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슈퍼히어로 영화? <원더우먼 1984> 가이드

조회수 2020. 12. 25.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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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출처: <원더우먼 1984>

수많은 블록버스터들이 개봉을 미룬 2020년의 스크린을 구원할 슈퍼히어로의 등장.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의 첫 등장 신만으로 DCEU의 믿음직한 기둥으로 떠오른 후, 첫 솔로영화로도 관객을 매료시키는 데 성공한 원더 우먼이 새로운 이야기로 관객을 찾았다. 여러 사정으로 개봉일이 1년이나 미뤄진 <원더 우먼 1984>는 개봉 준비 기간이 길었던 만큼 다른 개봉작에 비해 축적된 개봉 전 정보도 많은 영화다. 2020년, 코로나19 시대에 걸맞은 메시지로 관객에게 힘을 더할 <원더 우먼 1984>의 가이드를 준비했다.



* <원더 우먼>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봉 연기만 5번 이상?

출처: <원더우먼 1984>

2018년 12월 촬영을 마친 <원더 우먼 1984>는 예정대로라면 2019년 12월 개봉 예정이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전 세계 가장 두터운 팬덤을 자랑하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가 <원더 우먼 1984>의 스크린 경쟁자였다는 것. <스타워즈> 시리즈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기 위해 <원더 우먼 1984>는 같은 해 11월 8일로 개봉을 앞당겼다. 이어 11월 1일 개봉 예정이었던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개봉을 미루자, 워너브러더스는 그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원더 우먼 1984>의 개봉일을 한 주 더 앞당겼다.

출처: <원더우먼 1984>

개봉 일정이 앞당겨지자 후반 작업 과정이 타이트해졌다. 후반 작업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받아들여 워너브러더스는 <원더 우먼 1984>는 개봉일을 2020년 6월 5일로 변경했다. 이 모든 과정이 영화 촬영 중이었던 2018년 10월 안에 이뤄졌다.


<원더 우먼 1984>의 개봉일이 연달아 밀리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부터. <원더 우먼 1984>는 2020년 8월로, 10월로 개봉을 미뤘다가 결국 크리스마스 시즌인 12월 25일, 워너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맥스와 극장에 동시 공개되는 방식으로 최종 개봉을 정했다. 국내에선 12월 23일 개봉했다.

내면의 욕망과 맞서는 슈퍼 히어로

출처: <원더우먼 1984>

오랜 기다림 끝에 관객을 찾은 원더 우먼의 새로운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원더 우먼 1984>는 전편으로부터 70년이 흐른 1984년을 배경으로 한다. 사랑의 힘으로 시련을 딛고, 진정한 슈퍼히어로로 거듭난 원더 우먼. 다이애나 프린스(갤 가돗)는 고고학자로서 인간들 사이에서 조용히 살고 있다. 다이애나의 마음 한편엔 세상을 떠난 연인 스티브 트레버(크리스 파인)의 빈자리가 여전하다.

출처: <원더우먼 1984>

그녀의 주변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한 건 동료 바바라(크리스틴 위그)가 관리 중이던 고대 유물을 수상한 석유 부자 맥스 로드(페드로 파스칼)에게 맡기고서부터.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그들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가는 빌런이 세상을 어지럽히기 시작하고, 다이애나의 앞엔 거짓말처럼 죽었던 스티브가 나타난다. 끝없이 몸집을 부풀리는 내면의 욕망들과 맞서야 하는 원더 우먼. 스티브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며 원더 우먼 역시 자신 앞에 놓인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키워나간다.

1984년이 배경인 이유

출처: <원더우먼 1984>

‘레트로’ 열풍에 심취한 이들이었다면 <원더 우먼 1984>의 예고편에 삽입된 뉴 오더(New Order)의 ‘블루 먼데이 88’(Blue Monday 88)를 듣고 가슴이 두근거릴 수밖에 없었을 것. 패티 젠킨스 감독은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1980년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원더 우먼 1984>를 연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영화의 전반부에 등장하는 쇼핑몰 액션 신, 위기에서 시민을 구해내는 원더 우먼의 활약상을 보고 있자면 린다 카터가 원더 우먼으로 활약했던 그 시절 즈음의 TV 시리즈가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출처: <원더우먼 1984>

그렇다면 왜 1980년대여야 했을까. 2018년 여름, <원더 우먼 1984>의 세트장에 방문한 씨네플레이가 이에 대한 답을 직접 듣고 왔다. 패티 젠킨스 감독은 “1980년대는 우리가 지금도 값을 지불하는 것들이 극에 달한 시기로 우리는 그것이 영원할 것이고, 대가 없이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래서 그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현재를 얘기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는 시대 배경 설정의 이유를 밝혔다.

