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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반도> 김도윤 "연상호 감독과 말하지 않아도 통해"

조회수 2020. 7. 3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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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출처: 사진 오계옥(씨네21)

남자는 가족을 잃었다. 말쑥했던 그의 모습은 더벅머리와 억세게 난 수염으로 가려졌다.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은 남자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다시 죽음의 땅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 그 결정이 <반도>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

한정석(강동원)의 매형 구철민은 <반도>에서 쉽게 잊을 수 없는 캐릭터다. 누구보다 큰 고난을 겪고도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그는 김도윤에게 맡겨졌다. 작품의 핵을 관통하는 <곡성>의 양이삼처럼, <반도>의 구철민 또한 한정석을 뒤흔드는 키를 쥔 인물이다. 이처럼 특별한 존재감의 캐릭터들을 연기한 배우 김도윤을 만나 <반도>와 구철민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나눴다.

출처: 사진 오계옥(씨네21)

  • <반도>가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7월 23일 기준). 촬영하면서 고생 많이 했을 것 같아서 남다를 것 같다.

(관객들에게)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도 극장에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단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 감사하고... 감사하고... 

  • <반도>가 이전에 참여한 작품들에 비하면 규모도 크고, 세트촬영도 많았다. 처음 촬영장에 들어섰을 때 어땠나. 

로케이션 촬영보다 세트 촬영이 엄청 많았는데, 세트조차도 리얼하게 구현돼 오히려 더 진짜 같이 느껴진 부분도 있다.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등 상상력에 의존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런 것들도 프리비주얼(사전시각화)이 잘돼있었다. 컨셉 아트와 사진들을 접해서 ‘이렇게 구현되겠구나’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출처: <반도>
  • 영화에서 상체 노출 장면이 많다. 따로 준비한 방법이 있다면?

운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운동해서 빼면 근육이 잡혀버리니까. 오히려 비루해보이고 싶어서 굶어서 살을 빼는 방법을 썼다.

-<곡성> 때는 10kg정도 감량했다고 들었다. 

이번엔 그때만큼은 아니다. 4~5kg 정도 뺀 것 같다.  

  •  구철민을 연기할 때 만나지 못한 배우들도 많았을 것이다.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는데 못 만나서 아쉬웠던 배우를 뽑자면? 

(서대위 역의) 구교환씨. 현장에서는 많이 마주쳤다. 둘 다 큰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별로 없어서 연기 얘기도 많이 했다. 서로 “나 어땠어?” 물어보면서 꿈과 희망을 주는?(웃음) 촬영 중간에 편집본을 봤는데 연기가 너무 좋더라. 배우로서의 구교환은 원래 알고 있었는데, 기대했던 대로 독특하고 좋은 연기였다. 저 사람이랑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러면 (강)동원이형님이 섭섭해 할 것 같은데.

김도윤의 PICK을 받은 '서대위' 구교환
'한정석' 강동원은 매형 '구철민' 김도윤을 구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든다.
  • 안 그래도 강동원 배우 질문을 드리려고 했다. 연기호흡을 가장 많이 맞춘 상대인데, 함께 촬영하면서 어땠나.

(강동원은) 원래 말수가 많지 않다. 나중에도 말수가 많아진 건 아니었지만, ‘말을 아끼는 게 배려하는 거구나’ 느꼈다. 저도 사실 말이 많은 편이 아니다. 억지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아서 좋았고, 그래서 더 친해진 것 같다. (강동원이) 영화를 오래 하고 한참 선배시고, 나이는 또래지만(웃음), 내가 놓치는 것들에 대해 얘기를 해주는 게 정말 정확했다. 본인이 카메라에 나오지 않아도, 상대 연기를 해줄 때 진심을 다해서 연기해주는 점이 정말 고마웠다.

  • 구철민은 한정석을 흔드는 존재다. 둘의 관계는 극의 흐름을 바꿀 만한 것이어야 했으니까, 영화에서 그려지지 않은 두 사람의 관계를 정하는 게 중요했을 듯하다.

상상에 의존을 많이 했다. 정석과의 관계 변화가 보여야 하니까. 가족 같은 관계였지만 4년 동안 정석의 짐이 돼버린 것 같은, 정석의 골칫덩어리이자 애증의 관계로 변했다고 생각했다. 4년간 철민이 사고를 치면, 정석이 그걸 수습하면서 다녔을 것 같고.

