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진 않지만, 특별하지도 않은 '엘리온' CBT 체험기

조회수 2020. 7. 27. 18: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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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PC MMORPG '엘리온', 주말 동안 테스트 진행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엘리온'의 CBT가 진행됐다. 주말, 그것도 딱 정해진 시간에만 게임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엘리온' 덕분에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사카이 진'을 '코툰 칸' 앞에 다시 데려다 놓는 것은 다음 주로 미뤄졌다.

  

물론 아쉽긴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한국 게임의 미래'를 조금 일찍 체험해 보는 것인데 이건 또 괜찮은 일이다. 누군가는 정말 해보고 싶었던 걸 할 수 있는, 어찌 보면 정말 운이 좋다는 뜻이니까.

  

MMORPG에 기대하는 것은 게이머마다 다르다. 사실 워낙 할 게 많은 장르다 보니 자신의 코드에 맞는 콘텐츠 한 가지 정도는 걸릴 수밖에 없다. '뭐 하나는 걸리겠지' 하며, 넣을 수 있는 것은 다 때려 넣는다. PVP, PVE, 강화, 채집, 낚시, 제작 등 어떤 걸 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평가는 달라진다. 이건 '엘리온'도 마찬가지다.

나는 고전 MMORPG인 '와우'를 굉장히 오랫동안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신 유행의 MMORPG를 보는 시각이 관대하다. 뭘 하든 와우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은 캐릭터를 예쁘게 꾸밀 수도 있고, 배경이나 스킬 그래픽도 화려하고, 보상도 퍼준다. 일단 '때깔' 그리고 모션이나 '타격감' 같은 건 밋밋한 맛의 와우에서 느끼기 힘든 것들이다.

  

그렇다고 다른 게임을 좋게 평가하진 않는다. 엄격한 기준이 있다. 한 게임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다른 신작들에 별로 관심이 없어진다. 결국 뭘 하든 '다시 와우'가 된다. 게임에 인생이 동기화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딱 '이래도 싫고, 저래도 싫은' 게이머인 내가 느낀 '엘리온'은 어떤 게임이었는지, 과연 한국 MMORPG는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CBT의 내용을 조금 정리해봤다.


'엘리온'은 최신 유행의 콘텐츠와 하드웨어 스펙을 염두에 두고,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MMORPG 팬들을 보고 만든 게임이다. 과연 이 게임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한국 게임의 미래는 어떨지 미리 경험해 본 것을 정리해봤다.

  

'엘리온'은 두 가지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진영만 다르면 필드에서 한바탕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PVP엔 별로 흥미가 없기 때문에 그냥 빨간색만 보고 '온타리'를 골랐다. 근데 고르고 보니까 문양이 사자네.

  

게임의 첫 관문 '커스터마이징'은 최신 게임답게 상당히 많은 부분을 만질 수 있다. 캐릭터의 얼굴 깎는 것을 좋아하고, 연예인 만들기를 잘하는 '커마 장인'이 충분히 좋아할 만하다. 디테일은 전문가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MMORPG의 캐릭터는 장비와 스킬 이펙트에 가려지고, 결국 뒤통수를 보는 시간이 더 많다. 때문에 기본 프리셋 중에 나와 비슷한 오크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사실 '가로쉬 헬스크림'을 한 번 만들어 보려고 했으나 워낙 똥손이라 5분 정도 만지다가 포기했다.

▶ 체형도 설정할 수 있다.

종족은 '휴먼, 엘프, 아인종, 오크'로 총 넷이다. 일단 예쁜 캐릭터에 휴먼과 엘프를 깔고, 귀여운 동물 캐릭터도 하나 넣고 개성이라고는 하지만, 구색을 갖추기 위해 '오크'도 넣었다. 판타지 RPG의 기초이자 정석 종족은 고를 수 있다. 종족이 적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요새는 대부분 게임이 다 그렇듯, 정식 서비스까지 야금야금 새로운 추가 종족을 공개할 게 보인다.

  

직업은 탱커, 근접 딜러, 원거리 딜러, 힐러의 역할에 맞춰 다섯이다. 상징하는 문장만 봐도 대충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온다. 직업에 대한 설명과 스킬 사용하는 영상이 조금씩 나오기 때문에 참고할 수 있다. 내가 고른 직업은 '거너'다. '쌍권총을 든 오크라니. 둠빠따나 피의 울음소리 같은 무기를 든 오크나 봤지 쌍권총은 또 뭔 조합이야'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내가 가진 '오크'의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신선한 느낌이라 좋았다.

