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정애리, 그가 30년째 봉사활동 하는 사연

조회수 2020. 12. 21.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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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기고, 마음껏 밖에 나갈 수 없게 되며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인데요. "그래도 괜찮아요. 여기까지 왔잖아요." 배우 정애리님은 많은 시간을 겪었지만 여기까지 온 건 감사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1989년부터 30년 넘게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애리 배우님을 모시고 봉사활동과 도서 집필,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방법에 대해 들었습니다.


Q.

요새 코로나19 때문에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A.

책 카피로 쓴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괜찮아요. 여기까지 왔잖아요. 이 이야기를 쓰면서 저 스스로에게도 위로가 됐습니다. 우리가 흔히 고난을 말합니다. 제가 다 비껴갔느냐, 그건 아닙니다. 고난의 시간을 겪었지만 여기까지 온 건 감사한 일이고 괜찮은 일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코로나19와 같은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일상이 참 감사한 일이에요. 어떤 일이든 그런 것 같습니다. 겪어보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여기까지 온 것처럼 지금도 잘 견뎌내면 저 멀리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늘을 잘 견디며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배우 정해인이 '일상에서 보이는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사를 써주셨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책을 통해 '정말 이런 건 일상에서 봤으면 좋겠다, 이런 것에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정해인 배우와는 같이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하하). 오늘이 오는 게 중요한 일이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이 그렇게 기다리던 내일'이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오늘 하루 와 있는게 정말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오늘을 버텨야 내일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Q.

이번 책이 벌써 세 번째 책입니다. 인세를 전혀 받지 않으신다고 들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앞의 두 책은 봉사활동을 하며 느꼈던 것을 주로 작성했습니다. 다양한 봉사 현장을 다니다 보니 아이부터 어르신들, 아픈 분들을 만나며 현장에서 느끼는 세세한 이야기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 얘기를 많은 분들이 듣고 싶어 하셨는데 모든 분과 만나 이야기를 전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책을 쓰기 시작했고, 감사히도 많이 팔렸습니다. 저는 책을 내면 인세는 무조건 기부합니다. 또 누군가가 도움을 받으면 감사한 일이니까요.


Q.

배우님 삶에서 봉사를 빼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처음 봉사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탤런트가 됐기 때문에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촬영 때문에 1989년 노량진 성로원에 처음 가게 됐습니다. 이후 혼자 찾아가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한 게 벌써 30년이 지났네요. 봉사를 시작하고 한 10년 정도는 돌아봐야 할 이웃이라 하면 아이들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시야가 넓어지며 노숙인들을 만나고, 장애인, 어르신들도 만나게 됐습니다. 그러다 월드비전을 만나며 제 3세계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더 투게더'라는 작은 사단법인 이사장을 하며 연탄은행, 생명의 전화 이런 곳들에서 더 다양한 봉사를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탤런트가 아니었다면 이런 시작은 아니었겠죠.

Q.

아프리카 봉사도 꾸준히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A.

수술했던 해를 빼고는 매년 아프리카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아프리카에 가면 좋아요. 아이들도 보고 싶고요. 지금도 보고 싶어요. 아프리카에 가는 게 몸은 힘들고 불편하죠. 전기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요. 숙소가 다 불이 안 들어와요. 밤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말라리아가 있으니 물릴 수도 있고 먹을 수 있는 것도 당연히 없어요. 컵라면을 끓여 먹는다든지 이렇게 대충 먹을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너무 예뻐요. 후원금을 모아 지역 발전을 도우면, 그 지역이 매년 바뀌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걸 보면 계속 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도 한 십몇년 전에 만났던 아이가 영상을 찍어 보내준 걸 봤어요. 어머나, 아빠가 됐더라고요 (하하). 후원했던 아이가 아빠가 된 거에요. 잘 자라서,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더라고요.


Q.

봉사활동을 하며 힘든 순간은 없으셨나요?

A.

제일 힘든 건 현장에 가서 어찌 할 수 없는 아픔을 보는 거에요. 아픈 걸 보고 있지만 제가 어찌할 수 없을 때 마음이 미어집니다. 봉사를 하며 중요한 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 나가는 것입니다. 만약 봉사활동을 계속 하다 스스로가 너무 힘들어진다? 그러면 쉬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힘들어서 봉사를 갔는 데 뭔가 채워져서 나왔다, 그럼 나를 위해서도 좋고 받는 이들에게도 좋은 것입니다. 만약 내가 봉사를 다녀왔는데도 마음이 힘들고 심란하다, 그러면 쉬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건 봉사나 사랑이 아니고 노동이에요. 현장에 있는 그 분들도 내가 봉사를 하는지 노동을 하는지 알고 계십니다. 그럼 그들도 힘들고 나도 힘든 거죠. 마음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Q.

하나씩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A.

제일 좋은 건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걸 하는 거에요. '난 하루에 이것 하나만 쓰겠다' 이것도 잘 할 수 있으면 시작입니다. 책 읽는 걸 잘 하는 분들은 책 읽어주는 봉사를 하면 됩니다. 움직이는 걸 잘 하신다면 연탄 나눔, 전화를 잘 받으시면 전화 받는 봉사를 하시면 됩니다.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일단 시작하는 것, 그리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인터비즈에서는 점심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분들을 모시고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12~13시) '이시한의 점심약속 LIVE'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 영상 링크로 들어가시면 지난 회차들의 VOD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비즈 서정윤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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