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 명품인줄 알았는데 사실 짝퉁이었던 전지현의 옷

조회수 2020. 11. 10. 11: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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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둑들> 트리비아 & 비하인드 1부

1.시작은 감독의 마카오 여행…그리고 김윤석

영화의 시작은 최동훈 감독이 마카오 여행을 오면서 시작되었다. 마카오의 화려한 풍경과 카지노에 반한 그는 뜬금없이 '만약 김윤석이 도둑들을 불러 모아 이곳을 터는 이야기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시나리오를 기획하게 되었다. 김윤석은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에서부터 <타짜>, <전우치>까지 최동훈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페르소나 같은 존재였다. 김윤석은 시나리오 기획 당시부터 영화의 참여의사를 밝혔고, 시나리오 완성에도 깊게 관여할 정도로 이 영화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2.그 외 흥미로운 배우들 캐스팅 비하인드

-<타짜>의 정마담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던 인연 덕분에 김혜수의 합류는 무난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김혜수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의외로 단번에 거절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연기하기로 한 팹시 캐릭터가 <타짜>의 정마담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기에 과거의 캐릭터와 비슷한 역할을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최동훈 감독은 김혜수의 캐릭터를 대폭 수정했고, 여러 번의 삼고초려 끝에 결국 김혜수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 비록 감독을 힘들게 했지만 그러한 의지 덕분에 한국영화에 보기 드문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전설의 여성 금고털이범 캐릭터가 탄생될 수 있었다.

-이정재는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의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단번에 거절한 이력이 있었다. 그래서 최동훈 감독은 뽀빠이 캐릭터를 쓸 때부터 '이번에는 꼭 복수를 하겠다. 이번 영화에 출연하면 꼭 힘든 역할을 맡겨야지.'라는 생각으로 이정재를 고려했다. 뽀빠이는 머리는 나쁘지만 욕망만큼은 그 누구보다 커 리더지만 언제든 배신할 수 있는 예측불허의 존재였다. 이정재는 단번에 출연을 승낙했고, 감독의 예상보다 이 어려운 역할을 코믹하게 완성해 감독의 복수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사실 전지현이 연기하는 예니콜 캐릭터는 최초 시나리오 작성 당시에 없던 캐릭터였다. 그런데 감독이 우연히 미국의 한 의류 매장에서 전지현을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평소 얼굴만 이쁘다고 생각한 이 배우가 말도 잘하고 너무 재미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꼭 이 영화에 넣어야겠다 다짐하며 그녀만을 위한 캐릭터인 예니콜을 완성하게 된다. <도둑들>의 예니콜은 사실상 전지현의 실제 성격에 맞춰 완성된 캐릭터인 셈.

-김수현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던 드라마 <드림하이>로 주목을 받던 시기에 최동훈 감독과 만남을 가졌고, 대화를 나누게 되면서 곧바로 캐스팅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비록 비중은 다른 도둑들에 비해 작았지만, 한 여자만을 올 곧이 바라보는 순정파 캐릭터라는 점에서 김수현의 성격과도 잘 어울린다고 봤기 때문이다. 최동훈 감독은 촬영 내내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연기하는 그를 보면서 앞으로도 좋은 배우가 될 것으로 직감했다. 참고로 그가 연기한 잠파노는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1954년 영화 <길>에서 앤서니 퀸이 연기한 캐릭터 잠파노에서 따왔다.

-<도둑들>을 기획하던 당시 최동훈 감독은 홍콩 배우들을 캐스팅해 함께하는 장면을 상상했지만 "미쳤어 그게 되겠어?"라며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국 배우들의 캐스팅이 본격화되면서 뭔가 될 거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결국 홍콩 출신 배우들의 캐스팅을 과감하게 진행했다. 특이 중국 4인조 도둑의 리더 '첸' 역할로 어릴 적 재미있게 보던 홍콩 영화 <첩혈가두> <의천도룡기> 등 여러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를 펼친 임달화를 떠올리게 되었고, 어떻게든 그를 캐스팅하기 위해 진심이 담긴 편지를 보내게 되었다. 그는 편지에 <도둑들>의 시나리오와 함께 '당신은 세월을 이겨낸 매력적인 배우다. 같이 일하고 싶다’는 팬레터와 같은 메시지를 동봉했고, 이 문장에 감동한 임달화는 곧바로 영화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게 된다.