▶ 게이머들의 다양한 취향을 위해 준비한 오크와 아인종
▶ 쌍권총 오크라니

초반 튜토리얼은 특별해 보이는 게 없다. 대충 기본 조작을 소개하고 '우리 게임 대충 분위기 요렇다' 정도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가장 먼저 느끼게 된 두 가지는 '그래픽 화려하네'와 '스팀 펑크의 유산은 그래도 남겨놨구나'였다.

  

전투는 논타겟으로 진행되는데, 스킬은 '락온' 개념이다. 쓰기 전에 적들을 한 번 훑어주면 광역기처럼 발동된다는 점이 신선했다. 시작부터 화려한 스킬 이펙트를 보여주지만, UI와 겹치다 보니 정신없는 느낌도 있다.

  

진행 중간중간 컷신이 등장하긴 하는데, 다 본 적 있는 익숙한 장면들이다. 목걸이의 레이저로 용을 잡는 장면이나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듯 주인공이 떨어지는 연출은 '대격변'과 '티리엘'이 생각났다. 그래도 중세 판타지에 비행선과 태엽 장치의 기계 용이 등장하는 게 그리 나쁘진 않았다.

▶ AIR가 남긴 유산
▶ 서양 중세 판타지와 기계의 조합

튜토리얼에서 그냥 시키는 것만 잘 따라 하면 19레벨을 찍고 첫 거점에 도착한다.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회색 산맥'에 도착하면 바로 '도약'과 '활강'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AIR가 추구했던 그 '비행'과 '창공'이라는 유산이 남아있는 기술이다. 3대장 중 하나인 '날개'가 나왔으니 당연히 '펫'과 '탈것'도 바로 등장한다.

  

첫날 사람이 몰렸던 탓에 렉이 느껴졌다. '엘리온'은 이벤트나 특정 스토리 퀘스트에서는 독립 위상을 사용하고, 그 외에는 '채널'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정 퀘스트를 완료한 후 갑자기 게이머가 많아지면 게임이 끊기기도 했다. 참고로 내 그래픽 카드는 최후의 현역 'GTX 970'인데, 설정을 '높음'에 두고 플레이했다.

▶ 첫 거점 '회색산맥'
▶ 시작부터 날 수 있다
▶ 도약은 타이밍
▶ 잡템을 주워주는 애완동물

게임 초반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것은 바로 '유물'이다. '엘리온'의 특징 중 하나인 이 '유물'은 일종의 스킬 커스터마이징이다. 단순히 스킬의 레벨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총쏘기 1LV' '발차기 3LV' 같은 게 아니라 '유물'을 사용하면 스킬의 속성 자체가 달라진다.

  

이 '유물' 시스템은 내가 사랑했던 갓겜 '히오스'의 '특성'과 비슷하다. 15부터 30까지 유물력에 맞춰 4가지 특성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단일 대상 공격이던 스킬에 광역 대미지, 넉백, 속성 대미지의 효과를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물'의 효과는 범위 증가, 속성 추가, 스킬 쿨 다운, 치명타 버프 등의 효과가 있는 만큼 플레이어의 전투 취향에 맞게 조합할 수 있다.

▶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 유물 시스템
▶ 공짜는 없다

캐릭터의 스킬은 많은데, 처음부터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레벨이 되면 기술 도감 상점에서 스킬을 구매한다. 초반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9개 정도로 한정된다. 대신 다양한 스킬을 조합한 '프리셋'을 등록해놓고, 언제든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필드 사냥에는 광역 대미지 위주의 스킬, 네임드 보스에서는 단일 타깃의 스킬, PVP 전용 스킬 등 전투 방법에 맞춰 스킬을 저장해 놓고 불러올 수 있도록 마련한 것. 같은 직업이라고 무조건 똑같은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면 '대세 조합'이나 '국민픽' 같은 게 등장하겠지만, 게이머의 취향과 전투 방식을 살릴 수 있게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한 점은 좋았다.

▶ 입문자를 위한 추천 프리셋

'스킬'과 '유물' 다음으로 손이 가는 것은 바로 '강화'다. 스토리 퀘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온갖 보상 상자를 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 얻는 아이템 대부분이 '룬스톤'과 '강화석'이다. 최신 MMORPG답다. 게임 초반부터 '+를 붙인 아이템'을 한 번 써보라며 노골적으로 강요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시스템이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예상 가능한 방식이다. 우선, 무기와 방어구에는 각종 색깔의 소켓이 뚫려 있으며, 이 색깔에 맞춰 '룬스톤'을 끼우면 스탯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룬스톤은 '연마'를 통해서 레벨을 올릴 수 있고, 최대로 연마되면 한 단계 높은 등급으로 승급할 수 있다.

