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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퇴 파워블로거에서 연매출 160억 CEO가 되기까지

조회수 2021. 2. 3.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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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그룹으로 글로벌 도약을 꿈꾸는, 레페리 최인석 대표

케이팝과 더불어 한류를 견인하고 있는 K-뷰티 열풍의 중심에는 바로 뷰티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한국 화장품 리뷰뿐 아니라 메이크업 튜토리얼, 스타일 등 수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며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죠.


레페리는 지금처럼 유튜버가 인기 있는 직업으로 주목 받기 전부터 직접 크리에이터를 육성해온 뷰티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그룹입니다. 280명이 넘는 뷰티 크리에이터와 함께 현재까지 140억 투자 유치, 연 160억 매출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25세에 대학을 중퇴한 방구석 블로거에서 마케팅, 제조, 커머스까지 뷰티 산업 전반에 통합적으로 접근하며 흑자를 내는 레페리의 대표가 되기까지, 최인석 대표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레페리 최인석 대표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뷰티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하는 뷰티 MCN 회사 레페리의 대표 최인석입니다. 다른 MCN과 다르게 레페리만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모든 크리에이터분들을 직접 육성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카메라를 만질 줄도 모르는 분도 오디션을 통해서 잠재력을 심사하여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크리에이터분들을 교육해서 데뷔시킨 횟수는 지금까지 약 900여 회 정도 되고요.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총 140억 원대, 2019년도 기준 매출액은 160억 원대로 MCN 업계에서 유일하게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Q.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파워블로거로도 활동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학교에 진학했지만 아쉽게도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좀 특이한가, 내가 패배자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할 때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 중 하나를 글로 한번 써보기로 하고 블로그를 하나 개설하고 첫 글을 썼습니다. 그 글이 포털사이트 메인에 바로 오르면서 하루아침에 4만 명의 방문자들이 들어오고, 1년에 백만 명 정도가 블로그에 방문했어요.


처음엔 많은 분들이 제 글에 반응해주신다는 게 좋았지만 어느 순간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업계에 대한 불만이 담긴 글에 한 구독자분께서 '글로만 얘기하지 마시고 한번 해보세요. 잘하실 것 같아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더라고요. 


그때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아, 내가 글만 쓰고 있었네. 내가 직접 사업을 했으면 말처럼 그렇게 잘할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이제는 내가 직접 일궈낸 결과로 평가도 받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이 창업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레페리 최인석 대표 인터뷰

Q. 레페리의 초기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과 같은 MCN 형태가 아닌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였는데요. 


처음 회사를 설립한 2013년 당시에는 중소형 뷰티 브랜드가 급성장하는 시기였어요. 오히려 백화점 안의 고급 브랜드들이 고전하던 시기였습니다. 


저희는 '저가 브랜드의 공세에 명품 브랜드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지?'라는 질문에서 착안해 사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웹사이트에서 멋있게 할인 프로모션을 하고 백화점에 가서 직접 매장에서 수령하는 서비스를 기획했죠.

레페리 최인석 대표

Q. 회사가 안정궤도에 오르기까지 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조금 지나니 제 꿈에 함께하겠다는 멤버들도 자연스럽게 생겨났습니다. 사실 대부분 청년 창업가분들과 상담해보면 "초기 멤버에게 줄 돈이 없는데 제가 감히 저와 함께 해달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데 당시 저는 좀 뻔뻔했어요. 돈이라는 건 결국 화폐잖아요. 각 나라마다 화폐 단위가 다릅니다. 그런 것처럼 사람마다 화폐의 단위가 다르다고 생각을 했고요. 비록 추상적이더라도 제 판단을 밀고 나가 함께 꾸려갈 미래에 대해 당당하게 얘기하니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저와 함께해주시더라고요.

레페리 최인석 대표

Q. 지금까지 140억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첫 투자를 받았던 순간을 회고해보면 어땠나요?


역시 가장 힘들었던 것은 투자 유치였습니다. 뷰티 스타트업을 평가할 수 있는 투자자를 만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지금처럼 O2O라는 개념이 잘 알려지지도 않았었고, 또 그 시절 대부분의 투자자가 기성세대 남성분들이었거든요. 투자자가 사업 모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핸디캡이 굉장히 컸습니다. 셀 수 없이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여성 투자자분들을 어떻게든 찾아가보자는 다짐을 했고요. 사업 계획을 발표할 당시 저희는 발표 자료가 담긴 종이를 최고급 용지로 만들고, 리본까지 묶어 전달하는 디테일까지 신경을 썼었는데요. 


남성 심사위원들께서는 ‘불필요하게 그런 것까지 신경쓰지 말고, 얼마 벌 거고 어떻게 할 거냐’ 같은 이야기를 하시며 사업 모델 자체에 주로 집중하셨어요.


