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가 양말을 팔기 시작했다

조회수 2020. 11. 0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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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들이 커머스에 뛰어든 것은 숙명일지도 모른다.

광고회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크고 작은 규모의 광고회사들이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접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거나 경쟁력 있는 물건들을 소싱하여 판매하고 있다.


단순 이벤트가 아니다. 본격적으로 소매를 걷어 올리고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물건들도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이 많다. 보다 보면 절로 구매하고 싶어질 것이다.


1. 제삼기획


광고회사 직원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 압박, 핍박까지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긴다. 여기 '생활밀착 신문물 상점'이라는 컨셉으로 직접 물건들을 기획해 파는 광고회사가 있다. 그런데 왜 '제삼기획'일까?

살까? 사지 말까? 오늘도 우리의 '삶'은 '삼'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합니다, 남다른 삶을 위한 남다른 삼의 가치

제삼기획의 '삼'은 3도 되고 buy도 된다. 커머스 이름부터 신박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광고인들의 강박관념이 너무나 잘 보인다.


제품에서는 이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더욱더 선명하게 보인다. 90년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돌핀 시계부터 카세트 컨셉의 카드 지갑, 보조 배터리 등 '라떼 월드' 상품과 짜장면, 순댓국, 피자의 색감에서 영감을 받은 양말 세트까지 기상천외한 상품들만 모아 판매하고 있다.

라떼월드 상품과 카세트 컨셉의 카드 지갑
제삼기획에서 판매하고 있는 짜장면 팬톤 삭스

2. 오지랩


이곳은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 이노션에서 시작한 커머스다. 직장생활 건강에 참견한다는 컨셉으로 오지랖+랩(연구소)를 결합했다.


광고회사의 업무 강도는 소문이 자자하다. 야근은 기본이며 철야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만큼 빡빡한 작업의 연속이다. 일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건강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몸소 겪은 광고회사 직원들이 직접 직장인들의 건강을 위한 물건들을 모았다.


평소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어 온몸이 뻐근한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물건들만 골라 모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카테고리는 건강·미용·위생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가장 잘나가는 제품은 거북목의 이완을 돕는 '목 이완기'라고 한다.

대형 광고회사들은 독자적인 플랫폼을 런칭하여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광고회사들은 하나의 제품에 광고 대행 수수료를 받지 않고 매출 영업 이익을 나누거나, 제품에 투자부터 제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여 판매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광고회사가 에코 마케팅이다.



에코 마케팅은 부모님 효도 상품을 컨셉으로 미니 마사지기 '클럭'을 출시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미니 마사지기 '클럭'은 에코마케팅의 자회사 데일리앤코가 제품을 기획하고 브랜드를 개발한 뒤 외부 위탁 방식으로 생산했다.


이러한 마케팅 성공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여 붙이는 젤 네일 '오호라'를 출시했다. 에코 마케팅은 젤 네일 전문기업인 글루가에 40억 원(지분 20%)을 투자하고 컨설팅·마케팅 역량을 쏟아부었다. '엄마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컨셉으로 SNS에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 결과, '오호라'는 기존 네일 스티커 해외 브랜드인 '데싱디바'의 독주체제를 막고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들이 커머스에 뛰어든 이유

왜 광고회사들이 커머스 사업 진출에 뛰어들기 시작했을까?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광고시장의 비중이 훨씬 빠르게 늘었다. 언택트 시대와 함께 오프라인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었다. 사람들도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세상에 익숙해지면서 온라인 역량 강화에 더욱더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더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광고를 뛰어넘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만 했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의 광고회사들은 모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커머스는 광고회사가 진출하기 굉장히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일단, 광고회사가 가장 잘하는 것은 콘텐츠를 통해 이 물건을 사야만 하는 이유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더 나아가 브랜딩을 통해 이 브랜드를 믿어야 하는 이유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이런 강점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커머스 사업을 해야 하는 요즘에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소위 잘나가는 커머스 플랫폼의 공통점은 절대 물건만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콘텐츠와 결합하여 물건들을 판매한다. 고객에게 억지로 사라고 강요하지 않고, 사게끔 만들어 자연스럽게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매출까지 이어지도록 만든다. 이러한 부분을 놓칠 리 없는 광고회사들이 본인들의 강점들을 적극 활용하여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광고회사의 미래가 커머스가 될 수 있을까? 아직 미지수다. 미래에도 기존 광고회사의 영역은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광고 콘텐츠가 지닌 의미가 예전처럼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고객의 구매까지 이어지는 트리거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트리거의 방식은 커머스가 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콘텐츠 포맷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아무것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것, 신박한 것, 혁신적인 것에는 도가 튼 광고회사 직원들이 또 어떤 콘텐츠로 감동을 안겨줄지 기대가 된다.


원문: 김화초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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