  

같은 색의 룬스톤을 많이 장착하면, 일종의 보너스 스텟인 '룬 특성'도 개방할 수 있다. 장비의 룬스톤 소켓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마을의 '룬스톤 재부여사'를 찾아가면 일정 확률로 소켓의 색을 바꿀 수 있다.

▶ 보석을 업그레이드하고 박는 건 '디아블로'와 비슷하다
▶ 룬스톤의 색깔마다 '룬 특성'도 개방된다.

장비는 일반부터 전설까지 색깔별로 등급이 나뉘어 있고, 각각의 '강화석'으로 플러스 수치를 붙일 수 있다. 일반은 기본 +1이 붙고, '세공된' '불안정한' 같은 강화된 '강화석'을 사용할 경우 한 번에 +2나 +3을 강화할 수 있다. 장비에 뚫긴 슬롯만큼 강화할 수 있는 횟수는 정해져 있고, 황금 슬롯은 더 높은 확률로 강화를 할 수 있는 구간이라는 뜻이다.

  

BM을 어떤 식으로 붙일지 대충 예상이 된다. '뻥튀기 강화, 실패 복구' 같은 재료 아이템이 모두 다 있다. 겉으로만 보면 누구나 쉽게 강화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게이머라면 이게 얼마나 많은 돈을 빨아먹는 콘텐츠인지 알 것이다. CBT 기간에는 퀘스트 보상, 접속 보상, 장비 분해로 충분히 강화를 경험할 수 있었지만, 정식 서비스 때는 이렇게 관대하진 않을 것 같다.

▶ CBT에서는 관대했지만
▶ 아마 이 '돌'이 가장 비싼 몸값으로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 강화가 있으니 당연히 마법부여도 있다

'유물' 세팅도 끝났고, 룬스톤 업글도 끝났으면 이제부턴 레벨업이다. '엘리온'의 레벨업 방식은 최신 유행 모바일 게임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한마디로 퀘스트의 바다에 빠져야 한다는 뜻이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최신 유행'의 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스토리 퀘스트를 메인으로 진행하면서, 서브 퀘스트로 레벨업 조건을 달성하는 방식이다. 특정 레벨까지 뚫지 못하면, 스토리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다. 이 부족한 레벨과 장비 파밍은 서브 퀘스트와 잡다한 던전 콘텐츠로 메꾼다.

▶ 이 많은 퀘스트를 한 번씩은 다 해야 한다는 뜻
▶ 적당히 해야지
▶ 최신 유행의 맛 '자동 이동'
▶ 결국엔 사냥이다

'어디 가서 몬스터 10마리 잡아 오세요'를 기본으로 깔아 놓고, '지루하면 우리가 준비한 각종 다양한 도전 콘텐츠를 한 번 해보세요'라고 소개한다. 대충 정리해보면 '배틀로얄, 전장과 투기장, 1인 던전, 5인 던전, 보물 던전, AI와 1:1 대전'인데 내 취향에는 모두 맞지 않았다.

 

이런 식의 '발목 잡고 늘어지기'는 오픈월드 게임이 자주 사용하 는 방법인데, 문제는 이걸 거치지 않으면 레벨업이 굉장히 더디다는 것이다. 딱히 보상도 없고 동기부여라고는 오로지 '경험치'인데 이런 과정을 좋아할 만한 게이머는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결국엔 사냥이다.

▶ PVP 콘텐츠 매칭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
▶ 온갖 스킬 이펙트로 떡칠이 된 33 투기장
▶ 결국엔 이름만 다르지 다 똑같은 '사냥'이다
▶ AI와 1:1은 전형적인 시간끌기 퀘스트
▶ 보물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다

중간중간 채집이나 연금술, 요리, 보물찾기 같은 퀘스트도 있긴 하지만, 이 콘텐츠를 주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잠깐 거쳐 가는 미니게임 아니면, 번거롭고 귀찮은 퀘스트 정도로 느껴졌다. '안 그래도 몬스터들을 10마리씩 잡아야 하는데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때려 넣은 개발사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게 요즘 나오는 게임들의 방식이라는 것도 충분히 안다. CBT 기간인 만큼 간단히 소개만 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은 좋다. 하지만, 정식 서비스까지 이런 다양한 콘텐츠를 넣을 계획이면, 뭔가 더 확실한 보상이나 동기부여가 필요할 것 같다.