반면, 여성 투자자분의 경우 "레페리 팀은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다. 여성들의 마음을 아는 스타트업인 것 같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첫 번째 투자 유치를 성공하게 됐습니다.

Q. 그러다 뷰티 전문 MCN으로 갑자기 노선을 변경하신 이유가 있나요?


MCN이라는 새로운 사업은 사실 부가서비스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모임에 뷰티 블로거가 많았어요. 유튜브가 미국에서 먼저 핵심 미디어로 자리잡아가던 시절이었고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나온 '영상 제작은 내가 알려줄 테니, 화장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보여주자'라는 이야기에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그런데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이게 더 흥미롭네"라는 반응을 주시는 거예요.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죠. 왜냐면 3년 동안 준비한 사업에는 집중해주지 않으시고, 한 달만에 준비한 서비스와 인프라에 감동을 하시니까요. 


고민을 많이 했죠. 고급 뷰티 브랜드로 O2O 사업을 직접 운영해보니 자금이 적은 상태에서는 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아니라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었고요. 그러다 결국 '일단 세상이 원하는 일을 하자. 그리고 세상이 원하는 일에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일을 얹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Q.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인 만큼, 실패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2016년도에 저희 회사는 약 18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18억을 다시 벌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지?' 답이 안 떠오르는 거예요. 제가 돈을 쓰는 쇼핑을 하고 있는건지, 돈을 버는 투자를 하고 있는건지를 망각하는 수준에 이르렀더라고요. 


대표가 이 정도인데 직원들은 어떤가 봤더니 2,000원을 쓰고 1,000원을 벌었다고 좋아하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이 적자를 내는 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적자를 내는 걸 당연시 여기고 2,000원 지출해서 1,000원을 벌고 좋아하는 문화가 생기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부터 재무에 대해 낱낱이 살펴보게 되었고요. 다같이 이게 비용이고, 이게 이익이라는 사업의 기본 원리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우리가 흑자를 낼 수 있는 기업임을 증명하자'가 제 모토였고요. 증명하는 데까지 2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Q. 실패를 줄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스타트업은 생명이 한정되어 있다고 봅니다. 주어진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면 내가 원하지 않는 환경이 닥칠 수도 있어요. 일을 빨리 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빨리 할 수  있다는 건 프로세스를 생각한다는 것이고 더 많은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뜻인데요. 


실패를 줄이기 위한 저만의 방법은 실패를 매우 강력하게 상상하는 겁니다. 되게 냉정하게 상상합니다. 저는 최근에도 경영기획실에게 저희 회사가 망할 수 있는 시나리오 5개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야만 내가 뭘 해야 되는지를 알게 됩니다. 


저희 회사도 앞으로 매번 흑자를 낸다고 장담할 수 없겠지만 계속 이런 마음가짐을 구성원들과 제가 가져갈 예정이고요. 이런 기업들이 스스로 성장해서 스스로 상장하고 주식 시장에서 정식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저희는 그런 스타트업이 되고 싶습니다.

레페리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

Q. 지구력 있게 사업을 꾸려온 창업가로서, 이제 막 스타트업을 시작한 창업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인류가 한 번도 빠짐없이 성장하고 더 살기 좋은 곳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의거든요. 청년 창업가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수없이 펼쳐져 있는 게 스타트업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실패한 경험 성공한 경험 모두가 적고 노하우가 적다는 뜻입니다. 이는 한편으로 일을 잘할 가능성이 굉장히 적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끼리 합리화할 수가 있고요. 


서비스나 프로덕트를 만든 사람들끼리만 좋아하지 말고,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에 보여주기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철저하게 분석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지금 K-뷰티의 2차 파도가 오고 있다고들 해요. 저희가 꼭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최근 저희 자체적으로 크리에이터분들과 함께 뷰티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글로벌인 것 같습니다. 글로벌, 진짜 어렵거든요. 


돌이켜보면 올해로 창업 9년 차가 됐습니다.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더 잘해야 하고,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항상 저를 괴롭히는데요.


그럼에도 제 스스로 '저 회사 대표는 영어도 못하고, 대학교 졸업도 안 했고, 청년일 때 창업을 했는데도 글로벌 기업을 만들었네. 근데 왜 내가 못해?'라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소재가 되고 싶습니다. 청년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도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장려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본 아티클은 2020년 10월 공개된 <방구석 블로거에서 140억 투자 받은 CEO가 되기까지>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방구석 블로거에서 시작해 크리에이터 육성, 마케팅, 커머스 까지 통합한 뷰티 전문 엔터테인먼트로 연 160억 매출을 이룬 레페리의 대표 최인석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유정미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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