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같은 집에서 전세로 살면서 느끼는 것
14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산 이유
천사같은 집주인분을 만났어요. 이 분이랑 벌써 7번째 계약을 했는데, 그 중에 한두 번 정도는 전세가를 전혀 안 올렸어요. '불편하지 않으면 그냥 사세요!' 그러시더라구요. 이번에도 이런 대화를 나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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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계속 살고 있어요. 정말 좋은 집주인을 만난 거죠.
저희 집은 등기부등본에 그 흔하다는 대출 흔적 하나 없구요, 주인분이 너무 잘해주셔서 저희 애들은 여기가 진짜 우리 집인 줄 알아요. 평생 여기서 살았으니까.
저처럼 좋은 임대인을 만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죠. 그런데 조금만 관점을 바꿔서, '국가가 그런 좋은 임대인이 된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어요.
나라가 내 집을 책임질 수 있을까?
실제로 그런 측면이 있죠. 입지나 시설이나 다 브랜드 아파트가 좋은 편이니까요. 그런데 만약 나라에서 브랜드 아파트수준의 주택을 지어서 임대로 10년 이상 살 수 있게 보장해 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가 집에 대한 걱정을 안 하고, 그 에너지와 자원을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으로 쓸 수 있다는 거죠.
마냥 꿈만은 아닌 이야기
싱가포르에 사는 지인이 알려준 건데, 싱가포르에서는 공공주택 비율이 상당히 높다고 해요. 교통이 좋은 곳에 짓도록 법으로 돼 있대요. 아파트 단지 안에 대규모 수영장도 있구요. 그런데 나라에서 임대하니까 저렴하게 공급이 된다는 거예요.
정부가 부동산을 책임지면 일어나는 일
우리 나라는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죠. 그런데 싱가포르나 북유럽 국가 같은 선진국들은 국가에서 주거를 책임져주니까, 사람들이 소득을 벌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쓰는 거예요. 여행도 많이 다니고 비싼 차도 몰고 취미도 즐기면서. 우리라고 못할 게 있을까요?
부동산은 올랐는데
왜 우리는 더 가난해질까
언제까지 좁은 아파트에서
아둥바둥하면서 사는 것도 힘든 일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졸업할 때쯤 되면 서울 인근에서 근사한 전원주택에 사는 게 목표예요. 생각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집들이 많더라구요. 언젠가 모두가 집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쉽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은 잘 압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한정된 자원이
부동산이 아닌 다른 곳에 쓰일 수 있다면
꽤 살 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부동산이 투자의 수단이 아니라
단순한 생활의 터전이 되는 날을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