빌런은 두 명

출처: <원더우먼 1984>

“유명해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욕망부터, “내 앞의 사람이 당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끔찍한 욕망, “핵무기를 더 많이 가지고 싶다”는 정치적인 욕망까지. <원더 우먼 1984>의 빌런, 맥스 로드는 소원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로 포장된 개개인의 욕망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며 힘을 축적한다. 그의 외모와 행동을 보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미국의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실제로 패티 젠킨스는 맥스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영향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출처: <원더우먼 1984>

코믹스 속 맥스는 텔레파시를 이용한 정신 조종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묘사된다. 스크린 속 맥스가 어디까지 폭주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드라마 <나르코스>를 통해 인지도를 쌓고, 최근 <스타워즈> 세계관의 드라마 <만달로리안>의 주인공 역으로 활약 중인 페드로 파스칼이 맥스 로드를 연기했다.

출처: <원더우먼 1984>

그에게 힘이 되어줄 든든한 지원군이 있으니, 맹수 같은 힘을 지닌 빌런 치타다. 치타는 원더 우먼, 다이애나와 직장 동료로 지내며 그녀와 똑같이 되고 싶단 욕망을 품은 바바라가 빌런으로 각성한 캐릭터다. 엠마 스톤이 캐스팅될 뻔했고, 사라 폴슨 역시 욕심을 냈던 역할이었으나 결국 배우 크리스틴 위그에게 치타 역이 돌아갔다. 갤 가돗과 크리스틴 위그가 함께 ‘태양의 서커스’를 보며 연구했다는 후반부 원더 우먼과 치타의 액션 신은 관객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화려하니 기대해도 좋다.

출처: <원더우먼 1984>

스티브가 돌아왔다?

출처: <원더우먼 1984>

<원더 우먼 1984>의 첫 스틸 이미지가 공개된 날부터 팬들의 기대감이 배로 상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난 오늘을 지킬게요, 당신은 세상을 구해요”라는 명대사를 남기고 죽음으로 퇴장했던 스티브 트레버가 재등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팬들은 <원더 우먼 1984>에 출연하는 크리스 파인이 스티브의 손자나 스티브의 닮은 꼴 인물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놨다. 크리스 파인은 “나는 DCEU에서 여러 역을 맡지 않는다”는 말로 추측을 무마시켰다.

출처: <원더우먼 1984>

크리스 파인도, 패티 젠킨스 감독도 모두 ‘대형 스포일러’라는 이유로 스티브의 부활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하길 피해왔으니, 이와 관련한 부분은 스크린에서 직접 확인해야 할 터. 다만 이번 작품에서 역시 스티브가 원더 우먼이 힘껏 날아오르는 데 확실한 도움을 더할 인물임은 분명해 보인다. ‘사랑으로 세상을 구하는 영웅’, 원더 우먼이 70년의 세월을 두고 재회한 스티브와 어떤 감정을 나누며 관객에게 몰입감을 전할지 기대해보자.

원더 우먼이 원더 우먼했다,
#코로나19 #크리스마스 #시의적절

출처: <원더우먼 1984>

<원더 우먼> 시리즈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가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 영화들과 결을 달리한다는 데에서 온다.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미련할 정도로 인간 본연의 선함을 믿으며, 사랑의 힘으로 각성해 인류를 구해낸 원더 우먼은 70년이 지난 1984년에도 변함없는 태도로 세상을 구원하는 데 앞장선다. 러닝타임 내내 올곧기만 한 원더 우먼의 캐릭터가 다소 따분하게 느껴지는 관객도 있을 터. 하지만 패티 젠킨스 감독의 말처럼 “평범한 사람들 내면의 영웅을 이끌어내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이끄는” 그녀의 친절함과 관대함은 원더 우먼이 지닌 또 다른 슈퍼 파워다.

출처: <원더우먼 1984>

2020년의 겨울에 유독 잘 어울리는 영화라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욕망의 정점이었던 1980년대 미국의 풍경과 그 위로 흩뿌려진 재난은 팬데믹에 빠진 2020년의 풍경과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크리스마스 영화 리스트에 올려도 손색없을 작품이기도 하다. ‘소원’으로 인해 위기를 겪는 인류, 그를 공감과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나가는 원더 우먼의 성장기는 포장을 뜯지 않은 선물 같은 희망을 전한다.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끝을 맺는 영화의 엔딩 역시 낭만적이다. 원더 우먼의 진정한 팬이라면 엔딩 크레딧 중간에 등장하는 쿠키 영상도 놓치지 말 것. 과거와 현재를 잇는 ‘원더 우먼’의 진정한 연결고리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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