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에서 'X싸개'에 대처하는 방법

조회수 2021. 02. 04.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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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형태의 메타버스*를 비판하는 분들은 그 속에서 사람들이 주고받는 메시지가 지나치게 날이 서있거나 폭력적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악플이 일부 연예인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던 안타까운 사례도 적잖다. 소셜미디어 사용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제 악플의 문제는 일부 연예인에게만 해당하는 상황이 아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meta에 세상을 뜻하는 universe의 verse를 붙인 말이다. 현실을 초월한 세상, 새로운 가상 세상 정도를 의미한다. 김상균의 '뜨는것들의 세상' 1회차 '메타버스는 verse인가? bus인가?' ​참고

‘그런 이상한 메시지에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메타버스에서 우리들은 생각보다 그런 메시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A에 대해 B가 남긴 댓글을 C가 본 상황에서, B의 댓글은 A에게뿐만 아니라 C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 심리학과 마티아즈 브랜드 교수팀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진료 받을 의사를 선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네 명의 의사 중 한 명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대부분 참가자들은 의사의 전문성에 관한 객관적 정보보다 소셜미디어에 달린 댓글을 바탕으로 의사를 선택했다. 이외의 다양한 연구에서 나타나는 댓글의 힘은 예상보다 강력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네 가지 유형

미국 브리검영 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 톰 로빈슨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4개 유형(이해를 돕기 위해 표현을 일부 바꿈)으로 나눠진다.

1. 관계 형성 타입

자신의 의견, 정보를 올리고 타인의 포스팅에 댓글, 좋아요 등으로 반응한다.



2. 윈도우 쇼핑 타입

자신의 포스팅을 올리지 않고, 타인의 포스팅을 눈으로만 본다.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지도 않는다.



3. 공지하는 타입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 활동 계획 등을 홍보한다.



4. 셀카족 타입

자신의 일상생활, 활동 사진을 주로 올리며, 관심을 유도한다.

차라리 ‘윈도우 쇼핑 타입’이라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기에 악플의 문제가 없겠으나, 무언가 댓글을 남겼을 때 상대에게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댓글 다는 사람의 네 가지 유형

소셜미디어에 댓글을 다는 이 또한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여러분의 포스팅에 누군가가 댓글을 남겼을 때, 댓글을 남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그림에서 X축은 댓글을 남긴 이가 따듯한지, 차가운지이다. Y축은 댓글을 남긴 이가 똑똑한지, 부족한지이다.


출처: 김상균
메타버스에서 댓글에 대처하는 마음자세

1. '귀인' : 당신의 포스팅에 따듯한 마음을 담아서, 논리적이며 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의견을 준 사람이다. 물론, 이 의견이 늘 당신의 생각과 정보를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신의 생각과 정보가 늘 정답일리는 없고, 당신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이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귀인의 댓글에는 감사하며 배우면 된다. 귀인과 늘 가깝게 지내자.

2. '힐러' : 따듯하게 남긴 의견이지만, 논리나 정보에 오류가 있는 경우다. 그 마음에 담긴 선의에 감사하면 된다. 힐러는 귀인이 될 확률이 높다.

3. '싸가지' : 전하려는 논리나 정보는 맞지만, 배려심이 부족하고 비비 꼬인 사람이다. 의견을 청취하되, 지나치게 가깝게 지내면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으니 적당한 거리를 둔다.

4. '똥싸개' :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배설하는 사람이다. 포스팅 내용을 제대로 읽거나 이해하지 못한 채로 비아냥거리기를 즐기는 부류이다. 그들의 배설물을 내게 담아두면 나까지 더럽혀진다. 바로 아주 멀리 버린다.

당신의 마음속 공간을 이렇게 나눠보자. 귀인 60%, 힐러 30%, 싸가지 10%, X싸개 0%. 당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겨진 댓글을 보고 기분이 나빠지거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댓글을 남긴 이가 싸가지나 X싸개가 아닌지 생각해보자. 싸가지라면 10% 구석 공간에 넣어 두고, X싸개라면 마음 밖으로 몰아내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담으로, '싸가지와 똥싸개'는 조직 차원에서도 고민거리다. 필자는 몇몇 기업, 기관의 내부 학습, 소통 플랫폼(조직 내부용 소셜미디어와 유사함)을 설계하거나 자문해왔는데, 그때마다 플랫폼상에서 구성원들에게 익명성을 줄 것인지가 논란이 된다.

실명으로 소통하는 부담감 때문에 서로 댓글을 잘 안 남기는 상황에서, 익명성을 일부 제공해주면, 올라오는 포스팅과 댓글이 확연히 늘어난다. 그러나 댓글 중 싸가지와 X싸개의 비율이 덩달아 증가하는 게 문제다.

전체 댓글의 1/3정도를 그들이 차지하는데, 글을 올린 입장에서는 2/3의 귀인과 힐러보다 1/3에 부담을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포스팅을 올릴 때 실명과 익명 중 선택을 할 수 있고, 실명 포스팅에는 실명 댓글만, 익명 포스팅에는 익명 댓글만 달게 끔 한 경우도 있었다.

악플을 예방하는 방법

안타깝지만 악플을 100%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참고할만한 연구는 있다. 샘 데케이(BNY Mellon 소속)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간 포스팅에 마케팅 정보와 더불어 재미있는(fun)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 악플이 적게 붙었다.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때 가급적 유머와 재미를 담아서 사용한다면, 싸가지나 똥싸개와 마주칠 확률이 조금은 낮아질 듯하다. (외부 연구를 인용해서 이런 팁을 적어봤지만, 필자처럼 유머감각이 부족한 이에게는 해당이 안 된다.)


그런데, 나는 누굴까?

아마 여기까지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의 포스팅에 달렸던 댓글, 그런 댓글을 남겨준 이들을 머릿속에 떠올렸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반대로 ‘나’를 생각해보자. 이제까지 내가 소셜미디어에 달아 온 댓글들을 놓고, 메타버스 안에서 사람들은 나를 귀인, 힐러, 싸가지, X싸개 중 누구라 생각할까?

필자 김상균 강원대 산업공학전공 교수

-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자문교수
- 삼성인력개발원 자문교수
-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 자문교수
- 저서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 <기억거래소>
인터비즈 윤현종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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