▶ 집 꾸미기는 요즘 필수다
▶ 크래프톤이면 배틀로얄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 이제 슬슬 퀘스트 조건은 10마리에서 100마리로 늘어난다

'엘리온'은 CBT 기준 35레벨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다. 35레벨부터는 조금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세피로트'라는 특성 테크트리가 열린다. '이제부터 조금 더 확실하게 캐릭터의 스타일을 잡는다'라는 의미로 준비한 것 같은데 내가 느끼기에는 '아니 캐릭터까지 뭘 찍어야 줘야 하나?'라 생각이 먼저 들었다. 강화는 장비에서 끝났으면 좋을 것 같은데, 캐릭터까지 신경 써야 한다.

▶ 일종의 특성 테크트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드디어 하늘로 올라가서 비행선을 탈 수 있다. 지상에서 하던 사냥 노가다를 이제는 하늘에서도 해야 한다. 처음엔 비행선을 타고 미사일 같은 것을 쏴가면서 몬스터를 잡는 줄 알았다. 이 유형의 퀘스트는 '작살로 몬스터를 당겨와서 비행기 위에서 싸운다'라는 개념이다.

  

이 비행선 퀘스트를 위해서는 다른 유저가 사용한 후 기다려야 하는 쿨타임도 있고, 또 입장 티켓도 다시 사야 된다. 때문에 상당히 귀찮고 번거롭다. 게다가 한 번 떨어지면 끝없이 추락하니까 비행선 착륙장도 잘 찾아야 한다. 떨어지면서 하늘을 활공하는 기분은 좋았지만, 다시 돌아가 퀘스트를 할 생각을 하면 그 즐거움도 잠깐이다.

▶ 3분을 기다려야 한다
▶ 혼자서 갔다가는 이렇게 뚜드려 맞는다
▶ 하늘에서 활공하는 기분은 좋았다

'엘리온'이 이번 CBT에서 강조한 것은 '떼쟁'이다. 그것도 규모를 '80 VS 80'으로 잡은 대규모 진영전이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내가 하는 다른 게임에서도 '대규모 전장'이라는 콘텐츠가 있지만, 지금은 하는 사람이 없다. 5인 파티에만 가도 욕설과 정치가 난무하는데 그걸 80명이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이번 CBT에서는 하루에 세 번 진영전에 참여할 수 있었다. 유저들의 게임 진행을 조금 도와주기 위해 GM도 참여했다. 그만큼 신경 쓰고 있다는 뜻. 그러나, 엘리온을 아끼는 마음은 알겠지만 그렇게 큰 재미는 느끼지 못했다.

▶ PC 스펙이 안돼서 전부 회색으로 표시된다
▶ 주변의 무기는 모두 직접 조종할 수 있다

전투는 맵의 거점을 차근차근 점령하면서, 상대 진영으로 밀고 가는 것이 목표다. 발리스타나 대포 같은 오브젝트를 조종할 수 있고, 아군 진영의 마갑기와 함께 공격할 수도 있다. 거점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전면전뿐만 아니라 거점마다 난전이 계속 발생한다.

  

난전이 계속된다는 것은 결국, 온갖 스킬 이펙트로 화면이 지저분해진다는 뜻이고, 그만큼 PC에 열이 받는다는 뜻이다.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하다 보니 내 스펙으로는 모든 캐릭터를 제대로 불러올 수 없었고, 프레임 드랍이나 렉도 심했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조금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정식 서비스에서는 40분이나 되는 점령전을 할만한 이유가 필요해 보인다. 티어나 점수제를 도입하거나, 점령전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어딜 가든 전투가 일어난다는 것은 재미있지만, 이 콘텐츠가 꾸준히 80 대 80이라는 인원을 확보할 수 있을 만한 뭔가가 필요하다.

▶ 맵의 각 거점을 최대한 점령하는 것이 목표
▶ 점령ㄱㄱ
▶ 이번 CBT에서는 전설급 장비를 얻을 수 있었다

'엘리온'은 확실히 지금까지 나온 MMORPG의 장점들을 잘 추려서 담은 느낌이 난다. 게임을 하다 보면 검은사막이나 테라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만큼 '한국식 MMORPG'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 확실히 느껴진다.

   

좋은 것들만 담았으니 게임은 솔직히 나쁘지 않다. 개인적으로 기존의 AIR를 버리고, 논타겟 방식을 도입해 이만큼 다시 다듬은 것만으로도 놀랍다고 본다. 아마 이번 CBT를 참여한 많은 게이머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괜찮네. 나쁘지 않네'

  

하지만, 뭔가 아쉽다. 분명 해보고 싶고, 또 재미있는데 '엘리온'만의 확실한 색깔은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변화했지만 '확실한 한방'이 필요하다. '엘리온'만이 보여줄 수 있고, '엘리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 이게 필요하다.

글/ 더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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