P.S:이후 임달화는 부산에서 <도둑들>의 출연분을 촬영하면서 한국에도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제작진에게 지도책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여러 지역을 유심히 살피다 서울 성북동과 청담동을 가리키며 "이 동네가 왠지 좋은 곳 같다. 여기로 하겠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도만 보고도 좋은 동네임을 파악하는 그는 제작진에게 신뢰받는 부동산 고수로 불리게 되었다.

3.그런데 왜 애니콜과 펩시가 아닌가요?

극 중 전지현이 연기하는 예니콜, 김혜수가 연기하는 펩시는 국내 팬들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로 만들어져 친숙함을 더해줬는데,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의 정식 명칭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가 개봉한 2012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2G 폰 삼성전자의 대표 핸드폰은 '애니콜'인데 영화에서는 전지현의 캐릭터명이 예니콜이다.


-김혜수의 캐릭터명은 팹시인데, 우리가 아는 코카콜라의 라이벌 브랜드의 정식 명칭은 '펩시'다.

-이처럼 두 캐릭터의 명칭이 실제 우리가 아는 브랜드 이름과 달리 살짝 다른 이유는 둘 다 정식으로 등록된 유명 상호라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두 캐릭터의 글씨를 살짝 바꾸면서 의미도 다르게 했다.


예를 들어 전지현의 '예니콜'은 전지현의 극 중 캐릭터의 본명인 예복희에 누군가 그녀를 부르면 '예~'하고 달려간다고 해서 예니콜로 불리게 됐다. 팹시는 기존 펩시 콜라가 지닌 톡 쏘는 매력이라는 의미에 이름을 살짝 비튼 것으로 마무리했다.

4.영화의 인상적인 오프닝과 관련한 비하인드

-<도둑들>은 최동훈 감독과 그의 아내 안수현 대표(이전에 영화사 봄의 프로듀서였다)가 설립한 제작사 케이퍼필름의 첫 창립작품이었다. 케이퍼라는 이름 자체가 범죄영화의 대표적인 장르로 인식되었기에 주변인들이 <도둑들>을 보자마자


"앞으로는 범죄영화만 찍으신다는 의미죠?"


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다음 케이퍼 필름의 작품이 <암살>인 것을 생각해 볼 때 범죄영화만 만들 계획으로 만든 이름은 아닌 것 같다.


-영화는 시작부터 출연진과 그들의 캐릭터를 소개하는 타이틀로 시작돼 신선한 느낌을 전해줬다. 한국영화에 좀처럼 보기 힘든 오프닝이어서 최동훈 감독도 이렇게 시작할 생각은 없었는데, 이 영화의 제작자가 분량 상관없어도 되니 무조건 타이틀을 넣는 게 좋다고 계속 주문해 어쩔 수 없이 넣은 장면이었다.

5.진짜 수천만원 호가하는 샤넬 의상인줄 알았는데…사실은 짝퉁이었다는 전지현의 옷

극 중 미술관장(신하균)의 미술관에 있는 향로를 훔치기 위해 씹던껌(김해숙)과 예니콜(전지현)이 모녀로 위장해 관장의 방으로 들어오는 장면.


-이때 전지현이 입고 있는 옷이 너무나 화려한데, 당시 샤넬에 있는 의상과 모자여서 대부분의 관객들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샤넬 의상을 입은 것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전지현이라는 스타성을 생각해 볼때 진짜로 생각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의상은 진짜 샤넬 의상이 아닌 샤넬의 대표 의상을 본따서 제작진이 만든 짝퉁 의상이다. 아무래도 제작비를 조금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굳이 사기 보다는 만드는게 더 나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둑들>이 예상치 못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흥행에 성공하자 제작진은 '그냥 샤넬에서 살걸 그랬나'라며 아쉬워 했다고…


-김해숙은 이 장면에서 신하균과 빠른 대사를 주고받고 행동도 빠른 재치 있는 모습을 선보인다. 이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진행을 원한 최동훈 감독의 특징을 보여준다. 하지만 김해숙 본인에게는 너무나 익숙지 않은 연기여서 이 장면을 위해 집에서 장시간 연습을 했다고 한다. 덕분에 순발력 있게 연기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그 상황에서도 조용히 생각해 봐야 하는 영화의 주제와 타이밍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에게 <도둑들>은 연기력을 향상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한다.


