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영화 '화차'에 숨어있는 훈훈한 뒷이야기
조회수 2020. 8. 23. 12:28 수정
변영주 연출, 김민희 주연의 ‘화차(2012)’는 색다른 서사의 스릴러로 아직까지 찾아보는 팬들이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청춘스타’였던 김민희에게 전환점이 된 작품입니다.
김민희의 불안하고 서늘한 눈빛과 억울한 연기 장인 ‘이선균’의 절망적인 표정으로 기억되는 영화입니다만, 알고 보면 훈훈한 뒷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얼마 전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했던 변영주 감독에 따르면, 이선균이 캐스팅 과정에서 소속사가 없어서 오디션 기회도 없는 후배들의 명단을 주면서, ‘오디션’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했다는데요.
그렇게 추천한 배우들이 네 명이나 실제로 ‘화차’에 출연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모두 어마어마한 배우가 되어있네요.
일단 ‘화차’ 출연으로부터 8년 후 ‘국민 나쁜 놈’이 되는 박해준. (사실 화차에서도 나쁜놈으로 나옵니다만…)
‘범죄도시’에서 주목받고 ‘극한직업’으로 천만배우가 된 다음, 한국영화사 최초의 우주 SF ‘승리호’의 주연이 된 진선규.
그리고 이희준은 ‘화차’ 이후 ‘남산의 부장들’, ‘1987’ 등 굵직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게 되며, 지금은 송중기와 ‘보고타’의 공동 주연으로 발탁되었죠.
‘베테랑’, ‘비밀은 없다’, ‘살인자의 기억법’, ‘더 킹’, ‘군함도’를 거처 올해 ‘반도’까지. 화제작에는 늘 등장하는 김민재 역시 4명 중 하나였습니다.
후배와 동료들을 챙기는 이선균의 따듯한 배려. 그리고 그의 배려를 놀라운 선구안으로 작품에 녹여낸 변영주. 선배의 추천이 부끄럽지 않게 완벽한 연기 보여준 네 명의 배우.
한국영화의 진짜 힘이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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