-강동원 배우하고 같이 의견을 나누었나? 

구체적인 의견을 나누진 않았다. 기본적으로 둘이 상상한 부분들이 비슷했다고 느꼈다. 홍콩 사무실 장면에서 둘이 딱 마주치자마자 (강동원이) 한숨을 쉬었다. 아, 내가 생각한 거랑 비슷하게 생각했구나 싶었다. 

(왼쪽부터) 강동원, 연상호 감독, 김도윤
  • 연상호 감독이 참여한 <방법>, <반도>, 앞으로 할 <지옥>까지 연이어 캐스팅됐다. 혹시 연상호 감독이 본인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캐스팅하는지 말해준 적 있나?

자세하게 얘기해준 적은 없다. 감독님이 좋아하는 얼굴인 거 같다(웃음). 그게 아니라면, 같은 유부남으로서의 동질감? 감독님이랑 별다른 얘기들을 많이 하지 않는다. 감독님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 스타일이다. 그런 코드들이, 연기적인 부분을 포함해, 저랑 잘 맞는다. 저 개인적으로는 (연상호 감독과는) 말 안 해도 공유되는 부분이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같이하지 않나 싶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 <염력>에서 통편집됐다는 역할은 어떤 역이었나.

극중 사고를 목격한, 블랙박스로 촬영한 차주 문기현 역이다. 그 블랙박스를 얻으려고 김정현(박정민)이 와서 설득하고, 못 준다고 하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서 건네준다. 장면 전체를 통째로 들어냈더라(웃음). 

출연 배우도 놀랐다는 <반도>의 카 체이싱 장면
  • 촬영장에서 이렇게 나올 줄 몰랐는데, 완성되고 놀란 장면이 있다면?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후반부 카 체이싱 장면이다. 사실 전혀 감이 안 왔다. 세트에선 장치에 차를 올려 찍고, 나중에 배경을 합성한 거니까. 감독님께 “이 예산으로 돼요?” 이렇게 물어봤었다. 생각했던 거보다 훌륭하게 나왔다. 솔직히 이정도의 퀄리티로 나올 줄은 전혀 몰랐다.  

  • 혹시 <반도>를 다른 포맷으로도 보았나. 

일반관하고 아이맥스에서 봤다. 4DX를 보려고 하는데 예매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감독님이 엄청 재밌다고 했다. 

출처: 사진 오계옥(씨네21)
  • 만일 김도윤 본인이라면 돈을 갖기 위해 반도에 들어가는 것과 안전하게 홍콩에 남는 것, 어떤 쪽을 선택했을까.

나라면 안전을 선택한다(웃음).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구철민처럼 가정을 잃고 그런다면 들어갈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런 마음에서 캐릭터의 연기를 시작했으니까.

  • ​ 631부대에 잡힌 이후 장면들이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그 장면들은 모든 부분이 잘 갖춰져 있었다. 좀비 연기하시는 배우분들도 정말 무서웠고, 세트에선 위압감을 느꼈고. 그래서 세트에 들어가서 정해진 동선대로 움직이며 리액션만 잘하면 됐다. 초반 촬영, 그것도 거의 첫 촬영이어서 나 또한 걱정했다. 물론 여러 과정에서 힘든 과정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631부대의 '숨바꼭질' 세트장
  • 최근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드셨다.

아, 인스타(웃음). 팔로우가 30명 정도라 별생각 없었는데 많이 물어보시더라. 사실 해시태그도 할 줄 모른다. 주변사람들이 ‘사람들이 너랑 연락하고 싶어 하는데 연락할 통로가 없다. SNS라도 하나 열어라’ 그러셔서 만들었다. 하지만 연락이 전혀 오지 않는다(웃음).

출처: <럭키 몬스터>
  • 지난해 부산 영화제에서 출연작 <럭키 몬스터>를 공개했었다. 이 영화는 언제쯤 개봉할까?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중엔 할 거 같다. 아직 날짜를 보고 있다.  

-시놉시스 읽어봤는데, 어떤 영화일지 상상되지 않더라.

재밌다. 저예산 장르영화인데, 그 예산에서 그만한 퀄리티의 장르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대단하다)... 얼른 개봉해야 할 텐데. 

  • <반도>를 관람하신 관객분들께 간단한 인사 부탁드린다. 

관객분들께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 어려운 시기에 극장에서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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