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플레이

영화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원더 우먼 1984>가 북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4주째 지키고 있다. <원더 우먼 1984> 다음은 뭘까. 개봉을 앞두고 있거나 제작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제작될 DC 영화 라인업을 정리했다.

감독 잭 스나이더 │ 출연 벤 애플렉, 갤 가돗, 헨리 카빌, 에이미 아담스, 제이슨 모모아, 에즈라 밀러, 레이 피셔, 제레미 아이언즈, 자레드 레토, 제시 아이젠버그 │ 진행 상황 포스트 프로덕션 │ 개봉 북미 2021년 3월 

조스 웨던의 <저스티스 리그>는 흥행에 참패했다. 딸의 죽음으로 촬영 후 중도 하차한 잭 스나이더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스 웨던이 대대적인 재촬영, 편집, 특수효과 등 후반 작업을 총괄했고 그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개봉 2주년이었던 2019년 11월, 팬 사이에서 <저스티스 리그>의 잭 스나이더 감독판을 원한다는 #ReleasetheSnyderCut 해시태그 캠페인이 일었다. 워너브러더스와 스나이더가 이 청원에 화답한 것은 지난해 5월의 일이다. 스나이더 컷 제작 확정 발표 당시 헨리 카빌, 제이슨 모모아 등 출연 배우를 포함한 많은 팬이 환호했다. 

스나이더는 조스 웨던 촬영분은 단 한 컷도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조커(자레드 레토), 마샨 맨헌터(해리 레닉스) 등 웨던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인물들도 등장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여름 열린 DC 팬돔에서 “사이보그/빅터 스톤(레이 피셔)과 플래시/배리 앨런(에즈라 밀러)의 출연 분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감독에 따르면 영화는 R등급(청소년관람불가)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이며, <잭 스나이더의 저스티스 리그>는 4시간 분량의 영화로 2021년 3월 HBO Max를 통해 공개된다.

감독 제임스 건 │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바이올라 데이비스, 마이클 루커, 존 시나, 타이카 와이티티 │ 진행 상황 포스트 프로덕션 │ 개봉 북미 2021년 8월 6일

제임스 건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 이어 또 다른 팀업 영화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MCU에서 퇴출당한 제임스 건이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리런치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돌아온다. 리런치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겠다. 리부트와 시퀄 사이 그 어딘쯤에 있는 이 용어는, 간단히 말하면 전편의 세계관을 (일부) 가져오되 다른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이른다. 두 작품 사이에 서사적 연관성이 없다는 말이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나오는 캐릭터 또한 데이비드 에이어가 연출한 전작과 다른데. 할리 퀸/할린 퀸젤(마고 로비), 캡틴 부메랑/조지 디거 하크니스(제이 코트니), 릭 플래그(조엘 킨나만), 아만다 월러(비올라 데이비스) 등이 함께하고 이외에도 전작에 없던 인물 다수가 합류한다. MCU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의 등장도 눈에 띈다. <토르>의 헤임달, 이드리스 엘바가 윌 스미스의 빈자리를 대신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크래글린 역의 숀 건과 욘두 우돈타 역의 마이클 루커가 각각 위젤, 서버트를 연기한다. 구체적인 줄거리가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구성하는 이들 중 누군가 죽게 될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감독 맷 리브스 │ 출연 로버트 패틴슨, 조 크라비츠, 콜린 파렐, 폴 다노 │ 진행 상황 프로덕션 │ 개봉 북미 2022년 3월 4일

DC의 간판 슈퍼히어로 배트맨. 소개하고 있는 DC 작품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 또한 <더 배트맨>이다. <더 배트맨>의 제작이 발표되고 2022년 3월로 개봉을 예고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부터 <저스티스 리그>까지 배트맨/브루스 웨인을 연기했던 벤 애플렉이 연출과 주연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하차했고 맷 리브스가 새 감독이, 로버트 패틴슨이 6대 배트맨이 되었다. 조 크라비츠가 캣우먼을, 콜린 파렐이 펭귄을, 폴 다노가 리들러를, 존 터투로가 카마인 팔콘을 연기한다. 흑인 제프리 라이트가 제임스 고든 경감을 연기하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더 배트맨>은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가 그랬던 것처럼 DCEU 세계관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작품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리브스는 전작에 등장한 몇몇 캐릭터가 카메오로 등장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더 배트맨>은 배트맨이 활동을 막 시작한 초창기를 그린다. 감독은 작품이 누아르 톤을 가진 탐정 영화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영화를 풀어내는 데 <차이나타운> <비열한 거리> 등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 출연 에즈라 밀러, 마이클 키튼, 벤 애플렉 │ 진행 상황 개발 중 │ 개봉 북미 2022년 11월 4일

<더 배트맨>만큼이나 제작 역사가 긴 <더 플래시>. 공식적으로 제작 발표가 난 것은 2015년 4월의 일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플래시/배리 앨런을 연기했던 에즈라 밀러의 출연이 확정된 가운데 제작진이 여러 번 바뀌었다. <다크 섀도우> 각본을 맡았던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 <도프>의 릭 파미아, 그리고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공동각본 존 프란시스 데일리, 조나단 골드스틴 듀오를 거쳐, 2019년 7월 마침내 <그것> 시리즈를 연출한 안드레스 무시에티를 만났다. 착수 4년 만에 네 번째 감독을 만난 셈이다. 감독 하차와 새 감독 선임이 계속되어 제작이 지체되는 사이, 에즈라 밀러가 사전에 계획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신비한 동물사전 3> 촬영 일정을 소화해야 했기에 <더 플래시> 촬영은 두 차례 더 미뤄졌다. 영화의 제목도 <플래시 포인트>에서 <더 플래시>로 바뀌었다. 

