가락으로 전 세계를 헤집고 다닌 끝에 구독하게 된 채널들이 있다. ‘Architectural Digest’ ‘Never Too Small’ 그리고 ‘이티아오’ 등은 흥미로운 공간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완성도 높은 영상으로 소개한다. 다른 이들의 집을 구경하면서 거꾸로 나의 취향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된 것 같다. 하나 같이 근사한 인테리어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드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추리게 됐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괜찮은 출발점이다. 집을 채우는 작업은 무턱대고 브랜드 카탈로그를 뒤지기에 앞서 자기가 바라는 바를 분명히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니까.




Architectural Digest

‘아키텍추럴 다이제스트(Architectural Digest)’ (이하 ‘AD’)는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디자인 및 건축 전문 매거진이다. 여느 매체들과 마찬가지로 종이 잡지뿐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도 상당히 적극적인데, 유명인들이 자신의 공간을 직접 소개하는 ‘오픈 도어(Open Door)’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시리즈다. 규모가 어마어마한 레니 크라비츠의 브라질 농장이라든가 풍차를 개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햄프턴 별장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스마트폰을 끄고 우리 집 거실로 돌아오기가 조금 망설여진다.

그런데 여러 호사스러운 타운하우스나 빌라, 혹은 아파트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들었던 한 곳이 있다. 바로 LA에 자리 잡은 배우 다코타 존슨의 집이다. 여느 스타들의 으리으리한 저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담해 보이는 이 목조 주택은 1950~60년대풍의 가구와 소품, 그리고 다양한 식물들로 편안하게 꾸며져 있다. 저런 곳에 산다면 매일 휴가를 떠나온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하다.



ARTEMIDE - 에클리세 테이블램프 오렌지





다코타 존슨의 파티에 초대된다면


혹시라도 이 배우의 집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선물로는 아르테미데의 오렌지 컬러 에클리세를 고르겠다. 비코 마지스트레티의 1965년도 디자인을 재현한 이 테이블 램프는 미드센트리 풍 인테리어에 완벽하게 어울릴 거다. 회전식 셰이드로 광량을 조절하도록 한 아이디어 덕분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제품이다.




Never Too Small

모두가 할리우드 스타처럼 살 수는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전용 제트기로 별장들을 순례하는 대신 월셋집의 부족한 공간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주말을 보내곤 한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대리 만족을 안겨주는 ‘AD’의 유튜브 콘텐츠와 비교하면 ‘네버 투 스몰(Never Too Small)’의 효용은 훨씬 실용적인 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영상 감독이자 디자인 애호가인 콜린 치의 개인 프로젝트로 시작한 이 채널은, 2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모을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콘셉트는 간단하지만 솔깃하다. 작은 공간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한 집을 소개하고, 내부를 설계한 건축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

1930년대에 지어진 멜버른의 카이로 플랫은 ‘네버 투 스몰’의 취지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공간이다. 해당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자 건축가인 마이클 로퍼는 몇 년 전 이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약간의 리디자인을 감행했다. 건물 자체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지키면서 생활을 위한 기능성을 신중하게 보완한 그의 아파트는 작은 집에 대한 편견을 편안하게 허물어뜨린다. 필요에 따라 커튼으로 실내의 풍경을 간단하게 바꾸어 놓는 아이디어는 특히 눈여겨 볼 만하다.

BRABANTIA - TASTY+ 서빙스푼 plus 스크래퍼 그레이프레드
BRABANTIA - TASTY+ 감자으깨기 plus 스푼 허니 옐로우




멜버른의 카이로 플랫에서 살게 된다면


작은 집에 살 때는 쇼핑에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수납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살림의 다이어트가 필수적이다. 제품 하나에 두 개 이상의 기능을 갖춘, 브라반티아의 테이스티 플러스 컬렉션은 이런 경우에 특히 유용하다. 커터 겸 뒤지게, 스푼 겸 스크래퍼, 스푼 겸 으깨기 등의 조리 도구는 좁은 주방에서도 근사한 요리를 완성하도록 돕는다.




이티아오

‘한 개’라는 뜻을 가진 이 디지털 미디어는 이름처럼 2013년부터 하루에 한 개씩 양질의 자체 비디오 콘텐츠를 위챗에 업로드하며 단단한 팬덤을 구축했다. 공예, 사진, 건축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다루는 채널이지만 유독 눈에 띄는 건 집에 대한 이야기다. 이티아오의 관심사는 뻔하게 팬시한 공간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숲속의 사원 같은 일본 사진가의 미니멀한 주택뿐 아니라 바닷가 동굴에 꾸며진 태국 탐험가의 은신처도 공평하게 소재로 다룬다. 공간 만큼이나 흥미로운 건 그곳을 택해서 자신의 방식대로 활용 중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스승의 4층짜리 건물에 세 들어 사는 예술학도 리유의 에피소드가 인상적이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구현한 인테리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아트 프로젝트 같다. 창밖의 자연과 느긋하게 소통하는 항저우 외곽의 빌라는 여백이 많은 그림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IITTALA - 버드 바이 토이까 서울 버드




항저우의 4층짜리 빌라를 위한 제품을 고른다면


자연 친화적인 예술가의 공간에 어울릴 만한 오브제를 하우디에서도 쇼핑할 수가 있다. 이딸라의 버드 바이 토이까는 핀란드 유리 공예의 대가인 오이바 토이까의 컬렉션이다. 재치 있게 표현된 새의 특징과 다채로운 색감이 눈을 즐겁게 한다. 한국 사람들은 아무래도 서울 버드라는 이름을 가진 모델부터 주목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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