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하나 때문에 만들어진 수작 '액션 로맨스 스릴러'

조회수 2020. 9. 5.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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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드라이브> (Drive, 2011)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드라이브> ⓒ (주)풍경소리
9월 3일 재개봉한 영화 <드라이브>는 자신의 삶밖에 몰랐던 남자가 일생을 뒤흔드는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펼친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이린'(캐리 멀리건)에 대한 '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의 순애보적인 사랑과 행복을 지켜주려는 분노를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이런 <드라이브>는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이 감독상을 받으면서 당시 칸영화제의 놀라운 소식으로 꼽혔었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유명 감독도 아니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할리우드 액션 영화가 경쟁 부문에서 상을 받는다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

물론, <드라이브> 이전에도 니콜라스 윈딩 레픈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 이은 덴마크 영화계의 주목받는 감독으로 알려졌었다. 뉴욕 극예술학교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이후, 덴마크로 돌아간 그는 1996년, 2004년, 2005년 만들어진 <푸셔> 3부작, <장기수 브론슨의 고백>(2009년), <발할라 라이징>(2009년) 등으로 자신만의 액션 스릴러 연출 세계를 보여줬다.

그런 감독을 할리우드로 불러오게 한 것은 <발할라 라이징>에 큰 관심을 받은 라이언 고슬링이었다. 그는 <디센트>(2005년)의 닐 마샬 감독 대신, 직접 새로운 프로젝트(<드라이브>)의 감독으로 니콜라스 윈딩 레픈을 '픽'했다고.
하지만 라이언 고슬링과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첫 만남은 끔찍했다. 레픈 감독은 아픈 상황이었고, 정신이 혼미해져 있었는데, 고슬링은 이를 '관심 부족'이라고 해석했다. 미팅이 끝나고 집으로 차를 타고 가는 동안, 1980년대를 풍미했던 록밴드 'REO 스피드웨건'의 'Can't Fight This Feeling'이 흘러나온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감독은 갑자기 눈물까지 흘려가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리고 라이언 고슬링에게 시선을 돌려 "한밤중 LA를 돌아다니며, 이런 팝송을 들으며 운전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영화 <드라이브>는 태어날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연출과 더불어, 음악 선정에 있어 특별한 고민을 거쳤다. 그는 "음악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매개체로, 영화를 작업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오프닝 곡으로 사용된 'Nightcall'은 자동차의 엔진 소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의 엔딩곡은 프랑스 일렉트로닉 아티스트 '칼리지'가 발매한 'A Real Hero'로, 레트로하면서도 몽환적인 멜로디 그리고 "물속보다는 따뜻하지만, 그의 머리는 매우 냉철했지"라는 노래의 가사는 '드라이버'의 모습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이 라이언 고슬링과 만난 이후, 처음 캐스팅을 고려한 배우는 브라이언 크랜스톤이었다.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에미상 남우주연상만 여러 차례 받은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팬이었기 때문.

그 무렵 크랜스톤의 다른 작품 캐스팅 관련 이야기가 나온 것을 알게 된 감독은 '섀넌'의 역할을 어떻게 더 발전시키고 싶은지 물어보며, 그의 흥미를 끌려고 애썼다. 답신이 오지 않자, 감독은 직접 크랜스톤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크랜스톤은 "그 영화를 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종이에 쓰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감독의 관심에 감동한 그는 영화에 출연했다.

한편,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도 일부분 영감을 받았다고도 언급했다. 그림 형제 원작 동화들의 대부분이 아이가 읽기에 잔인하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감독의 목표인 "LA를 배경으로 한 동화를 만드는 것"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작품은 '드라이버'를 영웅으로 설정한 후, 그림 형제의 작품처럼, 타락한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죽이는 동시에 '좋은 것(선)'을 보호한다. 물론, 현대적으로 시대를 옮긴 후, '드라이브'가 주요 스토리라인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감독은 차엔 큰 관심이 없었다. 당시 그는 운전면허도 없었고, 면허 시험만 8번이나 낙방했다고.
반대로 라이언 고슬링은 평소 바이크나 자동차 등에 관심이 많아, 자동차 튜닝을 취미로 할 만큼의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그에게 직접 원하는 자동차를 골라 개조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라이언 고슬링이 직접 자동차를 개조하는 모습을 본 감독은 "마치 하나의 심장을 다루듯 차를 매만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라며 밝혔다. 라이언 고슬링은 영화 속 카체이싱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특수효과를 최소화하고 실제 차량과 스턴트 전문가를 투입하긴 했지만, 라이언 고슬링은 자신의 분량만큼은 직접 소화하겠다고 나선 것.

"차 안에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감정이 제각각 달라진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라고 언급한 라이언 고슬링은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밀도 있는 카체이싱을 보여줄 수 있었다.
또한, 당시 영화와 관련한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항상 슈퍼히어로 역할을 연기하고 싶었지만, 좋은 배역들은 먼저 선택되고 난 후였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드라이버'의 캐릭터는 마치 전갈 재킷을 의상으로 한 슈퍼히어로의 일종처럼 보였다.

그 후 라이언 고슬링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년)의 '배트맨' 역할을 제안받았지만, 그만의 '속편 출연 금지' 원칙으로 출연 제안을 거절했다.

그래서였을까? 2016년,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속편이나 스핀오프('드라이버'의 전 이야기를 다룬)에 대한 계획이 없다"라며, "너무 불완전한 결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작업이 나름의 효과가 있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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