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부터 골뱅이까지, 맥주 컬래버레이션의 시대

조회수 2020. 12. 23.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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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주인공은 단연 맥주다, 비극에서도 희극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것이 얼어붙은 2020년. 코로나 맥주가 있는데 이름부터 코로나라니(…). 사람을 만나지 않고, 술집을 가지 않아야 하는 시대. 맥주들은 술이 되기 전에 손소독제가 되거나, 증류해서 유통기한 걱정 없는 진으로 변하거나의 운명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의 움직임도 있었다. 바로 ‘홈술’문화로 인한 편의점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수입맥주의 자리에 한글과 캐릭터로 무장한 국산 맥주가 나타났다. 이전에도 없던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게 많아졌다. 심지어 품절 대란(?)까지 일어났다고? 오늘 마시즘은 올해를 빛낸 맥주 시리즈 중 컬래버레이션으로 무장한 국산 맥주들을 뽑아봤다.



1. 곰표 밀맥주

맥주계의 허니버터칩. 패딩도 만들고, 화장품도 만들던 컬래버레이션 장인 곰표는 맥주에서 이렇게 터질 것이라고 예상을 하긴 했을까? 5월 말에 출시되었는데 3일 만에 첫 생산물량인 10만 개가 완판 되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일주일 만에는 30만 개. 현재는 100만 개 이상이 팔렸다는데. 여전히 공장의 생산량이 못 따라가고 있다.


문제는 좋거나, 안 좋거나 ‘맥주 컬래버레이션’ 시대를 열어버렸다는 것이다. CU에서는 덩달아 구두약인 ‘말표’와 함께 말표 흑맥주를 만들기도 했다(CU편의점은 덕분에 지난해 1%였던 수제맥주 판매량이 올해 7%까지 올랐다). 밀맥주는 곰표라는 ‘밀가루’ 브랜드와의 합이 좋았지만 무리수를 두는 컬래버레이션도 생길 수 있다는 것.


더 문제는 나도 아직도 못 구했다는 것(내년 1월에 공장이 증설되어 더 풀린다고 합니다).



2. 유동 골뱅이 맥주

CU에 곰표밀맥주가 있다면, 세븐일레븐에는 ‘유동 골뱅이 맥주’가 있다. ‘골뱅이 소면’과 ‘맥주’는 진짜들 사이에서 정말 알려진 컬래버레이션이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그 조합이… 이런 혼종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 소식만으로도 너무 충격적인 나머지 세븐일레븐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다행인 점은 골뱅이 맥주는 골뱅이 맛이 아니라는 것(풀네임이 ‘자연산 골뱅이에는 맥주’였다). 비엔나 라거 스타일로 맛이 제법 단단한(달달하기보다는 찐한) 맥주를 내놓았다. 골뱅이 안주 같은 달고 짠 음식에 어울릴 맛으로 제조를 한 것. 문제는 보는 사람은 다들 골뱅이 맛을 생각하겠지.



3. 유미 위트 비어

2030대의 아침드라마 같은(?) 로맨스 웹툰 유미의 세포들이 맥주로 나왔다. 핸드앤몰트와 함께 제법 맛있는 밀맥주를 내놓았다. 패키지도 예쁘지만(솔직히 패키지 때문에 샀지만) 달달한 밀맥주 맛 때문에 두 번 놀랐다. 패키지에는 출출세포가 추천한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를 그려놓는 센스까지 발휘했다.


문제는 왜 웹툰연재가 끝난 다음에야 나왔냐는 것이다. 물론 멋진 대장정을 기념하기 위해 나왔을 수도 있다. 유미의 세포는 마지막 기념으로 전시회 등의 활동도 하고 있으니까. 무엇보다 왜 마지막에는 남편인 순록이가 그려졌냐는(것은 전전남친이었더 웅이빠였던 마시즘의 사견입니다).



4. 순한IPA

플래티넘 맥주는 또 다른 웹툰 ‘호랑이 형님’의 캐릭터 무케와 손을 잡았다. 기존에 판매하던 ‘강한IPA(맥주에는 무서운 호랑이가 그려있었다)’를 ‘순한IPA’로 도수와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내면서 귀여운 호랑이 무케를 표지에 삼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강한IPA는 무섭게 생겨서 못 샀는데, 나 같은 쫄보를 위해 만들었나 싶기도 하다.


플레티넘 맥주는 에일 맥주로 여러 상을 타기도 했고, 일찍부터 편의점에 다양한 종류의 맥주(예를 들면 흑당 밀키스타우트나 인생에일, 퇴근길맥주 등)를 내놓던 재주꾼 같은 곳이다. 다만 순한IPA는 ‘수제맥주’라고 하면 생각나는 맛의 문턱을 낮춘 맥주다. 물론 강하고 쌉싸레한 IPA를 좋아하는 덕후들에게는 이게 IPA냐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5. 아워에일

맥주계의 힙스터와 카드계의 힙스터가 만났다. 제주맥주는 현대카드와 콜라보를 하여 ‘아워 에일’을 내놓았다. 세련된 현대카드 하면 무엇인가. 바로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위스키에 미원을 조금 넣으면 훨씬 숙성된 맛을 낼 수 있다는 꿀팁을 전달한 음료적(?) 인물이 아닌가. 분명 이런 취향이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아니다).


사실은 현대카드 특유 느낌의 디자인과 제주맥주가 가진 제주라는 지역문화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만난 것이다. ‘설문대 할머니’신화를 맥주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하다니(패키지의 4컷 만화가 신화 내용이다). 맛적인 면에서도 꼼꼼함이 보인다. ‘제주 영귤꽃’을 사용해서 꽃향과 홉향이 나는 세션에일을 만들어 냈다. 말해주지 않으면 무슨 피카소 같은 맥주가 있지 싶지만.



수입맥주에서 국산맥주로, 주세법 변경이 많은 것을 바꿨다

수제맥주들의 편의점 진출에는 올해부터 시작된 ‘주세법개정’이 크다. 좀 더 낮은 가격에 편의점에 납품이 가능하자 수제맥주 업체만의 장점인 ‘다품종 소량생산’이 빛을 본 것. 이제는 편의점마다 간판 맥주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을 정도다.


그 사이에 발전한 국산 맥주의 양조 실력들도 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맥주 덕후들은 테라나 카스 등 대중적인 맥주만 먹는 대중과,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맥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마니아들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층을 만족시킬 맛과 콘셉트의 맥주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소수의 ‘편의점 납품’이 가능한 수제맥주 업체만의 이야기다. 이 정도 규모를 따로 지칭해야 하는 건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수제맥주 안에서도 규모의 차이가 커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국 맥주의 풍경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확실한 이야기. 왜냐하면 컬래버레이션은 맥주 이야기의 아주 일부에 불과하거든(분량 조절의 실패로 ‘수제맥주 지역대회편’에서 이어집니다).


원문: 마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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