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대표이사가 말하는 한국의 경쟁상대
[본방미사수지만 괜찮아]
이곳은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한 덴마크 남성의 집.
포근하고 아늑한 침실, 깔끔하고 채광 좋은 거실, 이국적인 벽난로, 그리고...
집안 곳곳에 자리잡은 블록??
모던함과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이 집의 주인공은 바로...
글로벌 장난감 기업인 레고에 20년 간 근무한 마이클 에베센이다. 레고 코리아의 대표이사인 그는 4년 간 한국살이를 해오고 있다.
여느 회사의 대표이사와 다를 것 없이 도심의 빌딩에 위치한 사무실에 아침 9시에 맞춰 출근한 마이클.
평범한 아침이지만 그의 사무실은 뭔가 특별하다.
마이클을 닮은 저 레고 피겨의 정체는 바로 그의 명함이다. 임원들에게만 특별히 자신의 모습을 닮은 피겨 명함을 만들어준다.
명함도 블록, 머그컵도 블록, 이곳저곳에 블록이 가득한 것 말고 진짜 특별한 풍경이 있으니, 바로 직원들이 대표이사의 방에 자유롭게 드나든다는 것이다.
출근 이후 아예 닫힌 적이 없는 그의 방에는 직원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직원들은 복잡한 보고 절차나 사전 약속 없이 자유롭게 대표이사 사무실에 들어와 진행상황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런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한 것은 바로 회사의 '오픈 도어' 정책 때문. 직원들이 언제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상시 면담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회의 문화도 독특하다.
논의 주제에 맞춰 프레젠테이션을 듣는가 싶더니...
항상 책상 위에 불록이 있어요. 물론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를 들여다보면서 업무를 하는 시간도 있지만 가능하면 언제든 블록을 가지고 놀려고 해요. 그렇게 하면서 우리의 직업을 되새겨 보는 거죠." (마이클 에베센)
의견 교류를 위해 한국 LCP를 만난 마이클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다. 바로 레고의 한국 경쟁상대는 누구냐는 것이다.
뽀통령? 타요? 수많은 캐릭터와 장난감들이 스쳐지나갔겠지만, 마이클은 예상 밖의 답변을 내놨다.
레고 코리아의 경쟁 상대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에요."
한국 아이들은 정말 똑똑해요. 전세계를 돌아다닌 경험으로 봤을 때 한국 학생들은 늘 최상위권에 있죠. 하지만 그만큼 한국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도 크다고 생각해요. 공부에 쏟는 시간이 너무 만은 것 같아요. (한국의 교육열이) 우리의 가장 큰 경쟁사죠.
한국 놀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한국에 더 많은 놀이문화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주당 평균 학습 시간이 OECD평균을 크게 웃도는 한국인 만큼 아이들이 놀이를 즐길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마이클이 분석하는 진짜 경쟁 상대는 다른 캐릭터나 장난감이 아닌 높은 교육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