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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 SK, LG 직원들을 가르치는 스타트업

조회수 2020. 7. 2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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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조교가 채점하다 만들었는데 28억 투자받은 코딩교육 서비스, 앨리스

비대면 코딩 교육 서비스로 28억 투자를 유치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시작해 회사를 창업하고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들의 모습을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군을 희망하는 이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오늘 EO가 만난 분은 온라인 코딩 교육 플랫폼을 운영 중인 앨리스의 공동창업자 김재원, 김수인 님입니다. 카이스트 대학원 조교시절 공동제작한 서비스로 28억을 투자받고 대기업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채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는 두 분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진 (왼) 김수인 (오) 김재원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재원 엘리스 대표를 맡고 있는 김재원입니다.


수인 연구 및 개발을 맡고 있는 김수인입니다. 엘리스는 코딩 교육 플랫폼으로 소프트웨어 기초 과목인 파이썬부터 인공지능까지 온라인 학습을 통해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온라인 상에서 학습자들의 행동 기록을 분석해 오프라인 수업에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재원 지금까지 약 5만 명 정도가 저희 플랫폼에서 코딩 교육을 이수했고, SK나 LG 등 대기업들이 앨리스와 제휴를 통해 코딩 전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은행권에서도 문의를 많이 주셔서 만 이천 명 가량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Q. 앨리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재원 저는 대학교를 캐나다에서 졸업하고, '애플 캐나다'와 '엔비디아' 등 IT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2012년도에 업계 내에서 인공지능이 핫한 키워드로 떠올랐는데,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어요.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중 지도교수님과 하버드에 8개월간 간 적이 있습니다. 하버드 연구실에서 동료 평가를 연구했어요. 연구를 마치고 카이스트로 돌아와 '카이스트 MOOC' CS 101에서 조교로 일하고 있는데, 일하는 방식이 너무 비효율적이었습니다. 800명의 학생 평가를 위해 조교 40명이 밤새 일하고 있었어요.


수인 카이스트에는 '카피 디텍터Copy Detector' 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코딩 과제가 카피본은 아닌지 검사를 하는 것이에요. 학생들이 과제를 제출할 때, 이 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해서 조교의 컴퓨터 시스템을 부수려고 한다든지, 억지로 백점을 맞을 수 있는 코드를 과제물에 심어서 보내요. 


이 방해 소스코드를 저희가 일일이 검사해서 추려내고 '카피 디텍터'를 발전시켜나갔습니다. 앨리스의 보안 시스템도 '카피 디텍터'의 알고리즘 발전과 동일하게 이루어졌고, 과제의 부정제출을 막기 위한 툴이 코딩 교육을 위한 툴로 발전하게 된 거죠.

Q.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면 수강생 이탈 문제를 극복하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수인 저희가 회사를 처음 시작할 당시는 대학의 온라인 강의를 서비스하는 *MOOC가 굉장한 인기를 누릴 때입니다. MOOC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기초 교양부터 전공 지식까지 다양한 학습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12주짜리 교육 과정의 학습 데이터를 살펴보면, 마지막 주에는 수강생이 한 명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이를 보고 여러 연구진들이 어떻게 하면 온라인 학습장에서 학생들의 이탈률을 낮출 수 있을까를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 MOOC : ‘온라인 공개 수업(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 대학 수업을 온라인으로 접속해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강의를 표현한다.



재원 저희가 이탈률 방지를 연구하며 실험용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파이썬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이 플랫폼 안에서 어떻게 교육을 수강하는지 테스트하고 학습 데이터를 모았어요.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 학습자가 짜놓은 소스코드를 실시간으로 피드백하고 이를 리더보드에 띄웠습니다. 학습자들의 코딩 성적에 따라 순위가 뜨니까 게임을 하듯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공부했어요. 


그리고 튜터들이 실시간으로 학습에 대한 빠른 피드백을 제공한 것이 결과적으로 코딩 교육 완주율을 높였습니다. 80% 이상의 학생들이 끝까지 학습에 참여했어요. MOOC의 20%에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였지요. 


이후에 옆에 계신 김수인 박사 연구원과 합심해서 온라인 머신러닝 캠프를 만들었는데 사이트를 열자마자 4천 명이 몰렸습니다. 서버 하나로 천 명의 학습자를 수용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계기가 됐어요. 오프라인 피드백의 한계를 온라인 캠프에서 찾았고, 그에 대한 논문을 써서 현재는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온라인 학습의 이탈률을 낮추기 위한 앨리스만의 장치가 있을까요?


재원 앨리스는 사업 초기 B2C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코딩 교육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해서 학습자들에게 제공했는데, 콘텐츠 제작 속도를 빠르게 유지하면서 교육 컨텐츠의 질을 높이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더구나 학습자 개개인의 동기부여를 저희가 일일이 돕는 것도 어려웠어요. 


그에 반해 B2B 사업은 회사 인사팀과 교육팀이 학습자들의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때문에, 저희는 코딩 교육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학습자들의 학습 욕구를 높이기 위해 포상휴가를 제공한 기업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앨리스를 통해 코딩 교육이 잘 이루어진 기업의 경우, 이천 명의 임직원이 평균 70시간 이상 학습한 데이터를 보였어요. 그중에서 코딩을 잘 짜시는 임직원분을 발굴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수인 온라인 교육의 한계를 빠른 피드백과 리더보드로 보충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플랫폼을 세밀하게 다듬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밍은 코드를 실행하는 환경이 교육자와 학생마다 다를 수 있거든요. 에러가 발생했을 때 이것이 환경에서 오는 에러인지, 학생의 코드가 잘못 짜여진 것인지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이 소요됐어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육자가 학습자의 코드를 바로 실행해서 에러의 소재를 빠르게 파악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Q. 앨리스는 투자나 매각이 아닌 회사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한 자립에 힘쓴다고 들었어요. 


재원 저희는 돈보다 자유에 집착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가난해도 자유로우면 된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실제로 대기업으로부터 회사 인수 제안을 받았는데 거절한 적도 있습니다. 현재는 앨리스를 서비스하는 구성원들의 수가 많아져, 알토스벤처스로부터 28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Q. 코딩 교육 열풍이 뜨거운데요. 앨리스가 바라는 코딩 교육 시장의 방향성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수인 요즘은 소프트웨어 기반이 아닌 기업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의 수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에요. 또, 개발자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잘 교육할 수 있는 교육자가 필요한데 그 숫자는 더더욱 부족한 상황입니다. 앨리스는 교육자 양성을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 


제게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관련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연구를 하면서 저는 혼자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회사를 경영하면서 '나 혼자 일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동료와 후배들이 더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로 코드를 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고 있어요.


지금 소프트웨어 분야는 업계 최고라고 일컫어컬지는 개발자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 살아남는 영역이에요. 엘리스는 모든 개발자들이 필요한 학습을 높은 수준으로 받을 수 있게끔 인도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글 유하영

chloe@eoeoeo.net


편집 유성호

hank@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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