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로 40억을 번 서울대생의 아이디어

조회수 2021. 01. 20. 14: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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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드는,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

어디나 이해관계가 있기 마련이기에 모두에게 시너지가 나는 플러스섬의 구조를 만드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한정된 자원을 가져다 쓰고, 경쟁하다 보면 시장은 언젠가부터 제로섬이 되기에 십상이죠. 그런데 스타스테크는 기술 연구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모두에게 이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불가사리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듭니다. 이로써 정부는 불가사리를 수매하는 비용을 덜고, 사람들은 염화칼슘과 같은 화학 성분의 기존 제설제로 인한 차량 하부 부식으로부터 해방됩니다. 그리고 스타스테크는 매출을 올립니다.


요약하면 간단하지만, 설명을 듣다 보면 대체 이 아이템을 어떻게 발견했는지 싶어 놀랄 수밖에 없는 스타스테크와 양승찬 대표의 이야기를 EO와 함께 만나보시죠.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스타스테크의 대표 앙승찬입니다. 저희 스타스테크는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를 주력 제품으로 삼아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가능성은 숫자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1년 차에 6억, 2년 차에 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Q. 불가사리로 제설제를 만든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신기한데요. 아이템의 대략적인 원리가 궁금합니다.


눈을 녹이는 과정은 단순합니다. 염화칼슘이 눈이나 얼음을 만나면 열을 발생시키면서 그것들을 녹여요. 문제는 부식 문제도 같이 따라온다는 건데요. 차량 하부가 제설제 때문에 부식되다 보니 미국에서 눈이 많이 내리는 미시간주 같은 지역에서는 중고차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절반까지 떨어져요.


그에 반해 불가사리의 다공성 구조체를 활용한 스타스테크의 제설제는 부식 억제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 불가사리는 양식업에 많은 피해를 주는데요. 정부가 예산을 할애해서 매년 어민들에게 수매를 할 정도입니다.


원래는 어민들이 어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딸려온 불가사리를 버립니다. 그런데 이 불가사리를 버리면 개체 수가 늘어나서 되레 어업에 많은 피해를 줘요. 그런 이유로 정부가 불가사리를 모아오면 돈을 주고 사주는 방안이 시행되고 있는 겁니다.


정부가 사들인 불가사리는 대부분 소각 폐기됩니다. 불가사리는 태우지 않으면 죽지 않기 때문이에요. 결국, 소각 폐기하기 위해서 예산을 또 태우는 거죠. 환경 문제도 발생할 거고요. 저희는 정부가 수매한 불가사리를 무상으로 가져와서 사용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불가사리 폐기 처리에 드는 예산과 환경 피해를 줄이는 데 역할을 하죠.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 인터뷰

Q. 어떻게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라는 아이템으로 창업하게 된 건가요?


저는 경기과학고등학교가 영재 학교로 바뀌는 시점에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덕분에 공부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경험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저는 성균관대나 고려대학교의 연구진들과 함께 참여 연구생으로 연구를 했어요. 그때의 경험이 지금 아이템의 컨셉을 생각할 수 있게 해줬죠.


그때는 '개발을 더 한다면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정도였는데요. 하루는 대학교에 진학해서 학교생활을 하던 중에 대기업 인사과 임원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분께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창업하다가 말아먹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학점도 별로 안 좋아요. 근데 다른 사람은 학점이 너무 완벽하고 스펙도 탄탄해요. 그 둘이 지원했을 때 누굴 뽑으시겠어요?" 무조건 첫 번째라고 하시더라고요. 학부 수준에서 배우는 지식의 폭이 회사에 입사해서 온전히 발휘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에요.


인사 담당자가 그렇게 판단한다면 창업하는 게 크게 리스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창업을 안 하면 바보네. 해서 잘되면 좋은 거고, 안 돼도 손해는 없지 않을까?'라고 느껴지더라고요. 무조건 창업을 해야겠다 싶었죠.

Q.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시기가 군 복무 중이었다고요.


