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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감탄하게 되는 김태리가 왜 천재인지 보여준 이장면

조회수 2020. 6. 17. 15: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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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 비하인드 & 트리비아 1부

*주의:영화 <아가씨>의 결말과 스포일러가 그대로 노출됩니다!

1.원래는 서부극을 선보일 예정 이었는데…엎어져서 준비한 작품이 <아가씨>

박찬욱 감독은 <스토커> 이후 할리우드 제작사와 함께 '난폭한 영화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서부극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박찬욱 감독이 각색한 각본을 할리우드 제작사가 너무 많이 고쳐버린 바람에 프로젝트가 엎어졌다. 결국 그 대안으로 '용필름' 임승용 대표가 제안한 사라 워터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핑거 스미스'의 리메이크인 <아가씨>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후 2019년 박찬욱 감독이 엎어졌다고 한 문제의 서부극은 <브리건드 오브 래틀클릭>으로 알려졌으며, 아마존 제작에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을 맡아 박찬욱의 차기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 보도되었으나, 아직까지 소식이 없고 IMDB에 공식 프로젝트 목록으로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제작 미정이거나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2.<아가씨> 영화화를 결정시킨 원작 소설의 명장면들

박찬욱은 원작소설 '핑거 스미스'의 일부 장면에 '끌림'을 받고 영화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원작이 영국 소설이 지니고 있는 생생한 묘사를 지니고 있어서, 소설 속 인물들의 감정에 절로 공감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숙희(김태리)가 히데코(김민희)의 목욕을 도우면서 입안을 골무로 문질러 주는 장면과 두 여성이 침대에서 첫 관계를 갖기 전 속마음을 숨기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박찬욱 감독이 꼭 영화화하면서 담으려 했던 원작 소설의 장면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디션에서는 숙희와 히데코가 침대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활용했다.

3.원래는 안 웃기려고 했는데…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늘어난 유머러스한 장면

<아가씨> 촬영 전 박찬욱 감독은 씨네 21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믹한 대목이 많이 들어가지 않을 작품이 될 것이라 예고했었다. 하지만 막상 공개된 영화에 배우들의 연기와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목에서 예상외로 위트가 많아 이전에 이것을 물어본 기자가 어떻게 유머가 늘어나게 되었냐고 묻게 되었다. 이에 감독은 "현장의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유머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배우들이 약간 더 파고들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원래부터 유머를 기대하게 만든 배우였고, 숙희역의 김태리가 예상외의 표정 연기를 선보여서 유머를 기대하게 했다. 히데코가 숙희에게 신발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과 엉엉 울다가 갑자기 멈추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순간이 사랑스럽고 웃겨서 그런 면을 부각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4.꽤 큰 의미가 있는 극 중 주인공들 이름 유래

주인공 숙희와 히데코의 작명에는 사연이 있다. 김태리가 연기하는 숙희는 원작 '핑거 스미스'의 주인공 '수'에서 따온 이름으로 그녀를 부르는 애칭이 '수키'여서 이를 한글식으로 바꾼 것이 숙희가 되었다. 김민희가 연기한 히데코는 박찬욱이 존경하는 일본 감독 나루세 미키오의 페르소나인 일본 여배우 타카미네 히데코의 이름에서 따왔다.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에서 타카미네 히데코가 보여준 캐릭터는 독립적이면서 주체적인 여성이란 점에서 <아가씨>의 히데코와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


조진웅이 연기하는 코우즈키는 상월(上月), 윗 상에 달 월에서 온 이름이며, 하정우가 사기용으로 쓰는 후지와라 백작은 본인들이 귀족의 성으로 쉬이 떠올릴 수 있는 품위 있는 이름이라서 지었다. 그리고 후지와라의 본명인 고판돌은 제주도 사람이라는 설정에서 판돌을 가져왔다.


5.진짜 일본인도 헷갈릴 정도로 일본어를 너무 잘한 배우들

한국 영화지만 일본어 분량이 많고, 극 중에서는 일본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도 있기에 감독은 배우들에게 6개월간의 일본어 교습을 받도록 지시했다. 김민희의 경우에는 일본인 현역 배우 2명이 특별히 교육했을 정도로 진짜 생생한 일본어를 구사하도록 했다. 덕분에 배우들 모두 수준급의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김태리와 조진웅의 일본어 연기를 현지 일본인들도 극찬했다. 무엇보다 조진웅의 일본어 연기에 감탄한 이들이 많았는데, 배우들의 일본어 연기를 지도했던 일본인 배우 타카기 리나는 "조진웅 배우의 코우즈키는 '맞아. 일본에 저런 할아버지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었다"라며 그의 일본어 연기를 극찬했다. 

6.제작진을 가장 곤혹스럽게 한 비싼 소품들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기에 고증이 더해진 세트장과 관련 소품들을 준비해야 했다. 디테일함은 기본이며, 아름답고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의 시선을 즐겁게(?)하기 위해 제작진이 준비한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 때문에 의외의 영화 속 도구들에 꽤 값비싼 예산이 투입되었다.


