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만행에 맞서 총을 들어야 했던 여성 이야기

조회수 2020. 10. 23.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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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태양의 소녀들> (Girls of the Su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태양의 소녀들> ⓒ (주)이수C&E
영화 <태양의 소녀들>은 지난 2014년 8월,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이하 IS)가 '쿠르드족'의 소수 민족 중 하나인 '야지디족' 주민들이 사는 '신자르' 지역을 점령, 남성들을 대량 학살하고, 여성들을 인신매매 및 성노예로 삼는 등 7,000명 이상의 여성과 아이들이 포로가 된 IS의 반인륜적인 만행에서부터 비롯된다.

'인종청소'라는 참극을 겪은 후 살아남은 야지디족 여성들은 더는 굴복하지 않고 힘을 합쳐 그들과 직접 맞서기 위해 '걸스 오브 더 썬'이라는 여성 전투 부대를 결성, 2015년 IS가 점령했던 부지를 탈환하는 등 복수의 전쟁을 일으켰다.

영화는 두 명의 시선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이 두 명은 실재 인물을 모티브로 한다. 세상에 진실을 알리기 위해 '걸스 오브 더 썬'을 취재하러 온 종군기자 '마틸드'(엠마누엘 베르코)는, 2001년 스리랑카 내전 취재 중 입은 부상으로 눈에 안대를 찬 '마리 콜빈' 기자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

마리 콜빈은 2012년 시리아 반군 거점인 홈스 취재 중 세상을 떠났고, 훗날 로자먼드 파이크가 영화 <프라이빗 워>(2018년)를 통해서 '마리 콜빈'의 생애를 연기한 바 있다. '마틸드'를 소화한 엠마누엘 베르코는 <몽 루아>(2015년)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베테랑 배우다.
또 한 명의 인물은 부대의 사령관 '바하르'(골쉬프테 파라하니). '바하르'는 2014년 IS의 근거지인 모술로 납치되어 3개월간 '사비야'라 부르는 성노예로 살던 중, 가까스로 탈출해 다후크 난민 수용소로 피신한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나디아 무라드는 2015년 12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전쟁과 인신매매의 연관성을 다룬 발표를 통해 성폭력이 전쟁 무기로 이용된다는 사실을 폭로했으며, 2016년 성폭력 희생자들을 지원하는 단체 '나디아 이니셔티브'를 설립했다. 2017년엔 자신이 이러한 사연을 가진 '마지막 여자'가 되고 싶다며, 회고록 <더 라스트 걸>을 선보였다.

<태양의 소녀들>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던 2018년, 알렉산드리아 봄바치 감독은 나디아 무라드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온 허 숄더스>를 발표했고, 이 작품은 선댄스영화제 미국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 감독상을 받게 된다. 나디아 무라드도 그해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영화는 '바하르'의 과거 행적과 현재 행적을 교차 편집하면서, 전쟁이나 내전 등 혼란의 상황에서 여성이 처하는 상황을 절제 있는 표현으로 선보인다. 그리고 '바하르'를 연기한 골쉬프테 파라하니도 이런 상황을 유사하게 경험한 이력이 있다.
'바하르'를 맡은 골쉬프테 파라하니는 이란 출신 배우이지만, 현재는 이란 정부로부터 영구 추방을 당한 상황. 사연은 2012년 프랑스 한 패션 주간지의 표지에 상반신을 드러내는 포즈를 취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글에 담기도 힘든 경고를 이란 정부로부터 받은 골쉬프테 파라하니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면서, 자국의 억압적인 여성 권리에 대해 투쟁 중이다.

투쟁과 동시에 골쉬프테 파라하니는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2014년), <패터슨>(2016년),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2017년), 넷플릭스 영화 <익스트랙션>(2020년)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해 활동 중이다.

작품을 연출한 에바 허슨 감독은 "기존 영화들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묘사들이 종종 관음증에 가깝고 때로는 이러한 여성의 혹심한 희생이 있었다"라면서, "여성은 그들이 겪은 폭력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영화는 최대한의 폭력 묘사를 피하는 태도로, 그들이 겪은 참혹한 고통을 관객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됐다.

또한, 대부분의 전쟁 영화에서 여성이 부차적인 이야기로 전락해, 그들만의 서사가 잘 주어지지 않는 것을 떠올릴 때, <태양의 소녀들>은 이미 존재했음에도 주목하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며, 그 주제를 상기 시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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