결심만 하고 군대에 갔는데, 그때가 또 운 좋게 이스라엘의 군 창업을 모티브 삼아 한국 군대에서 여러 활동을 시도하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저는 군을 대표하는 스무 개 정도의 팀에 뽑혀서 군 창업 대회에 참가했어요. 이전에 연구했던 컨셉 기술을 기반으로 삼아서 간단한 사업 기획안을 작성해 갔는데, 그게 생각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그렇게 군대에서 사업을 준비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창업을 준비할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대장님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대대장님은 당연히 진급에 대한 욕심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군 창업 대회 예선전을 치르고 있을 때, 무조건 1등을 할 거 같다고 설득했습니다.


그 대회는 KBS에서 나와 촬영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TV에 나가서 "우리 대대장님께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대대장님 이름 딱 한 마디만 외치겠습니다!"라고 했는데요. 그 순간부터 저에게 정말 많은 자유시간이 주어졌던 것 같아요.


저희 공동 창업자들은 휴가를 나가서도 열심히 창업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준비하던 도중에 제 담당 간부가 돈을 턱 내놓는 겁니다. 부사관이었는데, 젊은 중사였으니 돈을 많이 모아봤자 몇천만 원 정도 모았을 거란 말이에요. 놀란 게 자기가 모은 전 재산인 3,000만 원을 와이프 몰래 저희한테 투자한 거예요. 


솔직히 그때 당시에는 약간 '미친 건가...?’ 싶으면서도 고맙게 받았죠. 열심히 해보겠다며 받은 3,000만 원과 저희가 각자 내놓은 자본금으로 법인을 설립해서 사업을 진행했어요. 그때 3,000만 원 투자하신 간부님은 지금 구주 일부를 매각하셨어요. 본인이 투자한 원금보다 굉장히 많은 배수를 챙기신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셨죠.


그런 도움 덕분에 전역하자마자 바로 창업을 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 인터뷰

Q. 제대 이후에 어떤 식으로 사업을 이끌어갔나요?


사업 추진 과정은 속전속결이었던 것 같아요. 고민할 시간에 시장에 부딪쳐서 피드백을 얻는 게 훨씬 빠르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스타트업 시장을 보면 완벽하지 않은 제품을 내놓으면 다음에 완벽한 제품을 내놓더라도 자신들을 좋지 않게 바라보고, 거기에 대한 편견들이 생길까 봐 조금 더 준비하며 출시를 미루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요.


그렇게 미루다 보면 다른 업체에 선두주자를 뺏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제 친구들이 운영하던 회사도 그런 부분 때문에 피벗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항상 우리가 아무리 연구개발을 철저히 하고, 시장이 어떤 니즈가 있음을 열심히 파악해도 결국 시장에 나가면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질 거라고 생각하고 사업에 임했습니다.


그게 항상 필드 테스트를 우선적으로 한 이유였습니다. 제품 개발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도 한 20t 정도 임가공을 맡겨서 생산한 후, 전국 지자체에 무상으로 다 뿌렸어요. 무상으로 드릴 테니 써보고 피드백을 달라는 식이었죠. 이런 식으로 필드 테스트 과정을 제품 개발 전부터 진행했어요.


그런 일련의 과정을 투자사에서도 좋게 봐주셔서 개발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을 때 1차 투자를 잘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차 투자를 받고, 저희는 기술 개발에 집중해서 계속 연구해 나갔는데요.


서울대학교 오승모 교수님과 기술을 어떻게 개선할지, 또 그 기술의 매커니즘을 어떻게 규명할지를 고민했는데요. 연구 과정에서 이상할 정도로 굉장히 특이한 데이터를 확보했었죠. 지금은 그 데이터가 저희의 핵심 기술이 되었고요.