-신하균이 김해숙을 데리고 관장의 금고실 구경을 떠나자 전지현이 옷을 벗고 타이즈 의상을 드러내는 장면. 이때 최동훈 감독이 전지현에게 치마를 벗을 때 꼭 엉덩이를 흔들고 벗으라고 디렉팅 하며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시범(?)까지 보였다고 한다. 이를 통해 예니콜 특유의 개방정 한 성격을 표현하려 했다. 극 중 그녀가 독특한 포즈로 치마를 벗는 이유는 감독의 연기 주문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서였다.

6.알고보니 4군데가 전부 다른곳? 도둑들의 향로 훔치기 장면 비하인드

신하균의 미술관을 털기 위해 옥상과 지상에서 합공 작전이 펼쳐지는 장면. 이때 옆 건물 옥상에서 대기 중이던 뽀빠이(이정재)와 잠파노(김현수)가 등장해 예니콜을 위한 줄을 발사한다.


-모든 한 지역, 한 건물에서 촬영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배우들이 있는 곳은 모두 4군데의 다른 장소들이다. 이정재와 김수현이 옥상에 올라오자마자 펼쳐지는 미술관 전경은 사실 합성이다. 실제로 영화와 같은 화면 구도를 지닌 배경 장소를 찾을 수 없어서 결국 합성을 택해야 했다.


-이정재와 김수현이 있는 곳은 대전의 한 건물이며, 전지현이 있는 실내 장소는 양수리 세트장. 전지현이 줄을 타고 벽을 타는 곳은 파주의 한 건물. 신하균과 김해숙이 구경하고 있는 미술관 전시실은 아모레 퍼시픽 내부에서 촬영되었다.

-전지현이 미술관 건물에서 점프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은 실제 전지현이 안전장치를 하고 뛰어내린 장면이다. 높이도 영화 속 장면과 비슷한 높이여서 전지현이 촬영 당시 너무 무서워서 "술 마시고 뛰면 안 되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행히 각종 안전장치와 보호대가 있는 상황에서 해당 장면은 무난하게 촬영될 수 있었다.


-전지현이 환풍기에 조그마한 지렛대를 붙이는 과정을 자주 하다 보니 환풍기에 흰 자국이 여러 개 남겨진 모습이 포착되었다. 감독이 대사를 비롯해 행동의 텀을 싫어해서 전지현이 지렛대를 붙이는 장면을 빠르게 자주 촬영해야 했다. 그래서 환풍기에 흰자 국이 많이 발생했고, 덕분에 최동훈 감독이 원하는 군더더기 없는 형식이 완성되었다.

-씹던 껌이 관장의 금고를 보호하던 레이저를 막기 위해 씹고 있던 껌으로 레이저를 막는 설정은 실제로는 불가능한 설정이다. 참고로 씹던 껌이라는 이름은 원래 캐릭터 명칭에는 없었는데, 시나리오를 쓰면서 김해숙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씬던 껌으로 레이저를 막는 설정이 추가되면서 이 캐릭터의 이름을 씹던 껌으로 바꾸게 되었다. 전지현은 이 캐릭터가 왕년에 놀아서 씹던 껌이 아니었나 생각했다고 밝혔는데 감독이 그 의미도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지현이 신하균과 김해숙이 방 안으로 들어왔을 때, 간발의 차로 의상을 다 입었을 때 선보인 포즈는 감독이 두 배우가 들어오기 전 5초간 유지하라고 해서 유지한 포즈였다. 그런데 그 포즈로 5초간 기다리는 게 쉽지 않아서 유지하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신하균이 어쩔수 없이 보안요원들에게 김해숙의 가방을 조사하라고 말했지만, 결국 막걸리와 오이만 발견되었다. 그러면서 전지현을 향해


"저기 이건 그냥 메뉴얼 대로 한거야…"


라고 울먹이며 말하다가, 전지현이 그 유명한 대사를 던지며 이별을 고한다.


"오빠, 근데 사랑엔 메뉴얼이 없잖아."


사실 이 대사는 감독이 직접 쓰고 뺄까 고민했던 장면이었다. 막상 각본에 써보니 멋있지 않고 느끼해 보였는데, 막상 배우들이 연기해서 잘 살려준것 같아 고마웠다고 한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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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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