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개봉 포기 VS 현행 유지..코로나로 달라진 영화계 풍경

조회수 2020. 08. 10. 18: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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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코로나 19로 극장 개봉 포기한 영화들..하반기 극장 개봉 고수하는 영화는?

처음 발생했던 당시만 해도 ‘한두 달 이러다 말겠지…’하며 우습게만 봤던 코로나 19가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되며 전 세계 영화 산업의 생태계를 완전히 뒤엎고 있다. 개봉 예정이던 작품들이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예삿일이 됐고, 관객의 기대를 높이고 있던 할리우드 대작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극장 개봉을 포기한 영화들과 함께,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극장 개봉을 고수하고 있는 작품들을 살펴봤다.

코로나 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여파로 가장 먼저 극장 개봉을 포기했던 영화는 ‘사냥의 시간’(2020)이다. ‘파수꾼’(2010)으로 이름을 알렸던 윤성현 감독의 신작으로, 근 미래 한국의 희망 없는 도시에서 이제 막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과 친구들이 새로운 인생을 위한 위험한 작전을 계획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 충무로 최고 기대주들의 조합으로 화제가 됐던 ‘사냥의 시간’은 그동안 국내 영화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며,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허나 당초 2월 개봉을 목표로 홍보에 한창이던 영화는 코로나 19가 급격하게 확산되자 결국 개봉을 연기했으며, 이내 극장 개봉을 포기, 넷플릭스 공개를 확정했다.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완전히 포기했던 것과 달리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2020)는 극장·VOD 동시 개봉 방식을 택했다. 극장 개봉 후 홀드백 기간(신작 영화의 극장 독점 상영 기간)을 두지 않고 OTT나 VOD 서비스로 공개하는 작품을 상영하지 않는다는 영화계의 기존 관행에 따라 CGV와 롯데시네마는 ‘트롤: 월드 투어’를 스크린에 걸지 않았지만, 메가박스는 상영을 강행했다.  


‘트롤: 월드 투어’의 매출액 자체는 1편이 5개월간 극장에서 거둔 북미 박스오피스 매출(약 1억 5370만 달러)보다 작았지만, 수익률은 더 높았다. 통상 영화를 극장에서 개봉하면 극장 체인이 매출의 50%를 가져가는 반면, OTT, VOD 서비스 등은 수익의 20%만 가져가는 이유다.  


‘트롤: 월드 투어’에 이어 이동휘 주연 국내 영화 ‘국도 극장’이 극장·VOD 동시 공개를 결정하기도 했다. 제작·배급사인 명필름랩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고려해 온·오프 동시 개봉한다”고 밝혔다. ‘국도극장’은 개봉 버전과 감독판 2개 버전이 극장과 온라인 모두에서 공개됐다.

최근에는 영화 산업계 최대 공룡 기업 디즈니까지 위기 상황임을 감추지 않았다. 전 세계 팬들이 목놓아 기다리고 있던 영화 ‘뮬란’의 극장 개봉을 포기한 것이다. 디즈니는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각) ‘뮬란’의 극장 개봉을 취소하며 9월 4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유료로 공개할 것임을 알렸다. 기존 정기권을 구매해 구독하고 있던 사용자 역시 ‘뮬란’을 보기 위해선 29.99달러(한화 약 3만 5700원)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뮬란’의 극장 개봉 포기는 디즈니의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되는 지역에 한한다. 디즈니 측은 디즈니 플러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지역에서 극장이 정상 운영 중이라면, 극장 상영을 고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뮬란’의 OTT행은 영화 생태계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극장·VOD 동시 개봉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트롤: 월드 투어’에 이어 ‘뮬란’까지 흥행에 성공한다면, 배급사들이 수익 배분율이 더 낮은 극장 개봉을 굳이 고수할 이유가 없다.

국내 영화계는 할리우드에 비해 안정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지난 6월부터 ‘침입자’, ‘결백’, ‘살아있다’ 등 크고 작은 영화들이 개봉 소식을 알렸으며, ‘반도’, ‘강철비 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여름 텐트폴 영화 역시 개봉해 극장가에 조금씩 활력을 돋우고 있다. 이 외에도 이번 달에만 ‘오케이 마담’,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국제수사’ 등이 개봉할 예정이며, 국내 최초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라 불리는 ‘승리호’는 9월 추석 전 주 개봉 예정이다.  


전 세계 영화 팬들이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라 부르기 서슴지 않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 역시 극장 개봉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7월 개봉 예정에서 일정이 여러 번 밀리긴 했지만, 오는 26일 개봉을 확정해 팬들의 환호를 불렀다. 이 외 아직까지 극장 개봉을 고수하고 있는 작품으로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007 노 타임 투 다이’, ‘블랙 위도우’ 등이 있다. 다만 ‘블랙 위도우’의 경우 ‘뮬란’과 같이 개봉 방식이 변경될 여지가 있다.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영화 공장 할리우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지난달 28일엔 세계 최대 극장 체인 AMC가 유니버설 픽쳐스와 홀드백 기간을 기존 90일에서 17로 단축하는 계약을 체결해 업계에 파장을 불렀다. 코로나 19와는 무관하지만 지난 7일에는 극장과 영화배급 겸업을 금하는 ‘파라마운트 판결’이 폐지되기도 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가 마주할 영화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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