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된 '섹시 컨셉'은 잊고, 새출발하는 가수들

조회수 2020. 10. 30.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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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백' 8인의 주인공

'미쓰백'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멤버 8인의 이야기뿐 아니라, 한국에서 짧은 기간 안에 너무나 많은 걸그룹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음악이 건강하게 생산됐다면 좋았겠지만, 대중을 상대로 큰 성공을 거둔 소수의 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걸그룹의 생명은 짧았다. 걸그룹 디아크에서 활동했던 ‘유진’은 3개월 만에 팀이 해체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출처: 사진. MBN 방송화면 캡쳐

멤버들은 활동 이후 육아나 생계로 인해, 혹은 건강상의 문제로 노래를 하고 싶다는 꿈을 잊고 살아왔다. 이들이 본업으로 돌아오니, 자유자재로 노래하고 춤춘다. 강요된 콘셉트 대신 본인이 원하는 대로 곡을 선정하고, 의상과 안무를 꾸몄던 첫 만남에서의 무대는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그것은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를 넘어, 한자리에서 털어놓은 아픔을 다져가며 앞으로 어떤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표현과도 같았다. 

출처: 사진. MBN 방송화면 캡쳐

아쉬운 점은 매 경연당 ‘인생곡’을 가져갈 수 있는 주인공이 단 한 명이라는 점이다, ‘탈락하는 사람은 없다.’는 규칙은 프로그램의 중요한 장치이지만,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쌓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인생곡을 놓쳤다는 아쉬움보다 멤버들에게 더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펼쳐질 강도 높은 연습과 경쟁을 멤버들이 건강하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끝에서 인생곡과 맞먹는 자신의 성장을 느리더라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8인의 멤버가 자주 하는 “여기 오길 잘했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놓인다. 안전하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겪어온 이들에게 함께 있어줄 동료가 생겼다는 의미이니까. 아이돌 그룹이 가지는 콘셉트의 신선함과 트렌디한 곡 못지않게, 이 분야에서 ‘갈아 넣어지는’ 가수들의 아픈 경험담이 더 들려오길 기대한다. 그것 역시, 느리지만 분명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MBN 매주 목요일 밤 11시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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