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만화 서점이 17년 만에 문 닫는 이유

조회수 2020. 12. 11. 20: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만화 애호가 사이의 성지로 불렸던 '북새통문고'의 폐점

단골들의 추억

방울방울 모여있는

북새통

불을 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

17년 동안이나 이곳에 자리를 지켜온 북새통은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책 전문 서점입니다.


보통 만화책뿐 아니라

만화가들을 위한 작법서나 

절판된 오래된 만화까지 구비하고 있는데요.

"제가 옛날 만화를 좋아하는데

절판돼서 e북으로밖에 못 샀던 걸

여기서는 1권부터 전권 다 구매할 수 있어서

방문하게 됐고 그 이후로 쭉 오게 됐던 것 같아요."


- 이가윤 / 북새통 단골

만화 애호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북새통

그런데 북새통은

이제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한 일 년 됐죠. 매출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자체적으로 설정했던 손익분기점 아래로 내려갔을 때

그때부터 고민하게 된 거죠."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지금은 2년 전 대비 3분의 1 정도로 줄었고요.

이제 더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이렇게 부득불 정리하게 됐죠."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북새통을 찾는 손님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평일 하루 방문자가 7~800명이던 북새통

요즘은 평일 하루 방문자가

백여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북새통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합니다.

"매출이 줄게 된 동기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던 것 같아요.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이 활성화되면서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죠."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그러다가 코로나가 온 거고

오프라인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 거죠."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그럼에도 북새통은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이 있기에 조금이라도 버텼다고 하는데요.

적립 카드누렇게 바랠 정도

오래 다닌 사람도 있습니다.

수능이 있던 촬영 날

수능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학생도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북새통을 보러 왔다고 합니다.

17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킨 곳이다 보니

북새통과 함께 자란 친구들도 많습니다.

"정말 어린 친구들은 메이플스토리 처음 나올 때

엄마 손 잡고 와서 사던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 친구들이 지금 대학생이고

지금 군대 갔다 온 친구들도 있고요."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고등학생, 중학생부터 다녔던 친구들이

출판사에 입사했다고 영업사원으로

오는 친구들도 몇 있었고요."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또 자기가 작가로 데뷔했다고

만화책을 가지고 찾아와서

전해주고 가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그런 친구들이 와서 짓는 표정이 안타까운 거죠.

자기들의 추억의 장소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정으로 내비치니까."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그럼에도 단골들은

아쉬움보다 고마움이 더 크다고 합니다.

"학교생활할 때는 학교생활하느라 바빴고

직장 생활하고 난 후에는 사회생활로 바빴는데

그런 사이사이에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취미와 그걸 지켜주는

어느 한 곳이 있다는 건 정말 마음이 놓이는 게 아닐까."


- 이준 / 북새통 단골

"마음속의 든든함으로

있었던 것 같아요."


- 이준 / 북새통 단골

"여자친구랑 주로 와서 데이트했던 장소가

없어지는 게 아쉽죠.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던 장소라서

그런 거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 정경희 / 북새통 단골

갑작스럽게 안녕을 전해야 해서

아쉬운 마음은 북새통도 마찬가지인데요.

"사실 오늘 저희가 회의를 했는데

올 연말에 닫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적립금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서

최대한 소진을 하고

저희가 정리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저희가 계속 영업을 한다는 말은 아니고

그분들이 적립금을 다 사용할 수 있도록

조금 기다려 볼 생각입니다."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추억이 남아있는 북새통이 사라진다니

아쉬운 마음에 다 쓴 적립 카드

기념품으로 가져가는 손님도 있습니다.

북새통 : 적립 카드는 버릴까요?


손님 : 아뇨. 갖고 있을래요.

그런 손님들에게 북새통은

감사를 전하며 바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손님들의 기억 속에는 사실 남아있겠죠.

그거면 될 것 같아요.

더 이상 사라지고 없는 곳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는 거고."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그냥 홍대에 오면 아 예전에 여기에 서점이 있었는데

기억해주면 그걸로 괜찮을 것 같아요."


- 박회순 / 북새통문고 과장

이제는 추억으로 남을

홍대 북새통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건네봅니다.

안녕, 북새통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