주요 제작진을 확정해 안정기에 접어든 듯했지만, 팬데믹으로 일정이 또 한 번 연기되었다. 이는 플래시의 솔로 영화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에게 더없이 아쉬운 소식이었지만, 지난여름 어쩌면 이를 상쇄할만한 빅뉴스가 들려왔다. 1대 배트맨 마이클 키튼과 5대 배트맨 벤 애플렉이 <더 플래시>를 통해 복귀한다는 것. 영화는 평행우주를 다루는데, 두 배우는 다른 세계에서 온 두 배트맨을 연기한다. 감독은 영화가 원작 코믹스 『플래시포인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 플래시>는 다가오는 3월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감독 미정 │ 출연 제이슨 모모아, 앰버 허드,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 진행 상황 개발 중 │ 개봉 북미 2022년 12월 16일

2018년 12월 개봉한 <아쿠아맨>은 흥행에 성공했다. 11억 달러(한화 약 1조 2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두어 들이며 DC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되었다. 워너브러더스는 속편을 계획했다. 1편을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이 처음부터 이 프로젝트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그는 괜찮은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까지 일에 착수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었다. 워너는 2022년으로 <아쿠아맨 2>의 개봉을 예정함으로써 영화를 개발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배치했고, <아쿠아맨>의 공동 각본 데이비드 레슬리 존슨-맥골드릭을 또 한 번 섭외했다. 이내 제임스 완도 합류했다. 아직 구상 단계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감독은 DC 팬돔에서 “2편은 좀 더 심각할(serious) 것이고, 우리가 사는 세계와 더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 출연 제커리 레비, 애셔 앤젤, 잭 딜런 그레이저 │ 진행 상황 개발 중 │ 개봉 북미 2023년 6월 2일

국내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수익 누적 약 3억 6천 달러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한 <샤잠!>. 개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샤잠!>도 속편을 확정했다.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 샤잠 역의 제커리 레비, 빌리 역의 애셔 앤젤, 프레디 역의 잭 딜런 그레이저 등 1편의 주요 멤버가 복귀한다. 감독은 지난해 DC 팬돔에서 속편의 제목을 밝혔다. <샤잠! 신들의 분노>(Shazam! Fury of the Gods). ‘신들의 분노’에서 신이 누구를 의미하는지 팬들의 추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1편과 2편 사이 성인으로 자랄 빌리, 프레디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낼지, 두 배우가 어떤 활약을 보여 줄지도 기대된다. 원래 2022년 여름 촬영에 돌입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되어 같은 해 11월 촬영을 시작해 이듬해 6월 개봉할 예정이다.

감독 자움 콜렛 세라 │ 출연 드웨인 존슨, 노아 센티네오 │ 진행 상황 개발 중 │ 개봉 미정

드웨인 존슨이 블랙 아담 역으로 낙점된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그는 캐스팅된 채로 약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 당초 샤잠과 적대 관계에 있는 빌런,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안티 히어로 블랙 아담은 <샤잠!>에서 샤잠과 함께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이 바뀌었다. 블랙 아담 솔로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블랙 아담>은 <샤잠!>의 스핀오프 영화로, <조커> 이후 DC가 내보이는 두 번째 빌런 단독 영화이기도 하다. 존슨과는 이미 <정글 크루즈>로 호흡을 맞췄던 자움 콜렛 세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에는 저스티스 리그의 전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이하 JSA) 멤버가 등장할 예정인데. JSA는 아톰 스매셔, 닥터 페이트, 호크맨, 사이클론 등의 캐릭터를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여름 아톰 스매셔 역에는 <내가 사랑헀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노아 센티네오가 캐스팅됐다. 올해 12월로 개봉을 계획하면서 존슨은 직접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를 고지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되어 정확히 언제 다시 촬영에 돌입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독 패티 젠킨스 │ 출연 갤 가돗 │ 진행 상황 개발 중 │ 개봉 미정

지난달 27일 <원더 우먼 1984>가 박스오피스 1위로 막 데뷔했을 때, <원더 우먼 3>(가제)의 제작이 발표됐다. 이로써 원더 우먼 트릴로지가 완성되는 것인데. 패티 젠킨스 감독과 원더 우먼, 갤 가돗이 복귀한다. 젠킨스는 각본에도 관여한다. 이제 막 제작을 발표했기에 구체적인 내용과 제작 타임라인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다. 한편 패티 젠킨스와 갤 가돗이 <클레오파트라>에서 다시 만나며, 젠킨스는 <스타워즈: 로그 스쿼드론>을 연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