충청남도 당진에 위치한 스타스테크의 공장

Q. B2G 비즈니스부터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잖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일반적으로 관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스타트업이 진입하기에 되게 어색한 시장입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저희가 가진 기술 컨셉이나 기술력 자체가 정부에서 인정해주는 여타 인증들을 비롯해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할 몇 가지 루트에 접근하기에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조달 우수 제품에 대한 인증이 있을 수 있고요. 또, 정부에서 주관하는 기술 기반의 몇 가지 인증이 있으면 관에서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의무나 구입했을 때 가산점을 주는 혜택이 있어요. 그 점에서 정부를 대상으로 하면 시장에서 빠르게 성과가 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관에서의 좋은 레퍼런스가 수출에도 용이할 거라고 봤고요.


아마 민간 수요 시장에서 ‘이런 컨셉으로 이런 제품을 만들었어요’라면서 조금씩 제품을 팔았다면 해외에서는 그걸 레퍼런스로 인정해주지 않았을 겁니다. 그저 좀 특이해 보이니까 쓴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 반대로 저희는 관급이 어려워 보이긴 해도 해외 관급까지 간다면 정부를 상대로 하는 게 장기적으로 득이 많다고 본 거예요.


그 점 때문에 저희가 첫 투자를 받자마자 공장을 세웠어요. 조달 시장에 들어가려면 무조건 자체 생산을 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거든요. 사실 말도 안 되는 거죠. 법인 설립하고 기술 개발이 안 끝났는데, 투자받고 공장을 세운 거예요.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당시에는 이게 맞다고 생각하면 일단 가보자는 식이었던 거 같아요.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 인터뷰

Q. 어려움은 없었나요?


조달 시장에 처음 들어가려면 최소 500t 정도의 제품을 만들어놔야 해요. 그게 없으면 시장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근데 저희가 납품 기한을 못 맞출 거 같은 거예요. 결국, 주간 내내 야근해가면서 생산부 직원들이 모든 제품을 생산했어요. 저도 보통 서울 본사에서 일하는데, 기한을 맞춰야 하니까 퇴근하고 공장이 있는 당진으로 가서 도왔고요.


새벽까지 제품을 생산하고, 한 30분에서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면 업무 관련 전화가 오니까 또 일했어요. 그렇게 2주 정도를 반복하니까 사람이 약간 미치더라고요.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어요. 수동으로 생산하다 보니까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서 잘릴 뻔하고, 응급실도 갔었죠. 그렇지만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결국 해냈어요.

스타스테크의 사업에 관한 개략적인 소개

Q. 앞서도 살짝 말씀해주셨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낸 현재 스타스테크의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지금까지 1년 차에 10억 원, 2년 차 35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3년 차인 올해에는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시장 점유율은 이미 안정적으로 1위를 달성하고 있는 상태예요.


환경창업대전에서 1등을 해서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한 것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 비즈니스 모델이 쓰레기로 환경을 구하는 컨셉을 갖고 있잖아요. 이런 컨셉의 저희 제품이 환경적인 피해를 절감시킴을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환경창업대전이 굉장히 큰 도약의 장이었다고 생각해요. 대외적으로 어필할 수 있기도 하고요.

스타스테크의 친환경 제설제 '에코스트원'

Q. 스타스테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단기적인 목표는 불가사리 업사이클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기 정도의 계획 목표로는 시장 확대입니다. 저희가 가진 핵심 기술이 부식 억제 효율에 대한 개선인데요. 이를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제품들이 많이 있는데, 새로운 아이템으로 시장을 확대하며 나아가는 기술 기반의 움직임을 가져갈 거 같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친환경 케미컬 회사가 되는 것이 스타스테크의 최종 목표입니다.

스타스테크 양승찬 대표

Q. 졸업을 안 하신 거로 알고 있는데, 복학 계획은 없으신가요?


일단 계속 휴학한 상태인데요. 저희가 창업 휴학까지 다 써서 곧 있으면 제적을 당할 거 같아요. 근데 그냥 제적당하고 계속 일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저는 계속 사업을 할 거 같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8월 공개된 <불가사리로 40억을 번 서울대생의 아이디어>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불가사리로 부식을 억제하는 친환경 제설제를 만들고 있는 스타스테크의 대표 양승찬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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