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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말을 잘하는 방법

조회수 2020. 10. 23.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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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시대일수록 '좋은 대화법'은 중요합니다.

저는 신입사원 때부터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참 어려웠습니다. 저보다 다 윗사람이기 때문에 어려웠고, 말실수를 할까 봐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과묵하게 있기도 많이 그랬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입니다. 가만히 있다 보면 ‘제가 잘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이 모르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말 잘 듣는 (것처럼 보이는) 신입사원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는 장점도 있더군요.


뭐 막내 때야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도 잘 안 가고, 시키는 거나 잘하는 게 우선이니 회의 때마다 조용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참이 되어가면서 더 이상 과묵하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업무의 중심이 되는 경우도 많았고, 의견을 분명하게 말해야 하는 상황도 계속 생겼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실수를 했고, 혼나고, 상처 주고 상처받고… 그랬습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웠습니다. 보통의 인간관계에서도 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법인데, 업무는 더하죠.


이 세상 어떤 노동자도 일을 더 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자기가 한 일을 수정하는 것도 원치 않죠. 그러니 회사 내에서의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말실수는 누구나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

차마 여기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실수를 저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그런 것들이죠. 다른 분들은 저 같은 과오를 겪지 않으시길 바라며, 제가 익힌 회사에서 대화의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대안을 가지고 말하는 습관을 가지세요

흔히 ‘프로 불편러’라고 하는, 밑도 끝도 없이 비판만 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정치권에 대한 주변 논평을 들어보세요. 아무개 당이 잘했네 못했네는 다들 청산유수입니다만, 그러면 대체 어쩌자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다들 조용해집니다.^^;;;


저도 어릴 때는 둔감해서 몰랐는데 살아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군요. 비판은 엄청나게 쉽습니다. 그냥 욕하면 됩니다. ‘ㅇㅇㅇ 이 개판이네’, ‘ㅇㅇㅇ이 뭐냐 그거밖에 못하냐’ 등등 쉽죠.


그런데 대안은 어렵죠. 문제가 무엇이고, 주변 상황이 어떤지 등에 대한 제반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어설픈 대안은 공격받기 딱 좋으니까요.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주제면 모를까 막 던지는 대안은 안 하느니만 못하죠.


대화할 때 대안을 항상 제시하는 사람은 그래서 큰 장점이 생깁니다. 가벼운 이미지를 주지 않게 되며, 다들 경청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습관이 들면 정말 좋은 게 있는데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게 됩니다. (매우 매우 매우 중요)


가만히 있으면 중간 가는 거 맞습니다. 건설적인 비판이 가능하도록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면, 전체 청중의 의견이 흐를 수 있도록 불필요한 말을 안 하는 게 최선입니다.


습관으로 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큰 효과가 있을 겁니다.


2. 예봉을 피하고 말합시다

운전대만 잡으면 성격이 거칠어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성격이 더러워서가 아니라 (물론 그런 사람도 있지만) 본질은 ‘사고 나는 게 자기도 무섭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의 대화도 비슷합니다. 여기서 밀리면 본인 일이 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 회사에서의 내 입지가 공격받는 게 두려울 수도 있죠. 그러다 보니 공격적이 되고 대화에 날이 섭니다.


의견이 양립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에는, 가능하면 상대방의 주장을 바로 받아치지 말고 흘리세요. 즉답보다는 시간을 두고 고민한 후 대화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사실 이 방법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애자일(Agile)을 강조하는 스타트업 대부분은 빠르고 직선적으로 말하죠. 감정보다는 업무가 우선이니까요. 업무에 감정을 배제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스타트업에선 한 템포 쉬고 말하는 게 생소한 문화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모든 대기업·스타트업의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바로 사람입니다. 그것도 한국 사람의 특징은 기업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고, 우리 민족의 삶에 대한 ‘치열함’은 대화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일과 감정을 칼같이 분리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결국 감정적으로 격해지는 시점이 옵니다.


10분이든 하루든 인터벌을 두고 대화하는 스킬을 장착하세요. 회사 다녀보니 ‘오늘 이 순간 끝장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이슈’라는 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날 선 공격을 받아내고 반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출처: 고교철권전 터프
물론 첫 공격을 잘 피하는 건 어려운 기술입니다만…

3. 유머와 미소는 언제나 먹힙니다.

직장 다녀보니 웃는 얼굴에 침 뱉기 어렵다는 말은 사실이더라고요. 대화중에 잘 웃으세요. 가능하면 썰렁하더라도 자주 농담을 하고요. 여러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일단 실없이 웃는 사람은 투덜이 스머프보다 훨씬 좋죠. 그러면 상대방이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더 편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해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예전에 보고만 하면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내는 상사를 모신 적이 있습니다. 보고할 때마다 위축되고 자존감이 바닥을 쳤습니다. 뭐 감정이야 개인적인 수준에 그치니 큰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상에서 심각한 일이 생기는데 보고를 피하게 되는 건 큰 문제입니다. 왜 안 하냐고요? 무서우니까요.


하늘이 무너질 일 아니면 보고를 피하게 됩니다. 상사 얼굴을 보느니 그냥 묵히고 넘어가려 합니다. 나중에 대형사고 나는 건 덤입니다.

웃기만 하면 됩니다

상하 관계가 아니어도 미소는 대화에 중요합니다. 내 몸과 표정의 제스처는 모두 상대방을 향한 시그널입니다. ‘난 이 대화가 불편하지 않아요’, ‘난 이 주제로 기분 나쁘지 않아요’라는 신호. 상대방의 눈은 늘 우리를 살피고 있으니까요.


전 대중심리 전문가나 평론가는 아니지만,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현 트렌드임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 눈인사조차 안 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이고, 업무든 일상이든 본인이 우선입니다. 각자도생이란 말이 이상한 말이 아닌 시대죠. 코로나 이후로 더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지만, 개인주의 시대일수록 대화를 매끄럽게 하는 기술은 더 필요해집니다. 각자도생은 결국 남보다 뭐라도 나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대화와 관련해서는 다른 스킬이 많습니다만, 더 적으면 ‘라떼’의 TMI 가 될 듯합니다. 위 세 가지를 철저히 지켜보세요. 아마 회사생활의 많은 것이 바뀔 겁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원문: 길진세New Biz on the BLOCK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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