미술팀이 공들여 그린 히데코의 초상화는 그 시대의 정서와 영국의 정서가 함께 담긴 특별한 그림이어야 했는데, 미술팀이 섭외한 화가가 의외로 이 정서에 맞게 그림을 잘 그려서 완벽하게 표현될 수 있었다. 물론 그림에 들어간 예산은 만만치 않았다.(영화 촬영이 끝나고 해당 초상화는 화가가 가져감)


미술팀이 또다시 공들인 소품은 분재였다. 히데코, 코우즈키 서재에 각각 놓인 분재들은 모두 분재 장인들이 기르던 것들이라 제작진의 상상을 초월한 가격이었다고 한다.(특히 코우즈키 서재의 분재가 가장 비쌌다고 함) 시대 배경에 맞게 준비한 가구, 식사 집기들 모두 많은 비용을 지출하며 대여한 것들이다.


가장 비싼 소품은 히데코 방에 등장한 일본식 인형으로 히데코와 숙희의 관계를 나타내기 위해 일본의 인형 장인에게 특별히 부탁해 대여한 소품이다. 박찬욱 감독과 제작진이 일본 로케이션 스카우트 도중 우연히 발견한 인형이었다. 너무나 비싼 인형이어서 제작진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공수할 때 따로 비행기 좌석 하나를 마련해 그 자리에 인형을 모셨다고(?) 한다. 참고로 인형이 흰옷을 입은것은 원전사고로 피해를 입은 일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고싶었던 인형 장인의 진심이 담긴 의도였다. (백작이 유화 물감으로 가져다 달라고 하자 숙희가 히데코 방에서 유화물감을 가져올때 등장한 두 인형, 영화의 러닝타임 39분 28초에 등장한다. )


7.알고보면 꽤 많은 사연과 의미가 담긴 아가씨의 목욕씬

히데코의 목욕 장면에서 박찬욱 감독은 욕조를 본차이나와 같은 고급 욕조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포기해야 해서 아쉬웠다고 언급했다.


당시 이 장면을 촬영할 때 김태리가 의도했던 대로 연기를 못해서 박찬욱 감독은 "너 연기 학원 끊어서 배우고 왔냐?"라고 핀잔을 줬다. 이때 극 중 욕조의 물소리와 대사가 겹쳐서 녹음 기사가 처음부터 다시 가자고 요구했고, 덕분에 김태리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의도한 대로 연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영화는 히데코가 숙희의 팔꿈치를 쓰다듬은 장면을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데, 박찬욱 감독은 이 장면에서 히데코를 아기 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싶어서 이러한 행동을 지시했다. 과거 아기였던 조카가 엄마 젖을 먹을 때마다 엄마 팔을 붙잡는 모습을 보고 이 장면을 생각했다.


히데코가 목욕할 때부터 먹었던 이 사탕은 이후 영화 속 베드신에서도 활용되는데 영화 덕분에 해당 사탕을 제조한 업체의 사장이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8.박찬욱 감독의 딸이 이 영화의 스태프로?

박찬욱 감독의 딸이 이 영화의 미술팀 스태프로 참여했다. 아버지가 감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게 싫어서 조용히 스태프로 합류했는데, 이미 많은 스태프들도 알고 있었다. 막내여서 바닥 걸레질 같은 허드렛일만 했고, 촬영장에서 아빠인 박찬욱과 눈을 마주치면 질색을 하며 '다른 곳으로 가'라는 의사를 눈빛으로 보냈다고 한다. 젊은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라서 각본 단계부터 딸의 의견과 조언을 들었고,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영화 현장이 힘들어서 영화 일은 다시는 안 하겠다고 하니…박찬욱 2세의 탄생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법도 하다. 

9.수많은 아기들 때문에…가장 어려운 촬영이었다는 '보영당' 촬영씬 비하인드

수많은 아기들에 둘러싸인 채 이 아기들을 돌보는 보영당 장면은 배우들 모두의 혼을 빼놓았다는 장면. 아기들의 울음소리를 듣는것도 힘든데, 날씨까지 더워서 현장은 난리도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하정우가 연기하는 백작이 등장해 연극 연기를 연상시키는 도둑계획을 이야기하는 대목은 정말 대단했다고 한다. 그것도 이 장면은 롱테이크로 진행되어서 모두를 감탄하게 했다. 물론 아기들의 울음소리 때문에 배우들의 목소리는 후시녹음으로 진행되었다.


10.김태리의 천재성과 센스가 돋보였던 '손털기' 즉흥연기

극 중 히데코와 뜨거운 밤을 보낸 숙희가 다음날 백작의 계획에 훼방을 놓자 백작이 숙희를 숲속으로 몰래 데려가 다투는 장면. 이 장면에서 하정우는 김태리의 한쪽 손을 빼서 자신의 중요 부위를 만지게 한다. 다소 민망한 장면이었지만, 캐릭터 표현을 위해 이 장면을 택한 하정우의 모습에 박찬욱 감독은 감탄했다고 한다. 하지만 감독을 더 감탄하게 한 장면은 김태리의 연기였다. 백작의 중요 부위를 만지고 거친 육두문자를 날리며 뒤돌아 걸어가는 장면에서 더럽다며 손을 터는 장면은 그녀의 즉흥연기로 감독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 중 하나다. 숙희의 저돌적인 성격과 백작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이 한 장면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덕분에 관객들은 이 장면에서 묘한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2부에서 계속…



*자료출처


<아가씨,2016 & 아가씨 박찬욱 감독 인터뷰> - 네이버 영화 스페셜 리포트 2016년 6월 9일

<[스페셜] <아가씨> 본격 스포일러하는 인터뷰 - 박찬욱 감독에게 묻다> - 씨네 21 2016년 6월 6일

<박찬욱 "학대 받은 아가씨 행복해야만 했다"> - 한국일보 2016년 6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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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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